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병이란 무엇인가?
건강하다는 것은 몸이 균형을 유지하고 환경에 잘 적응하고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병이란 몸의 균형이 깨지고 조정 능력이 상실된 상태', 즉 '항상성'이 깨어진 것이다. 몸은 언제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작용하고 있다. 체액은 Ph 7.2~7.4의 약알칼리성, 체온은 36.5도 내외가 건강상태인데 체온이 그 밑으로 내려가면 지한(脂汗), 피부 혈관의 수축, 오한 등을 통해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으며, 체온이 너무 높아지면 갈증을 일으켜 물을 공급케 하고 땀을 내어 체온을 조절한다.
몸은 세포가 복잡하게 얽혀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어떤 원인으로 균형과 조화가 깨질 때 몸은 이를 회복하기 위해 해로운 것은 거부하고 배척하며 필요 이상 쌓인 것은 속히 몸 밖으로 내보내려 한다. 예컨대, 변한 음식이나 독이 몸으로 들어올 경우 이를 빨리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토하거나 설사를 한다. 세균이 침입하면 이를 무력화시키고 백혈구의 활동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열을 낸다. 아이를 유산하는 것도 산모의 기력이 약하거나 태아가 불구 또는 기형일 때 산모의 생명 보존과 건강한 종족의 보존을 위한 것이다.
병은 곧 증상이요, 증상은 곧 치료법이다. 또한 '병'은 잘못된 생활을 바로 잡으라는 자연의 경고요, 몸의 반성적 자기발로이다. '병을 약으로 삼으라'는 성현의 말씀처럼 병은 나태와 이기, 탐욕과 오만을 버리고 이웃에 대한 무관심과 사회에 대한 무책임을 반성하라고 한다. 병은 배척할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사랑하고 감사해야 할 몸의 일부인 것이다.
3.질병은 왜 생기는가?
1) 반자연적인 생활에서 온다
하늘이 내린 생물의 수명은 성장기간의 5배라 한다. 성인이 되는데 25년이 걸린다면 인간의 수명은 125세 이어야 한다. 그런데 80세도 다 못 살고 죽는 사람이 많은 것은 무엇일까?
사람은 동물과 달리 서서 걷기 때문에 뇌가 고도로 발달하게 되어 문명의 발전을 이루기는 했으나, 대들보로 설계된 척추를 기둥으로 사용한 결과 등뼈의 부담으로 인해 부탈구를 일으켜 추골에서 나오는 신경과 혈관을 압박하면서 기계적 또는 화학적으로 미열을 냄으로써 심장, 신장, 혈관의 장해로 나타나게 된다.
한편, 불로 음식을 익혀먹게 되면서 자연이 주는 원초적 생명력을 잃게 되었고, 생존경쟁이 심해 남을 이기고 내가 살아야 한다는 삼역(하늘역, 사람역, 땅역)의 생활이 극에 이르면서 질곡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반자연 생활이 병을 일으키는 큰 원인이다.
2) 마음에서 온다
먹을거리와 입을 거리가 풍부해지고 사는 것이 편해졌지만 남들이 나보다 잘 사는 것 같아 만족보다는 불만 속에 살아간다. 탐욕은 반드시 불만을 낳고 불만은 자연스럽게 흘러야 할 몸의 기운을 막히고 꼬이게 한다. 막히고 꼬이고 뒤틀린 것이 병이다. 탐욕 못지않게 몸을 병들게 하는 것은 오만이다. 노자는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결코 공을 다투는 법이 없다. 항상 낮은 곳으로 흐르며 자기를 더럽혀 남을 깨끗이 하나 자랑하지 않는다' 하였다. 그러나 인간은 학식이 쌓일수록 교만해진다. 남보다 조금 더 가졌다고, 높은 자리에 있다고, 더 배웠다고 안하무인이다. 이런 오만불손은 자연에서 자신을 이탈시키고 사회에서 소외시킨다. 이것이 또한 병이 된다.
만족과 기쁨은 욕심을 채움으로써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욕심을 줄임으로써 올 수 있다. 건강 역시 자기 몸의 탐욕과 이기, 오만을 이겨내는 것에 다름 아니다.
3) 우리가 파괴한 생태계가 우리를 병들게 한다
식물은 햇빛을 받아 광합성을 하여 유기물을 만들고 흙으로부터 무기질을 흡수한다. 식물이 생산한 것을 동물이 먹고, 동물의 죽은 시체를 미생물이 분해하여 식물이 살아갈 수 있는 토양을 만든다. 자연의 순환 원리이다.
대지와 인체는 비슷한 얼개로 되어 있다. 바위는 곧 뼈요, 흙은 살이다. 강줄기는 핏줄이며 물은 피, 풀뿌리 나무뿌리는 모세혈관에 해당한다.
