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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18대 대통령에 어울리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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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18대 대통령에 어울리지 않는 이유

[이태경의 고공비행] 민주사회에 어울리지 않는 리더십

체육관 선거를 방불케하는 압도적 우위로 여당인 새누리당의 대통령 후보가 된 박근혜 의원이 광폭(廣幅)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 의원은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데 이어 전격적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유권자들에게 통합과 화해의 메시지를 보내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나름대로 치밀하고 정리된 선거전략인 셈이다.

선거전략이 어떠하건 간에 이미 박근혜 의원은 야권의 어떤 후보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한 조건 하에서 선거를 치르고 있다. 그녀에게는 원내 과반의석을 확보한 새누리당, 대한민국 유권자의 35%내외에 이르는 철벽 지지층, 새누리당과 합체했다고 평가해도 과하지 않을 조중동 등 비대언론, 한국사회의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는 메인 커런트의 전폭적이고 열렬한 지지와 후원이 있다. 판세와 객관적 조건만 놓고 보면 박근혜 의원이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박근혜 의원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서 그녀가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에 가장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그 반대다. 박근혜 의원은 안철수 원장을 포함해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들과 견줄 때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에 가장 부적격한 사람이다.

18대 대통령에게 꼭 필요한 세 가지

대한민국의 18대 대통령이 될 사람에게는 적어도 세 가지가 반드시 구비돼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 21세기형 국가발전전략 그리고 통일한국에 대한 비전이 그것이다.

차기 대통령은 MB가 난폭하게 파괴한 민주주의를 복원하고 이를 확장하고 심화시킬 능력과 의지가 있어야 한다. 차기 대통령은 헌법에 기초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제도화하고 현실에 착근시켜야 한다. 또한 차기 대통령은 21세기형 국가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21세기형 국가발전전략이란 재벌개혁, 자본 및 금융시장 민주화, 노동권 강화, 인간적 존엄을 유지할 수 있는 복지제도의 구축, 기업을 포함한 생산주체의 다양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경제민주화, 공정하고 효율적이며 지속가능한 시장경제 모델의 발굴, 토지개혁 등을 포괄한다. 차기 대통령은 이런 국가발전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단호하게 집행해야 한다. 끝으로 차기 대통령은 MB정권 하에서 파탄난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통일한국을 위한 로드맵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출발은 6.15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승인과 계승일 것이다.

박근혜에게는 모든 것이 부족해

불행히도 박근혜 의원에게는 대한민국의 18대 대통령이 반드시 지녀야 하는 덕목 가운데 어느 것도 눈에 띄지 않는다. 우선 그녀에게는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도, 헌법에 대한 존중도, 법치주의에 대한 바른 이해도 보이지가 않는다. 박근혜 사당화(私黨化)로 표현되는 새누리당 내의 민주주의 결핍은 박 의원의 리더십이 권위적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5·16군사반란과 유신쿠데타에 대한 박 의원의 옹호는 박 의원이 헌정질서를 그리 무겁지 않게 여긴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인혁당 사건이나 고 장준하 선생 의문사에 대한 박 의원의 반응은 그녀가 법치주의를 법에 의한 지배로 오해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헌법을 수호하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구현할 책임이 있는 대통령이, 헌법을 가볍게 생각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확고해 보이지 않으며 법치주의를 오독하고 있다면 크나큰 낭패가 아닐 수 없다.

경제민주화를 표방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줄.푸.세(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데다 재벌개혁에 미온적인 박근혜 의원에게 21세기형 국가발전전략을 기대하는 건 연목구어(緣木求魚)처럼 보인다. 21세기형 국가발전전략은 고사하고 박 의원에게는 경제민주화의 구체적인 내용을 채우고 이를 추진할 주체를 구성하는 일이 시급해 보인다.

아마 박근혜 의원이 대통령이 되면 MB정부 때 보다는 남북 관계가 개선될 것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건 MB보다 남북관계를 파탄내는 건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6.15선언과 10.4선언의 계승을 선언하고 더 나아가 통일한국의 초석을 놓는 걸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박 의원의 견결한 지지자들 중 상당수가 극렬한 반북주의자들인 까닭인데, 이들의 지지를 상실하면서까지 박 의원이 남북 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려고 애쓰는 건 어려울 성 싶다.

결론적으로 말해 박근혜는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에 어울리지 않으며 부적격하다. 그녀에게는 차기 대통령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도, 21세기형 국가발전전략도, 통일한국에 대한 비전도 찾을 길이 없다. 부적격 후보의 대통령 당선은 MB 한 명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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