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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쇠고기 수입업자인가? 대통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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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쇠고기 수입업자인가? 대통령인가?

[김상수 칼럼]<121>나는 식민지 백성이 아니다

2011년 현재 대한민국은 식민지를 사는가?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을 보면 이명박 정권이 말하는 '국격' 운운은 낯 간지럽다 못해 욕지기가 절로 난다. 지금이 21세기인데 내가 도대체 어디에 어떤 상태의 나라에 살고 있는지 확연하게 드러나는 위키리스크 전문 폭로내용은 참으로 자괴(自愧)스럽다. 현대사 이래로 줄곧 그러려니 했지만 이건 정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미국대사는 흡사 식민지 총독이었다. 그 잘나고 잘난 대학교수들, 관료들, 대통령 하겠다는 사람들, 심지어 대통령이란 직위에 현직으로 있는 자까지, 하나같이 미주알고주알 미국에 서로 일러바치고 고자질하는 친미 행각은 과연 이들은 누구이며? 무엇이며? 이들이 이 나라의 지도자연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지? 또 이들 행각이 가능한 토대는 그 무엇 때문인지? 난감을 넘어 비통하기까지 하다.

전문을 보면 이명박은 미국의 의도대로 움직이진 않는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식으로 이따금 모션을 취하지만 결국은 대부분의 사안에서는 미국의 의도대로 따르고 또 지지할 수밖에 없는 '타고난 행동경향'인 '본능(instinct)'을 지니고 있다고 미 대사관은 본국 보고로 쓰고 있다.

자, 이런 실정인데, 위키리스크 전문이 앞으로 속속 드러나면 그 내용들이 오늘을 사는 한국인들에게 과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계속해서 수치심을 유발하고 인내를 요구할는지 감 잡기가 참 어렵다.

자기 국민을 내다 버리는 정책
▲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광화문 사거리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뉴시스

2008년 수십만 명 시민이 광화문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외칠 때 그 '민주공화국'을 책임지고 있다는 공복(公僕)들은 하나같이 사실의 은폐, 속임수, 거짓으로 일관했음이 드러났다. 대통령이란 자는 나서서 거짓말을 밥 먹듯 했다. 문서를 보면 미국 쇠고기 수입 개방은 이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준비된 정책이었다.

이명박은 당선자 시절 한국을 방문한 미국 상원의원들과 알렉산더 버시바우 당시 주한 미국대사에게 "기자들이 없으니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다"며 "미국산 쇠고기가 (품질이) 좋고 싸기 때문에 좋아한다"고 말하니까 버시바우 대사는 "안전하기도 하다"고 맞장구를 쳤단다. 또 이 당선자는 "쇠고기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좋을 것"이며 "쌀 소비량은 계속 줄고 있지만 쇠고기 소비는 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이 미 쇠고기 수출업계에 앞으로 더 큰 잠재 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단다.

이건 자신의 직위와 직책을 철저히 망각한 천만부당한 얘기다.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한우 가격의 하락은 필연적이고 무엇보다도 이에 따른 자국의 축산 농가들과 농민들이 입을 직접적인 피해가 막대함이 예상되고 안전과 건강이 위협으로 대두된 현실인데도, "미국산 쇠고기가 좋고 싸기 때문에 좋아한다"면서 "소비자들에게도 좋을 것"이란 얘기가 어떻게 가능이나 할까?

이런 얘기란 자기 동족을 버리는 정책이 아닌가? 이는 결코 대통령 당선자 직위에 있는 자가 할 수 있는 얘기가 절대 아니다. 그런 얘기는 <미국 쇠고기 수입업자>의 입장이고 얘기다.

기밀문서(confidential)로 분류된 그 문서를 더 보면 버시바우 미 대사는 "미국은 재개방을 위해 현 정부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시기와 관련해 차기 정부(이명박 정부)가 호의적인 고려를 해달라"고 했고, 이에 이 당선자는 "노무현 대통령과 만찬 약속이 잡혀 있으니 그 자리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단다. 영락없이 <미국 쇠고기 수입업자>측의 '영업부장 식' 얘기가 아닌가?

거짓, 은폐, 속임수

이명박 정권의 행태에서 결코 국민들이 용서할 수 없는 사실들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쉽지 않지만, 특히 이번 위키리크스 문서 공개 때문에, 2008년 광화문 촛불이 일어났을 때 이명박의 방미와 쇠고기 수입 협상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던 정부 발표는 거짓말로 드러났고 촛불 시위로 폭발한 국민의 민심을 회피하기 위한 억지거짓말은 굴욕 협상 이상으로 국민들을 기만했다는 사실에서 더 분노가 인다.

계속 그래 왔다. 정권의 시작부터 오늘까지.

한 줌도 안 되는 무리들이 같은 땅에서 사는 자기 국민들을 한없이 우습게 여기면서 갖가지 거짓말로 속이고 은폐하면서 정책이라고 국책이라고 별별 짓을 지금 다 하고 있다. 국민들이 시민들이 계속 속으니 우둔하다고 함부로 취급하는 걸까? 얼마든지 사실은 은폐할 수 있고 진실은 거짓으로 호도할 수도 있으며 끊임없이 속임수를 동원하여 노예처럼 계속 국민을 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자신들만의 사익추구를 위해서는 자기 나라를 친미를 넘어 종주국을 둔 식민지 국가로 스스로 취급하면서 이렇게 어지럽혀도 되는 것일까?

나는 절대 식민지 백성이 아니다.

(☞바로 가기 : www.kimsangso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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