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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부동산 대책, 인위적 경기 부양 부작용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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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부동산 대책, 인위적 경기 부양 부작용 걱정된다

[토지+자유 비평] <14> 투기 수요 차단 대책은 어디 갔나

박근혜 정부가 4월 1일 주택 시장 정상화, 하우스푸어·렌트푸어 지원, 보편적 주거 복지 세 가지를 뼈대로 하는 첫 번째 부동산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이 중에서 하우스푸어·렌트푸어 대책, 그리고 특히 주거 복지 확대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 꽤 많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설펐던 대선 공약을 공들여서 다듬은 흔적이 역력하고 타 후보와 시민단체가 주장한 주거 복지 정책도 상당 부분 받아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주택 시장 정상화 대책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주택 시장 정상화 대책이 중요하다고 하는 까닭은, 따지고 보면 비정상적인 주택 시장이 하우스푸어·렌트푸어와 거대한 주거 복지 대상자들을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뒤집어 말하면 주택 시장이 정상적이면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가 생기기 어렵고, 주거 복지 대상자가 급증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원인을 수급 불균형에서 찾았다. 공급을 줄이고 수요를 늘리는 대책을 내놓았다. 미분양 주택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공공 분양 주택을 축소하고 민간 주택의 공급을 조절하겠다고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런데 문제는 수요 대책에 있다.

문제는 수요 대책

수요 대책은 세금 감면과 금융 지원을 통해서 매입 수요를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유인책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게는 금년까지 취득세 전액 면제의 혜택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지금보다 쉽게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자금 지원을 당초 2.5조 원에서 5조 원으로 대폭 확대하고 지원 금리도 3.8%에서 3.3~3.5%로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이들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은행권 자율로 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70%로 완화하는 대책까지 추가했다.

또한 9억 원 이하 신규·미분양 주택을 구입하거나 하우스푸어 주택의 수요 촉진을 위해서 1세대 1주택자가 보유한 9억 원·85㎡ 이하 주택을 금년 말까지 구입할 경우 취득 후 5년간의 양도소득세액을 전액 면제한다는 대책도 들어 있다. 그리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기본 세율(6~38%)로 인하하고 법인의 부동산 양도소득에 대한 추가 과세를 폐지하는 방안도 이번 대책에 포함시켰다.

한마디로 주거 소유의 경험이 없는 무주택자에게는 한시적으로 취득세와 양도세를 면제해주고, 돈도 더 많이 빌려줄 테니 지금 집을 사라는 것이다. 그리고 다주택자에게는 처분 단계에서 더 많은 불로소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줄 테니 더 많은 주택을 구입해서 세놓으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내용의 수요 측면 대책을 들여다보면 이번 '4.1 부동산 종합 대책'은 투기 수요를 차단하면서 실수요를 살리는 대책이 아니라, 투기 수요든 실수요든 가리지 않고 모든 수요를 총동원해서 현재의 주택 시장을 부양하는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4.1 부동산 종합 대책이 쟁점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규제를 더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는 투기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뉴시스

'4.1 부동산 종합 대책'이 우려되는 이유

이와 같은 수요 대책이 우려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정부가 애써서 만든 '4.1 부동산 종합 정책'이 실현되면 더 많은 하우스푸어가 양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생애 최초 구입자들과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구입할 때에는 지금의 주택 가격이 유지 혹은 상승할 수도 있으나, 현재 중산층과 서민의 소득 수준이 지금의 주택 가격을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이번 대책이 만들어낸 매입 수요가 바닥이 나면 다시 부동산 시장은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이번 대책의 최대 수혜 계층이라고 할 수 있는 생애 최초 구입자들의 다수는 하우스푸어로 전락하고 만다.

두 번째로 우려스러운 것은 작금의 부동산 시장을 투기 수요까지 동원해서 억지로 떠받치다가 부동산 가격이 급락할 수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경제 전체가 큰 충격에 빠지게 된다는 점이다. 셋째로 가뜩이나 복지 재정 확충이 필요한 상황에서 세제 완화로 발생하는 세수 감소는 중앙정부의 재정건전성 악화나 지방 재정의 부실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우려되는 것은 DTI와 LTV 규제 완화는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이라고 할 수 있는 가계 부채의 위험(2012년 4분기 현재 우리나라 가계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80%, 즉 960조 원에 달한다)을 더욱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실수요 충족 대책과 투기 수요 차단 대책을 동시에 내놓아야

박근혜 정부의 첫 대책을 살펴보면 이명박 정부와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공통점은 각종 세제와 금융 지원을 통해서 실수요든 투기 수요든 가리지 않고 인위적으로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려 한다는 것이고, 차이점은 이명박 정부에 비해 박근혜 정부의 주거 복지 확대의 의지가 강력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긴다는 점이다. 주거 복지를 확대하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고 잘하는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부동산 시장 정상화 대책이다.

예상컨대 '4.1 부동산 종합 대책'은 아무래도 세금을 대폭 깎아주고 금융권이 더 많은 돈을 싸게 빌려주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단기적으로 신규 분양 주택 등을 중심으로 거래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곧이어 시장은 다시 침체 국면으로 빠져들 것이다. 이렇게 되면 또다시 부동산 기득권자들과 건설업자들은 나머지 금융 규제까지 다 풀고, 취득 단계의 취득세와 매각 단계의 양도세뿐만 아니라 보유 단계의 종합부동산세까지 폐지해야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된다고 목소리를 높여 정부를 압박할 것이다.

앞으로 정부는 어떤 대책을 내놓아야 할까? 정부가 할 일은 분명하다. 실수요에 도움을 주면서 투기 수요를 차단하는 대책을 동시에 내놓는 것이다. 이른바 "실수요 중심의 경기 부양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서 투기 수요 차단은 보유세 강화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명실상부(名實相符)한 부동산 시장 '정상화'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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