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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피의자에게 '원산폭격' 시키고 욕설"

인권단체 "화물차 방화 사건 수사 경찰, 화물연대 조합원과 가족에 가혹행위"

지난달 24일부터 울산 화물차 연쇄방화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이 피의자인 화물연대 조합원과 가족에게 가혹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권단체 연석회의는 24일 서울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화물연대 조합원의 가족에게 이른바 '원산폭격'을 시킨 다음 온갖 욕설을 퍼붓는 등 불법 강압수사와 인권 유린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화물연대 조합원 지모 씨의 조카인 이모 씨는 이모부에게 자신의 차량을 빌려준 일로 지난 13일 저녁 자택에서 울산남부경찰서 경찰들에게 체포됐다.

민주노총 법률원의 이주현 변호사에 따르면, 경찰들은 집 앞 주차장에서 퇴근하는 이 씨의 팔을 뒤로 꺾어 수갑을 채우고 현관문 비밀번호를 대라고 강요했다. 경찰들은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이 씨에게 무릎을 꿇리고 바닥에 머리를 박는 이른바 '원산폭격'을 시킨 후, "압수수색 장면을 보지 말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이 씨는 주거지 압수수색 과정에서 압수목록을 교부받지 않았고, 체포 여부도 통지받지 못한 채 경찰에 연행됐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이 씨는 "이모부가 부탁해서 차량을 빌려줬을 뿐"이라고 대답했지만 경찰은 "이모부와 범행을 같이 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그러나 16일 범인 도피 및 일반건조물 방화 방조 혐의로 구속된 화물연대 조합원 지 씨는 "화물연대 요청으로 다른 조합원 두 명을 태워줬을 뿐이고 그들이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 씨와 이 씨가 화물차 방화범과 공조해 범인을 차량에 태워 달아나게 했다고 추측한 것으로 보인다.

지 씨의 아내 양모 씨는 "13일 저녁 9시경, 경찰이 왜 왔는지도 알려주지 않고 압수수색영장만을 제시한 뒤 다짜고짜 휴대전화를 빼앗아 배터리를 분리하고, 집안의 물건들을 가져갔다"고 말했다.

양 씨는 "다음날 경찰이 내가 운영하는 가게로 찾아와서 내가 입을 열지 않으면 남편이 혐의를 다 뒤집어쓴다고 협박했다"며 "의심되는 사람 이름을 대면 남편 형량의 1/3을 줄여주겠다, 둘은 부부이니 당신이 말한 것은 남편이 말한 것과 같다고 추궁했다"고 말했다.

양 씨는 또 "경찰이 남편을 체포하는 6시간 동안 조카를 경찰차량에 강제로 탑승시켜 최고 시속 160~180km로 내달리는 등 불법 감금했다"며 "조카는 현재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법률원은 "형사소송법 129조, 219조는 경찰이 압수목록을 교부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대법원은 경찰이 무릎을 꿇게 하고 소위 '원산폭격'을 시킨 행위가 가혹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권영국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은 "범죄를 수사한다는 명분으로 경찰이 앞장서서 범죄를 행하고 있다"며 "수사를 위해 인권침해는 불가피한가"라고 따져물었다.

울산남부경찰서 관계자는 "(화물연대 주장의) 사실관계에 대해 설명하는 브리핑 자료를 만들고 있다"면서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원산폭격' 등 가혹행위 논란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요즘 시대가 어느 시댄데 그런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경찰차가 시속 200km로 달렸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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