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이 신세계와 이마트 등기이사에서 사퇴했다.
신세계 그룹은 "각사 전문 경영인의 책임 경영·독립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정 부회장이 신세계와 이마트 등기이사에서 물러난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신세계 그룹은 '2013년 정기 주주총회' 소집을 결의하고 김해성 신세계 그룹 경영전략실 사장, 장재영 신세계 대표, 김군선 신세계 지원본부장 등 3명을 신임 등기이사 후보로 올렸다.
신세계는 표면상 '책임 경영'을 내세웠지만, 정 부회장이 물러난 배경에는 최근 신세계 그룹에 잇따라 겹친 고소·고발 사건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일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사실상 지배했던 자사 베이커리 계열사를 부당 지원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이에 더해 서울노동지방청은 7일 이마트 직원들을 불법 사찰한 혐의로 신세계 이마트 본사와 지점을 압수 수색했다.
정 부회장은 노조 탄압 혐의로 이마트 노동조합 등에 의해 고소된 바 있으며, '계열사 부당 지원'과 관련한 국정감사와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은 혐의로 정유경 부사장과 함께 정식 재판에 회부되기도 했다.
오너인 정 부회장이 앞으로 법정에 서거나 사회적 비판을 받는 경우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세계 그룹이 고강도 조치를 벌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2007년 증여세 3500억 원을 납부하며 '윤리 경영'을 내세웠던 정 부회장은 이번 사퇴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됐다.
등기이사에서 물러났지만 정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손을 놓지는 않을 전망이다.
신세계 그룹 관계자는 "각사 전문 경영인이 기존 사업을 맡고, 정 부회장은 신사업이나 미래형 사업을 맡는 방식의 구도가 짜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