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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사대 동원된 노동자 우울증 산재 인정

"유성기업서 반감금 상태로 노동…쇠파이프 받고 구사대 동원돼"

직장폐쇄로 공장에 고립된 상태에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구사대로 동원돼 동료를 진압하다가 우울증을 앓았던 유성기업 노동자가 산업재해를 인정받았다.

노무법인 이유와 전국금속노동조합은 9일 "직장폐쇄 후 장시간 노동을 강요당하고 사측의 출입통제 등으로 우울증에 걸린 A(50) 씨가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로부터 6일 산업재해를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직장 폐쇄로 노사가 대립하는 상황에서 걸린 우울증이 산재로 인정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노무법인 이유에 따르면 지난해 5월 18일 유성기업이 직장을 폐쇄하자,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조합원이었던 A 씨는 노조를 탈퇴하는 조건으로 29일 회사에 복귀했다.

이후 유성기업은 공장 밖의 금속노조 조합원과의 접촉을 막기 위해 공장 현관문을 걸어 잠가 반(半) 감금 수준에서 일을 시켜왔고, A 씨는 하루 최고 15시간 30분, 6월에는 연장근로만 109.5시간을 하는 등 살인적인 노동강도에 시달렸다. A 씨는 공장 탈의실에서 스티로폼을 깔고 선잠을 잤으며, 일하는 동안에도 화장실을 가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았다.

유성기업은 또한 작업 중에 '긴급 상황'이라며 A 씨에게 쇠파이프와 삼각대를 나눠주고, 금속노조 조합원과 대치하는 '구사대' 역할을 강요했다. A 씨는 "오랫동안 함께 일한 동료들이라 마스크나 수건으로 얼굴을 가려도 누군지 알아볼 수 있었다"며 "공장에 복귀한 것에 대한 후회와 자괴감, 나를 구사대로 동원한 회사에 대한 배신감에 시달렸다"고 증언했다.

결국 A 씨는 심각한 불면증, 초조, 불안증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수차례 자살시도를 하는 등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지난해 8월 중증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감금, 구사대동원, 장시간 노동 등에 대한 스트레스를 포괄적으로 인정하며 A 씨의 산재를 승인했다.

한편,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는 지난해 5월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과 관련한 교섭이 결렬돼 2시간 잔업을 거부하는 부분파업을 결의했었다. 이후 유성기업은 파업 전 공격적 직장폐쇄→용역직원 투입→사측 친화적인 노조 출범 및 공장 선별복귀라는 시나리오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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