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음악 거장 크라프트베르크, 4월 27일 내한 공연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일환…25일 티켓 오픈

현대 대중음악은 물론, 대중문화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인 독일의 4인조 테크노 그룹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가 다음달 27일 밤 9시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첫 내한 공연을 한다.

현대카드는 11일 문화마케팅 사업인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의 열 번째 공연으로 크라프트베르크의 내한 공연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크라프트베르크는 록 밴드의 형태로 실험적 전자음악을 추구하던 독일 록을 통칭한 '크라우트 록(Kraut Rock)'의 명맥을 이어 1990년대 한국에서도 맹위를 떨친 전자음악, 곧 테크노 음악의 시조가 된 거장 뮤지션이다.

▲크라프트베르크의 공연 모습. ⓒ현대카드 제공

1970년 뒤셀도르프(Düsseldorf)에서 랄프 휘터(Ralf Hutter)와 플로리안 슈나이더(Florian Schneider)의 만남으로 완전히 새로운 음악이 대중음악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열린다. 초기 이들은 고전음악 전공자답게 실험적 현대음악을 추구했다. 이후 이들은 독일어로 '발전소'를 뜻하는 크라프트베르크를 밴드명으로 결정하고, 키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인간미를 배제한 기계적 대중음악 실험을 시작했다.

1974년 이들은 지금도 전자음악의 최고 명반으로 손꼽히는 [아우토반](Autobahn)을 발매한다. 무그 신시사이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이 앨범은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둬, 육체미가 절제된 전자음악이 대중음악사에 본격적으로 한자리를 차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이 앨범의 성공부터 이들은 4인조로 밴드 형태를 확장하고, 설치미술과 퍼포먼스를 결합한 전위적 공연도 함께 열어간다.

[아우토반]에서 독일 고속도로 아우토반에서 들리는 온갖 소리를 악기의 한 형태로 활용한 이들은 이후 [라디오-액티비티](Radio-Activity)로 방사능 오염에 대한 인류의 공포와 전파에 의존하는 현대인의 교류체계를 소리로 그려냈고, 역시 명반으로 불리는 [트랜스-유럽 익스프레스](Trans-Europe Express)에서는 유럽 대륙을 잇는 열차의 음을 활용하는 등의 시도로 '음악의 시각화' 작업을 이어갔다.

대중적으로도 크게 성공한 이들 앨범을 통해 크라프트베르크는 1980년대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신스 팝, 고딕 록 등의 발현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절정부가 따로 없는 해체적 곡 구조와 일정 리듬을 반복하는 미니멀한 구성, 신시사이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연주기법은 가깝게는 힙합에서 멀게는 1990년대 인디팝을 추구하는 뮤지션들에게 직접적인 영감을 주었다.

이번 내한공연은 이들이 지난해부터 이어가고 있는 3차원 콘서트 투어 '3D 콘서트 1 2 3 4 5 6 7 8'의 일환으로 열린다. 이 투어는 이들이 발매한 앨범 중 8장을 선정해, 각 앨범 콘셉트에 맞게 무대를 배치하고 도시별로 8번의 공연을 이어가는 형식으로, 매회 전석 매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공연은 뉴욕현대미술관, 런던 테이트 모던 등에서 열렸다. 대중음악 공연에서 3차원 영상이 활용되는 건 이들의 공연이 처음이다.

내한 공연은 단 한 차례 열리며, 8개의 공연 중 히트곡을 중심으로 각 곡마다 배치를 달리하는 콘셉트로 2시간 동안 이어진다. 관람객은 3D 전용 안경을 착용하고 공연을 감상하게 된다.

공연 티켓은 현대카드 회원의 경우 오는 25일 12시에 인터파크에서 오픈되며 총 100장만이 판매된다. 한 명당 티켓을 최대 4장 구입할 수 있다. 일반 관람객은 26일 12시부터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 티켓이 이처럼 나뉘어 오픈되는 이유는, 현대카드 회원에게만 11만 원인 티켓료가 20% 할인되기 때문이다. 전석 스탠딩.

현대카드는 "잠실종합운동장에 특별 설치되는 돔형 스테이지에서 일렉트로닉 음악 특유의 비트와 3D 비주얼을 동시에 즐기는 새롭고 환상적인 공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