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가 차기 사장으로 길환영 현 KBS 부사장을 임명제청하는 과정에서 이길영 이사장이 여당추천 이사들에게 특정이사에게 표를 몰아주도록 강요하는 등 부당한 개입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김주언, 이규환, 조준상, 최영묵 등 KBS 야당 측 이사들은 성명을 내 이와 같은 의견을 밝히고, 결과적으로 '낙하산 사장'을 또 임명제청하게 된 데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이들은 "정연주 전 사장 복직 건 안건상정 부결 유도 등 부당한 논의 개입으로 문제를 일으켰던 이길영 이사장이 이번 사장 선임과정에서 노골적으로 개입했다"며 이 이사장이 사장 후보자 면접이 끝난 후 여권 이사들만 두 차례 따로 불러모았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특정 후보, 곧 길환영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라고 종용한 것 아니냐는 게 야권 이사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면접 직후 표결예정시간이 10분 가까이 지나도록 이사장과 여권 이사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1차 표결 후에도 (이길영 이사장이) 다시 여권 이사들만 불러 모았다"며 "노골적으로 특정인에게 투표하라는 이길영 이사장의 강요과정이었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야권 이사들은 이로써 특별다수제 관철과 사장선임 일정 연기를 위해 이사회에 들어갔으나 노조가 반대하는 사장이 선임되는 걸 막지 못했다며, 그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다만 "우리는 언제 사퇴하는 것이 더 책임 있는 태도인지에 대해 숙고했다"며 이사직 사퇴 전 일부 현안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들은 △신임 사장 후보의 선임배후와 무자격을 밝히는 일 △이길영 이사장의 학력조작 의혹 및 사장선임 표결과정 부당개입 건 규명 △정연주 전 사장 대법원 해임취소 판결에 따른 후속조치에 관한 건 △편성 보도 제작 관련 국장에 한해 추천제나 임명동의제, 직선제 도입에 관한 건 △KBS 대선보도의 공정성에 대한 이사회 차원의 감시 건 등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9일 KBS 이사회는 11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투표한 결과 길환영 부사장이 6표를 받아 임명제청 대상자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당초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김현석)는 길환영 후보자 등 일부 후보는 선출돼선 안 된다며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으나, 이사회의 야권 이사들이 표결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파업을 철회했다. 이 때문에 노조 일부에서는 야권 이사들과 새노조 지도부에 대한 성토가 거센 상황이다.
반면 역시 길환영 사장의 선임을 반대하는 듯하던 KBS노동조합은 "KBS 출신으로 재직 중 내부승진해 사장이 된 첫 번째 사례"라며 환영의 뜻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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