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현금인출기에 빼가지 않은 돈 십만 원이 있다. 태국인 노동자가 "이게 웬 떡?" 하며 주머니에 넣었다.
다음날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출두하라고. CCTV에 찍힌 것이다.
돈을 잃어버린 한국인이 말했다. "형사 합의를 해줄 테니 50만원 내놔."
당황한 태국인이 나에게 전화를 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50만 원 줘." "안 주면요?" "큰일 나." "왜 큰일 나요?" "합의가 없으면 가중 처벌돼! 하긴 합의가 있건 없건 형사처벌 되지만! 그래도 합의가 있으면 정상이 참작되지." "벌 받아요?" "받지!" "얼마나요?" "운이 좋으면 벌금이고, 운 나쁘면 감옥 갔다가 추방돼." "아니 그렇게 쎄요?" "쎄지. *6년 이하의 징역이나 천만 윈 이하의 벌금." "왜 그렇게 쎄요?" "절도죄니까." "난 훔친 게 아니라 주운 건데요?" "은행에서 주운 건 절도죄야." "왜요?" "길에서 주운 건 '점유이탈물 횡령죄'라고 가볍지, 하지만 은행같이 관리인이 있는 장소에서 습득한 건 절도죄야. 은행에 신고해도 되는데, 안 하고 슬쩍 한 거니까."
그는 어안이 벙벙한지 말을 못했다. 주은 돈 무섭지? 무섭다.
* 6년 이하의 징역이나 벌금 천만 원 : 초범인 경우 사실 이 정도로 중하게 처벌이 되지는 않는다. 수사통으로 알려진 경험 많은 형사에게 물어보니, 확신할 수는 없지만 자기 생각엔 벌금이 몇 십만 원 정도 나올 거 같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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