이 같은 자연을 인간은 눈앞의 이익을 위해 무참히 파괴하고 더럽히고 있다. 하늘은 매연과 먼지로 가득하고 땅은 깎이고 잘리어 상처투성이며 물은 썩어 코를 틀어쥐게 한다. 인간이야 말로 지구의 이단자요 자연을 갉아먹는 해충과 같은 존재이다.
농약과 비료의 지나친 사용, 무분별한 세제의 사용, 함부로 쏟아 붓는 음식찌꺼기, 사치와 낭비로 인해 늘어가는 공산품 쓰레기, 공장 폐수, 쉴 새 없이 뿜어대는 자동차와 공장의 매연 등은 인간의 게으름과 물질만능주의가 낳은 것이다. 삶의 터전인 공기와 땅과 물이 썩고 있는데 나 혼자 건강하기를 바라는 것은 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하는 일과 다를 바 없다.
4) 잘못된 식의주생활에서 온다
몸에는 땅의 정기와 정서가 살아 숨쉰다. 제 땅에서 제 철에 난 음식을 먹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름 음식은 찬 성질을 가지고 있어 더위를 이길 수 있게 해주며 가을에 난 곡식과 과일은 더운 기운으로 찬 겨울을 나는데 도움을 준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맛에만 빠져 여름에도 겨울음식을 찾고 겨울에도 찬 것을 먹는 일이 많다. 외국 농산물과 각종 첨가물, 공해와 농약으로 범벅이 된 음식이 밥상을 차지하고 있다. 고기를 좋아하고 편식, 폭식을 일삼고 영양 많은 껍질을 버리고 부드러운 속살만 먹으려 한다. 육식, 폭식, 가공식은 사람을 급하고 공격적으로 바꾼다.
옷은 멋을 위해 몸에 꼭 달라붙는 것을 입는다. 추우면 두꺼운 옷으로 피부가 공기와 만나는 것을 막아 버린다. 피부는 단순히 몸을 감싸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호흡, 흡수, 배설, 감각, 보호 작용 등 중요한 일을 한다. 그런데 이 같은 생활은 피부의 기능을 약화시켜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잃게 해 제 역할을 어렵게 한다. 피부가 약해지면 내장이 약해진다. 잘못된 옷 문화가 병을 부르는 것이다.
집은 두터운 시멘트벽에 단열제를 붙이고 이중삼중창을 만든다. 그리고 문을 꼭꼭 닫아 바깥과 완전히 차단한다. 집이 숨을 쉬어야 사람도 숨을 쉰다. 흙으로 벽을 바르고 창호지로 창살을 붙인 옛 집들은 살갗처럼 숨쉬고 습도까지 조절해 주었다. 자연과 조화된 주거 형태를 버리고 밀폐된 공간에 가두는 어리석은 생활이 몸을 갉아 먹는다.
5) 햇빛, 산소, 물, 소금, 비타민C의 부족에서 온다
건강하기 위해서는 햇빛과 산소, 물, 소금, 비타민C가 적절히 보급되어야 한다. 음식, 특히 고기나 가공식품이 소화,흡수되는 과정에서 많은 일산화탄소가 생긴다. 일산화탄소는 산소를 만나 이산화탄소가 되어 호흡, 대소변, 방구, 트림 등을 통해 몸 밖으로 나온다. 산소가 부족하면 일산화탄소는 독소로 몸에 쌓인다.
몸에 물이 70~80%에 이르고 순환이 잘 되고 있다면 그는 건강한 사람이다. 물이 부족하면 각종 신진대사가 안되어 갖가지 이상을 겪게 된다. 각종 영양소들이 녹을 수 없고, 필요한 곳으로 나르지 못한다. 영양분을 소화.흡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열이 밖으로 발산되지 못해 체온이 조절되지 못한다.
소금은 제독, 소염, 살균, 방부작용을 비롯해 피를 맑게 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소금이 부족하면 무력증이 오고 각 장기가 힘을 잃어 신진대사가 불가능하다. 소화가 안되고 대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다. 그러면 몸에 노폐물과 독소가 가득 차게 된다. 또 병균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져 세균이 조금만 몸에 들어와도 질병에 걸리는 허약 체질이 되며 몸에 생긴 염증도 쉽게 삭지 않는다.
비타민C는 신진대사를 돕고 혈구를 재생시키며 몸의 저항력을 높여 주며 몸의 각 점막과 점막을 튼튼하게 연결시켜 준다. 비타민C가 부족하면 괴혈병에 걸리는데 피부점막이나 혈관이 헐어 출혈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비타민C가 충분히 공급되면 세균에 잘 감염되지 않으며 피하출혈이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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