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는 20일 오후 1시30분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 보안팀이 비정규직 노조 간부를 집단폭행하고 하루 두 차례 강제납치했다"며 "이를 지시한 현대차 관련자와 정몽구 회장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노조는 공개 사과를 요구하면서 항의서한을 전달하려고 했으나 사측이 막아서면서 대치 상태가 일어났다. 3시10분경 한 용역경비직원이 신고 있던 안전화를 집어던졌고, 여기에 맞은 김 모 조합원의 앞니가 부러졌다. 김 조합원은 병원에서 '대문니 11번 파절' 진단을 받은 상태다.
비정규직지회는 "사측이 차벽을 세우고 주위 50m까지 관리자들과 용역경비가 새까맣게 몰려왔다"면서 "관리자가 용역경비 2000여 명을 준비시켜놓고 조합원 400~500여 명을 들어내서 밀겠다고 했다가 지금은 소강상태"라고 전했다. 울산공장에는 지금도 현대차 관리직과 용역경비가 둘러싸고 있다.
▲ 20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비정규직 조합원들과 회사 측 관계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비정규직 노조는 지난 18일 새벽 회사 측이 비정규직 조합원을 감금 및 폭행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뉴시스 |
현대차 전주공장에서도 '집단폭행·납치'에 항의하던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260여 명이 관리자·용역경비직원 300여 명과 대치하며 1시부터 5시까지 부분파업을 벌이다가 조합원 세 명이 부상을 입었다.
노조 관계자는 "해고자 중에 전 조직부장이 앉아 있는데 트럭생산부장이 얼굴을 가격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며 "이 과정에서 조합원 한 명이 정강이를 차였고, 또 다른 조합원은 아스팔트에 누워 끌려나오다가 뇌진탕 증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세 조합원은 구급차에 실려가 치료를 받은 뒤 현재 귀가 조치된 상태다.
이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규직노조는 △폭력 당사자 처벌 △비정규직 노조 감시 금지 △지회장을 비롯한 노조 간부 13명 출입보장 △폭력사태 재발방지 약속 △폭력사태에 대한 공장장 사과 등 5가지 요구안이 수용돼 오후 4시부터 교섭을 재개한 상황이다.
박현제 비정규직지회장을 비롯한 4명은 본관에 들어가 윤갑한 사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려고 했으나 사장을 만나지 못하고 다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록 비정규직지회 정책부장은 "회사는 불법파견에 문제제기하는 노조를 폭력을 동원해 말살하려고 한다"며 "정몽구 회장이 비정규직 불법파견 문제에 대해 결단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폭력사태는 계속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조와 대치하던 중에 관리자 10명이 한 명씩 끌려나와서 오히려 폭행을 당했다"며 "회사 관리자들이 일방적으로 더 맞았다"고 주장했다. 회사에서 용역경비 2000여 명을 준비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몇 명이 투입됐는지는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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