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환영 KBS 신임 사장이 임기가 시작되기도 전인 23일 오후 3시 KBS 본관 TV공개홀에서 취임식을 가져 논란이 되고 있다.
당초 취임 예정일(26일)보다 사흘이나 앞당겨 취임식을 강행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김현석, 이하 새노조)는 '도둑 취임식'으로 이를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했다.
KBS 새노조에 따르면, KBS는 이날 예정보다 사흘 앞서 취임식을 갑자기 당긴 후, 오후 3시 취임식을 강행했다. 당초 이날 오전에는 김인규 사장의 퇴임식이 열려, 취임식이 같은 날 동시에 치러지리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KBS 사내 게시망에는 오전 11시 59분이 돼서야 취임식 공지가 떴다.
이에 따라, KBS에는 신임 사장 임기가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취임식부터 열린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길 사장의 임기는 내일(24일)부터다.
새노조는 취임식이 앞당겨진 소식이 알려진 후 조합원들을 비상 소집했으나, KBS가 공개홀로 통하는 길에 철문을 내리고 청경을 동원해 취임식을 저지하는 데는 실패했다.
새노조는 길환영 사장에 대해 "김인규 특보 사장과 함께 등장해 본부장과 부사장을 거치면서 KBS를 이명박 정권에 헌납"한 인물로 평가하고 "앞으로 영원히 KBS 사장으로 인정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KBS는 "(길 사장 취임식이 예정대로 열릴 경우) 대선을 앞두고 24일과 25일 이틀에 걸쳐 공영방송 업무에 공백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앞당겨 실시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길 사장은 취임사에서 "공사 역사상 최초로 합법적이고 민주적 절차에 의해 내부승진 사장이 취임하게 된 것은 그동안 정치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공영방송 KBS의 과거를 돌이켜 볼 때 참으로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자평한 후 "국가기간방송으로서 KBS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또 "KBS는 역대 가장 공정한 선거 보도, 방송을 함으로써 정치적 중립을 확고하게 견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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