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백신업체 설립자이자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IT 거부 존 맥아피가 과테말라로 건너가 정치적 망명을 모색하고 있다고 <BBC>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맥아피는 4일 과테말라 검찰총장 출신의 유명 변호사 텔레스포로 구에라를 대동하고 살인사건 발생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변호인은 벨리즈 내에서는 의뢰인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과테말라 정부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맥아피의 변호인 측이 처음 맥아피의 과테말라행을 알렸을 때 벨리즈 경찰은 그가 아직도 벨리즈 안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맥아피는 직접 모습을 드러내 '벨리즈 정부는 누군가를 조사할 때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면서 자신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과테말라로 넘어왔다고 밝혔다.
<BBC>는 맥아피가 과테말라 수도 과테말라시티의 5성급 호텔에 머물렀다고 보도했고, <AFP>는 그가 도주 기간 동안 20살의 애인 '샘'이라는 인물과 함께 했다고 전했다.
도주 중 용모를 바꾸기 위해 머리와 수염을 물들였던 맥아피는 자신이 언론과 접촉을 유지했으며 벨리즈 경찰에게 받았던 대우를 공개적으로 밝히기 위한 저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아피는 세금 회피 등으로 목적으로 3년 전 이주한 중남미국가 벨리즈에서 이웃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도주했다. 벨리즈 당국은 맥아피가 지난달 11일 타살당한 플로리다의 사업가 그레고리 파울과 관련해 '요주의 인물'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맥아피의 이웃인 파울은 머리에 총을 한 발 맞은 상태로 자택 수영장에서 발견됐고, 평소 맥아피가 기르는 경비견으로 인한 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생 동안 술과 마약 문제가 끊이지 않았던 맥아피는 벨리즈에서도 약물을 복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맥아피는 도주 중에도 온라인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자신의 결백을 호소하면서 자신이 벨리즈 경찰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등 정치적 탄압을 받고 있다는 주장으로 맞섰다. 그는 또 자신이 도주한 것은 파울의 죽음을 직접 조사하기 위함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파울의 유가족들은 미디어를 가지고 노는 괴짜 IT 재벌에게 놀아난 언론의 선정주의 탓에 자신들이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 폄하당했다며 분노하는 상황이라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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