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콜센터에서 일하는 상담원이 직장 상사에게 성추행·성희롱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동조합 다산콜센터지부는 6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산콜센터 위탁업체에서 생긴 상담원 성폭력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서울시로부터 120 다산콜센터 업무를 위탁받은 업체인 엠피씨의 팀장급 관리자는 지난해 8월 수련회 때 자고 있는 상담원을 뒤에서 껴안고 가슴을 만지는 등의 성추행을 저질렀다.
이 관리자는 "남자는 다 똑같아. 알지? 네가 가슴만 더 컸으면 좋겠다" 등의 성희롱적인 발언을 하면서 해당 상담원의 몸을 만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당황한 피해자는 몸을 물리치면서 피했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옥신각신하는 모습을 같은 팀 상담원이 목격했다. 그러나 목격자는 "너희 포즈가 이상하다. 왜 그러냐" 등의 말만 하고 지나갔다.
다산콜센터지부는 "사건 이후 피해 여성이 어렵게 용기를 내 피해 사실을 이야기했음에도, 가해자와 피해 여성은 분리 조치되지 않았고 회사 관리자들은 도리어 2차 가해를 했다"고 비판했다.
다산콜센터지부는 "관리자 중 한 명은 다른 팀원들에게 피해자의 이름을 거론해 피해 사실을 유포하며 '가해자는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말했다"며 "또한 대리인을 통한 해결 의지를 밝힌 피해자의 바람은 무시한 채, 본사 직원이 피해 사실을 직접 쓰라고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조사 과정에서 본사 관리자는 피해자를 불러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처리는 해주겠지만, 이 과정에서 회사에 소문이 날 텐데 많이 힘들 거다. 이거까지는 우리가 어쩔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산콜센터지부는 "피해자는 가해자와 여전히 한 공간에서 일하고 있어 심각한 수준의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며 "해당 관리자들이 사건을 알고 있었음에도 사건은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오히려 가해자는 승진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팀장은 진술에서 "의도를 가지고 성희롱을 한 것은 아니다. 동료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을 정도의 장난을 쳤다"고 주장했다.
대리인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엠피씨 관계자는 "대리인을 통하면 조사가 정확하고 신속하고 공정하게 진행되기 쉽지 않아서 (피해자에게) 진술을 요구하고 있다"며 "(피해자가 직접) 조사 진술서를 제출하면 사실 관계를 확인한 후 가해자를 처벌할 것이다. 회사는 강한 처벌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2차 가해 의혹에 대해서는 "관리자들이 그런 발언을 했는지 확인되지 않았고, (그런 발언이)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라며 "노조에서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가해자의 승진 논란에 대해서는 "사건이 본사에 공식 접수된 때는 1월이고 가해자가 정기 승진했을 때는 지난해 11월이라 본사가 사건을 파악하기 전"이라며 "가해자는 명칭상 팀장급이지만 업무는 사실상 같아서 (피해자와) 동료에 가까웠다. 관리자급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노조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서울시 인권센터에 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신청했다. 조사 결과는 3개월 이내에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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