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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법정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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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법정 구속

법원, 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4년, 벌금 50억 원 선고

회사와 주주들에게 수천억 원의 손실을 떠넘긴 혐의로 기소된 김승연(60) 한화그룹 회장이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기업 총수에게 실형이 선고된 건 1996년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사건 이후 16년 만이다.

한화그룹은 항소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16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서경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 회장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억 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또 한화그룹 경영지원실장으로서 김 회장의 지시를 이행한 홍동욱 여천NCC 대표이사와 한화국토개발 대표이사로 비자금 조성에 가담한 김관수 씨에게 각각 징역 4년에 벌금 10억 원과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회장은 한화그룹의 지배주주로서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이 (지위)를 이용해 부실 차명회사를 불법으로 지원하고 배임 범죄를 저질러 계열사 피해가 2883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또 김 회장이 "상당한 액수의 양도소득세를 포탈하고도 모든 책임을 실무자에게 전가해 반성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회사에 수천억대에 손실을 끼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서부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 사건은 지난 2010년 8월 19일, 금융감독원이 한화증권 퇴직자에게서 비자금 용도의 차명계좌 5개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대검찰청에 한화그룹 비자금 수사를 의뢰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같은 해 9월 16일 서부지검은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와 여의도 한화증권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어 검찰은 지난 2월 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 회장에게 징역 9년에 벌금 1500억 원을 구형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판결에 따라 한화그룹의 향후 행보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장 한화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생명이 추진해 온 동양생명과 ING생명 동남아법인 인수가 무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화그룹은 판결 직후 "김 회장의 공동 정범 등에 대한 유죄 인정에 대해 법률적 다툼의 소지가 상당하다"며 "항소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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