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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중립화 통일의 이행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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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중립화 통일의 이행 (2)

[한반도 중립화 통일의 길] 남북한이 주체가 되는 과제ㆍ단계별 실행 구조

앞에서 한반도 중립화 통일의 이행표 구조를 총론적으로 설명했다. 이제부터는 중립화 통일 이행표에 따라 주체ㆍ과제ㆍ단계별로 실행 구조를 설명하겠다. 먼저 남북한이라는 주체의 과제를 단계별로 나눈다.

남북한이 주체가 되는 중립화 통일의 첫 번째 과제는 DMZ의 비무장 중립화이다. 두 번째 과제는 서해를 평화지대로 만드는 것이며 세 번째 과제는 비핵ㆍ중립화이다. 그러면 첫 번째 과제인 DMZ의 비무장 중립화부터 서술한다.

1. DMZ의 비무장 중립화

이미「한반도의 중립을 위한 조건-지정학적인 조건 ⑤」에서 제시한 바 있는 '점(点)-선(線)-면(面)' 전략에 따라 DMZ의 비무장 중립화를 다룬다. 중립화 통일 이행표의 제1단계(남북한 교류ㆍ평화공존 단계)에, '점-선-면' 전략의 제1단계ㆍ2단계를 추진하면서 DMZ라는 지역을 중립화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비무장 지대라는 DMZ의 본래 명칭에 걸맞게 무장을 해제하면 저절로 비무장 중립지대가 된다. 여기에서 '중립'이란 DMZ안에 군대ㆍ무력을 투입한 남북한 국가권력의 군사적 의지로부터 해방된 중립지대가 된다는 뜻이다. 무장으로부터 해방된 상태를 '중립'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어 중립화 통일 이행표의 제2단계(국가연합/ 평화국가 연합 단계) 초반에, '점-선-면' 전략의 제3단계를 추진함으로써, 국가연합의 지리적인 통합에 주력한다.

2. 서해의 평화 지대화

필자는 앞의 글에서, 3단계에 걸쳐 'DMZ의 소(小)평화지대를 한반도 전체로 확장'하는 '經(경제)-安(안보) 3단계 평화지대화 구상'을 소개했다. 이 구상을 10.4 선언의 제5항(경제 중심의 항목), 제3항(안보 중심의 항목)에 준용하면서, 점-선-면 전략에 따라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의 발상을 심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서해 평화협력 특별 지대화(서해 평화 지대화)의 제1단계에, '해주-서해의 NLL 해역-인천' 지역을 중립화하기 위해 '점-선-면' 전략을 적용할 수 있다. '해주-서해의 NLL 해역-인천' 지역의 중립화를 위한 '점-선-면' 전략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점
• 해주 • 서해의 NLL 해역의 중간지점 • 인천에 세 개의 점을 찍는다.

2) 선
위의 세 개의 점을 선으로 이으면, 대체로 3각형 모양의 그림이 그려진다.

3) 면
위의 3각형 모양의 그림 안팎에 면이 생긴다. 이 3각형의 점과 선을 중심으로 '서해의 소(小)평화지대'라는 면을 여러 개 만들 수 있다. 즉 해주-백령도-연평도를 잇는 '소평화지대(소평화수역)', 해주-연평도-인천을 잇는 '10ㆍ4 선언의 해상평화 공원(소평화지대/소평화수역)', 인천과 해주를 잇는 직항로 중심의 소평화지대(소평화수역)를 상정할 수 있다. 이 세 개의 소평화수역을 동서남북으로 확장하면 '중(中)평화지대'를 형성할 수 있다. 이 '중평화지대'는 서해의 NLL을 평화지대로 변모시킴으로써, DMZ의 비무장 중립화 구상을 서해에까지 연장하도록 만들 것이다.

점-선-면 전략을 구사하는 과정에서, 10ㆍ4 선언의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해주 지역과 주변 해역을 포괄하는 지대)를 경무장화(輕武裝化)하는 일이 중요하다. 10.4 선언 제3항의 군사적 보장.신뢰 조치에 따라 해주에 주둔중인 북한 해군의 후방이동, 백령도에 주둔중인 한국군 해병대의 철수가 동시에 이루어져, 두 곳(해주와 백령도)이 전수방어의 태세로 전환하면 경무장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여기에서 '경무장화'란 대량파괴무기를 없앤다는 뜻이며, '합리적 충분성 원리에 입각한 전수방어'라는 안보 패러다임의 전환에 어울리는 조치이다.

