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쓰리엠(3M)·유성기업·SJM 등 용역경비직원이 투입된 사업장에서의 용역폭력 실태를 증언하는 자리가 국회에서 마련됐다.
민주통합당 용역폭력진상조사단은 10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용역폭력 피해자 증언대회'를 열고, 용역폭력의 실태와 대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5월 직장폐쇄로 사측과 대치했던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관계자는 "용역직원이 차를 몰고 조합원에게 돌진해서 13명이 공중에 붕 떴다가 도로에 이리저리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다"며 "용역에게 맞아 두개골이 함몰돼서 6시간 넘게 수술을 한 사람, 삼각대에 광대뼈가 찍혀서 뼛조각을 일일이 주워서 안에서 봉합하는 장시간 수술을 한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5월 노조가 쟁의행위에 돌입하기도 전에 회사가 기습적으로 직장폐쇄를 하고 용역직원을 투입했다"며 "유성기업을 치고 간 용역이 빠질 때 '다음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다음 목표는 경기도 금속노조 사업장이다'라고 얘기했다. 우리가 알기 이전에 (용역 투입이) 벌써 계획돼 있었다"고 말했다.
정준위 금속노조 SJM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쟁의조정절차를 거쳐 합법적으로 4시간 파업 등 부분파업을 했고 전면파업은 하지 않았는데, 회사가 지난달 27일 직장을 전면 폐쇄하고 용역을 투입했다"며 당시 용역이 던진 자동차부품인 벨로우즈를 들어보였다.
박근서 한국쓰리엠지회장은 "용역직원들이 조합원을 감금해놓고 대놓고 구타하며 '억울하면 고소하라'고 말했다"며 "용역들은 '그래봤자 벌금만 내면 되는데, 그 벌금은 너희들 회사에서 내준다'고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쓰리엠은 SJM과 마찬가지로 용역경비업체 컨택터스(CONTACTUS)가 투입된 사업장이다.
박 지회장은 "용역한테 두드려 맞고 구속당하고, 용역한테 맞고 손해배상 신청을 당하고, 용역한테 맞고 해고당하고, 우리가 억울해서 고소고발하면 받아들여지지 않는 과정들이 너무 큰 상처로 다가왔다"며 "컨텍터스가 한국쓰리엠 폭력사건으로 영업정지를 당했을 때 언론이나 정치가 관심을 가졌으면 SJM 폭력사태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폭력사태를 방관했다는 지적도 일었다. 정 수석부지회장은 "폭력사태 당시 쇳덩이에 맞아 머리가 찢어진 조합원이 경찰에게 살려달라고 호소했지만 경찰은 가만히 구경만 하고 있었다"고 호소했다. 유성기업 노조 관계자는 "경찰이 3D채증을 근거로 조합원을 구속했지만, 두개골이 함몰된 조합원의 사진을 제출해도 용역경비는 구속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산인권센터 박진 활동가는 "여성만 있는 사업장에서는 용역직원이 성기를 빗댄 욕설을 하거나 '내가 너를 주차장에서 봤다'는 식의 일상을 감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다"며 "이러한 일상적인 폭력 뒤에는 회사가 있고, 노조파괴를 컨설팅하는 업체, 적극적으로 직무 유기하는 경찰, 노동부가 있다"고 비판했다.
권영국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은 "현행법상 용역폭력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하지만 경비업법을 위반하면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권 노동위원장은 또 "미성년자는 경비업법상 경비가 될 수 없는데, 용역직원 가운데 미성년자도 있었고, 용역업체는 경찰에 제대로 신고도 안 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용역폭력 국정조사 벌일 것"
이에 이번 행사를 주관한 민주통합당 용역폭력진상조사단은 SJM 노조 용역 폭력사태를 방조한 경찰과 고용노동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국회 차원에서 용역폭력에 대한 국정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SJM 노조 용역 폭력사태를 "헌법이 보장한 시민권과 자유, 정의를 짓밟는 행위"로 규정하며 "국회 차원에서도 국정조사 및 청문회를 통해 알리고 재발방지책을 만드는 첫 걸음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경찰에 대한 엄중한 수사를 촉구하고, 이 야만적 기업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며 "국회 환노위 차원에서 반드시 국정조사를 이루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장하나 의원은 "폭력 현장에 경찰의 비호가 있었다는 점을 참을 수 없다"며 "경찰은 이번 사태에 대해 앞으로 스스로 내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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