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가장이 30년간 몸담았다가 이틀 전 퇴직한 회사 주차장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4일 오전 7시 10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반월공단의 한 섬유업체 주차장 차 안에서 박모(56) 씨가 숨져 있는 것을 직원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박 씨는 이틀 전 이 회사를 퇴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발견 당시 박 씨는 운전석에 앉아 있었고 코와 입에는 노란색 테이프가 여러 겹 감겨 있었다.
차 안에서는 '오래 몸담았던 회사를 떠나니 앞이 캄캄하다. 재취업이 될 수 있을까. 나를 죽음으로 내몬 사람은 누구일까' 등 7줄가량의 글이 적힌 B5 용지 크기 노트도 발견됐다.
퇴직을 앞둔 지난 10일 병원에서 받은 처방으로 조제 받아 보관해 온 신경안정제 12포도 뜯기지 않은 채 함께 발견됐다. 타살 및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박 씨는 30년간 다니던 회사에서 지난해 초 정년퇴직(55세)을 맞았지만 1년 연장근무를 해 오다가 지난 12일 퇴직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씨는 사고 당일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아침 6시 30분 집을 나서 회사로 향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 결과 아내와 1남1녀의 자녀를 둔 박 씨는 지난 주말 가족에게 퇴직 사실을 전하고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데 미안하다'며 괴로운 심경을 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박 씨가 퇴직에 대한 심적 부담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가리고자 차 안에서 발견된 노트의 필적 감정과 시신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하는 등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