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기 전날인 11일 로켓을 발사대에서 분리했다가 곧바로 예비 로켓을 설치한 정황을 미국 정부가 포착하고도 한국에는 통보하지 않았다고 <산케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신문은 복수의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북한의 발사 정황에 대해 전해들었지만 한국은 모르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모리모토 사토시(森本敏) 일본 방위상은 12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로켓을 한 때 발사대에서 제거한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지만 일본 정부는 북한이 예비 로켓을 곧바로 발사대에 설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일본 외무상은 12일 기자회견에서 "가까운 시일 안에는 (발사가) 없을 것이라는 보도가 흘러나왔는데도 (일본 정부가) 경계수위를 낮추지 않는 것은 다양한 정보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이러한 준비사항 파악을 위해서는 미국의 위성 정보가 필수적이지만 미국 정부는 철거 이후 새로운 정보를 일본 측에만 전달하고 한국 쪽은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한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신문에 "한국 정부가 분별없이 (언론 등에) 정보를 유출하는데 불만을 품고 제재를 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단계를 익명의 정부 당국자를 통해 언론에 '중계'하는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12일 북한이 로켓을 발사해 정부의 '정보 무능' 논란이 불거지자 김관진 국방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대에서 분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 미사일 발사 소식을 보도한 다수 언론을 '집단 오보'로 규정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발사 소식 이후 부랴부랴 외교안보장관회의를 긴급 소집하는 등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일본은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12일 발사 당일에도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 주재로 오전 8시 관계각료회의를 여는 등 경계태세를 유지했다. 신문의 보도를 감안하면 그 동안 '한미 양국이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고 있다'던 정부의 호언장담도 무색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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