10.4 선언 제5항의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는, 남북한 군대의 일체의 무력행위가 배제되는 포괄적 평화구역으로서 군함 등의 진입이 안 되고 공동의 평화적 이용을 전제로 한 행위와 보전활동만 가능한 구역이 된다. 평화수역 안에 남북한 군함, 전투함정의 출입을 금지하고, 순수 행정지도선과 비무장 경찰 선박이 평화수역을 지키면 서해의 NLL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3. 비핵ㆍ중립화

남북한이 주체가 되어 '비핵ㆍ중립화'라는 과제를 단계별로 실행하는 구조를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김승국, 2008, 25~26/ 34/ 39~40)

1) 제 1단계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중립화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양자를 결합하는 구상이 바람직하다.(주1)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는 조짐이 보이면 한반도 비핵화의 기운이 높아질 것이다. 이 때 미국(및 미국의 영향을 받는 국제원자력 기구)의 입김을 배제시키려는 중립적인 태도가 중요하다. 남북한이 미국 ‧ 국제원자력 기구(IAEA)의 제국주의적 압력으로부터 중립을 지키지 않으면, 한반도 비핵화를 견지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핵화와 중립화 카드를 연동시키는 일이 요청된다.

① 비핵화; 한반도 비핵화 선언 등의 실천

노태우 정부 시절에 남북한이 맺은「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이하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비롯한 기존의 비핵화 관련 선언⋅약속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② 중립화; 오스트리아의 중립 방식을 공론화

한반도에서의 중립화는 미군철수와 한반도 주변국의 평화보장ㆍ중립화 승인 없이 불가능하다. 제1단계에서 이루어질 미군철수의 속도에 걸맞는 중립화의 당위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오스트리아의 중립 방식을 공론화한다.

2) 제 2단계

① 비핵화; 한반도 비핵지대화

제1단계의 실천 사항인 한반도 비핵화 선언에는 핵무기의 제거가 빠져 있다. 제1단계에서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어 한반도 비핵화가 실현된다해도, 미국의 핵우산-미사일 방어망(MD) 우산이 남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의 핵우산 등 핵무기의 그림자를 한반도에서 영원히 지우는 '한반도 비핵지대화'를 선언하고 이를 실천해야한다.

② 중립화; 오스트리아 방식의 중립화

제2단계의 전반부에 오스트리아의 중립 방식을 도입하면서, 중립화를 위한 미군철수에 대비한다.

3) 제 3단계

① 비핵화; 동아시아 비핵지대화

제2단계의 한반도 비핵지대화만으로 부족하다. 한반도와 관련된 국가 중 미국, 러시아, 중국이 핵 강대국이고 일본이 핵무장 능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들 국가를 끌어들인 동아시아 비핵지대화에 성공하지 못하면, 한반도 비핵지대화가 장수(長壽)하기 어렵다.

② 중립화; 스위스의 중립 방식 도입

모범적인 연방제 국가로서 영세중립에 성공한 스위스의 중립 방식을 도입하여, 제3단계(연방제 단계)의 중립화 통일을 완수한다.

4. 비핵-중립-미군철수

위와 같은 비핵ㆍ중립화에 성공하려면 '주한미군 주둔 체제'라는 장벽을 넘어야한다. 한반도 유사시 북한에 대한 핵공격 전략을 수행할 주한미군이 남한 땅에 주둔하는 한, 한반도ㆍ동아시아의 비핵화ㆍ비핵지대화는 불가능하다.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한미 동맹이 엄존하는 한, 오스트리아ㆍ스위스의 중립방식을 도입할 수 없으므로 중립화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비핵-중립을 말할 때 반드시 미군철수도 함께 거론해야한다.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며 한반도 중립화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비핵-중립-미군철수' 구상이 필요하다. '비핵-중립-미군철수'의 세 가지 차원을 종합하면서 중립화 통일의 이행표를 단계별로 실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김승국, 2007, 313-323을 참고할 것)

'비핵-중립-미군철수'를 유기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해 '비핵ㆍ중립'과 '중립ㆍ미군철수'를 합성하는 발상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셀리그 해리슨(Selig Harrison)의『코리아 엔드게임』에 나오는 '한반도 비핵 중립화-미군철수의 방법론'을 참고하기 바란다.

주1) 비핵화와 중립화를 연결시키려는 셀리그 해리슨(Selig Harrison)은『코리안 엔드게임(Korean Endgame』(서울, 삼인, 2003) 32~33, 306쪽에서 '미국의 국익에 근거한 미군철수-한반도 비핵중립화'를 제기한다. 해리슨에 의하면, 한반도 비핵중립화론은 기존의 시각을 뛰어넘는 논리이며 이에 걸맞는 발상의 전환을 요구한다.

<인용 자료>
* 김승국『한반도의 평화와 북한 핵문제』(파주, 한국학술정보, 2007)
* 김승국『한반도의 평화 로드맵』(파주, 한국학술정보,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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