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한화그룹이 김승연 회장의 돈으로 보이는 수백억 원을 전·현직 임직원 등의 이름으로 된 차명계좌 50~60개에 나눠 관리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검찰은 또 일부 한화 관계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돈이 김 회장의 자산으로 분류돼 있었고 그룹 내 회장 최측근들이 10∼20년 동안 관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확인한 계좌에 들어 있는 돈은 상당 부분 주식에 투자돼 있고, 일부가 김 회장 친인척에 건네진 흔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화그룹 관계자는 "검찰이 확인했다는 50~60개 계좌 역시 김 회장이 오래전부터 갖고 있던 개인 상속재산일 뿐"이라며 "김 회장 개인 비자금이나 그룹 차원에서 불법으로 조성한 비자금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 돈의 일부가 김 회장의 정관계 로비용 비자금일 수도 있다고 보고 해당 계좌에 이름을 빌려준 전.현직 한화 임원들을 조만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또 이 돈이 김 회장의 비자금이 아니라면 다른 계좌에 비자금이 은닉돼 있을 수 있다고 보고 계좌추적에 주력키로 했다.
검찰은 경우에 따라서는 김 회장을 직접 소환해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지난 2004∼2005년 한화그룹이 비자금 87억 원으로 대한생명 인수를 앞두고 정관계 로비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수사를 받은 바 있다.
검찰은 현재 한화그룹 본사와 한화증권에서 압수한 회계장부와 보고서 등을 정밀 분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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