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습득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습득

[한윤수의 '오랑캐꽃']<407>

은행 현금인출기에 빼가지 않은 돈 십만 원이 있다.
태국인 노동자가
"이게 웬 떡?"
하며 주머니에 넣었다.

다음날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출두하라고.
CCTV에 찍힌 것이다.

돈을 잃어버린 한국인이 말했다.
"형사 합의를 해줄 테니 50만원 내놔."

당황한 태국인이 나에게 전화를 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50만 원 줘."
"안 주면요?"
"큰일 나."
"왜 큰일 나요?"
"합의가 없으면 가중 처벌돼! 하긴 합의가 있건 없건 형사처벌 되지만! 그래도 합의가 있으면 정상이 참작되지."
"벌 받아요?"
"받지!"
"얼마나요?"
"운이 좋으면 벌금이고, 운 나쁘면 감옥 갔다가 추방돼."
"아니 그렇게 쎄요?"
"쎄지. *6년 이하의 징역이나 천만 윈 이하의 벌금."
"왜 그렇게 쎄요?"
"절도죄니까."
"난 훔친 게 아니라 주운 건데요?"
"은행에서 주운 건 절도죄야."
"왜요?"
"길에서 주운 건 '점유이탈물 횡령죄'라고 가볍지, 하지만 은행같이 관리인이 있는 장소에서 습득한 건 절도죄야. 은행에 신고해도 되는데, 안 하고 슬쩍 한 거니까."

그는 어안이 벙벙한지 말을 못했다.
주은 돈 무섭지?
무섭다.

* 6년 이하의 징역이나 벌금 천만 원 : 초범인 경우 사실 이 정도로 중하게 처벌이 되지는 않는다. 수사통으로 알려진 경험 많은 형사에게 물어보니, 확신할 수는 없지만 자기 생각엔 벌금이 몇 십만 원 정도 나올 거 같단다.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