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과 퇴직금 누진제 폐지 등 문제를 두고 대립하던 서울메트로 노사 간 협상이 노조의 파업 예정 시각을 불과 4시간 남짓 남겨두고 타결됐다.
이에 따라 노조가 당초 11일 오전 4시를 기해 시작할 예정이던 지하철 1~4호선에서의 파업은 철회됐다.
서울메트로 노사는 10일 오전부터 단협을 놓고 서울모델협의회의 중재와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을 거쳤으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자 오후 10시께부터 서초구 방배동 서울메트로 본사에서 마지막 협상을 시도, 결국 합의를 끌어냈다.
노사 양측은 2시간 가까이 정회와 속개를 반복한 끝에 내년부터 정년연장과 퇴직금 누진제 폐지를 연계해 시행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양측은 합의문에서 정년연장은 공무원과 같이 시행하되 정년연장과 퇴직금누진제에 관한 사항을 서울모델협의회 실무소위원회에서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해 내년 상반기에 시행하기로 명시했다.
아울러 올해 임금인상분은 전년 총 인건비 대비 3.5%로 하고, 내년부터 인사예고제를 실시하며 4ㆍ5급 승진시 직렬별 승진심사위원회를 운영하는 등의 방안도 함께 적시했다.
노조측은 당초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61세에서 58세로 단축된 정년을 공무원의 정년과 연동해 다시 연장하기로 단체협약을 4차례 맺었지만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서울메트로측은 단체협약 상 '정년 연장은 향후 공무원의 정년연장과 연동하여 추진한다'고 돼 있으며, 정년을 연장할 경우 장기근속자의 인건비가 향후 5년간(2014~2018년) 약 1천300억원 정도 추가 소요된다며 반대해왔다.
또 서울메트로는 정부의 변경된 지침에도 불구하고 10년 이상 유지해 온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노조측은 누진제를 폐지하려면 그에 따른 손실액을 보상해줘야 한다고 팽팽히 맞서왔다.
서울메트로 김익환 사장은 "시민의 발로서 시민에게 염려를 끼친 점이 죄송하다"며 "그러나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노사의 합리적인 협상으로 파업상황까지 가지 않아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지하철노조 김판규 선전홍보부장은 "정년연장에 대해 그동안 '추진한다'고 하다가 '시행한다'고 명시해 진일보했다고 평가한다. 추운 날 파업을 안 하게 돼 정말 다행이다"면서도 "퇴직금누진제 폐지로 인한 손실액에 대한 부분은 서울모델협의회 소위에서 꼭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이번 단협과 관련, 지난 5~7일 실시한 쟁의행위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총 조합원 8천118명 중 7천225명이 투표에 참가해 4천584명(63.45%)이 찬성, 11일 오전 4시부터 파업에 들어가기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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