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참여를 둘러싼 내부 갈등 끝에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공식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용득 위원장은 23일 '조합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한국노총의 분열상 책임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오로지 저의 부족함과 잘못으로 기인한 것"이라며 "총체적 책임을 지고 제가 위원장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난 활동은 정말 힘든 시기였다. 이명박 정권과 노동부의 반(反)노동정책으로 인해 무엇 하나 이뤄진 게 없다"면서 "이럴 때 저는 마지막으로 정치적 힘을 바탕으로 반전의 기회를 노리고자 민주통합당과의 통합을 꾀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건강관리 부족과 제 부족한 리더십으로 지난 몇 달 간 계속 노총의 분열을 초래했다"며 "이명박 정권의 반노동정책과 여당의 부자정책으로 서민의 고통이 가중될 때 우리가 분열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노총은 민주통합당과의 통합으로 대내외 위상을 높였다"며 "우리가 하나로 뭉치면 19대 국회에서 여소야대 환노위 구성으로 노조법 재개정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 본인이 사퇴하더라도 민주통합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말라고 호소한 셈이다.
이 위원장은 "건강을 추스르는 대로 노조법 재개정, 비정규차별철폐, 정권교체, 대선승리와 한국노총 발전, 노동운동 강화라는 목표를 위해 또 다시 새로운 길을 개척할 것"이라며 "저의 사임이 논란의 종지부가 되고 화합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을 지지해 온 한국노총에서 이 위원장은 지난해 1월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 파기'를 내걸고 당선됐다. 그러다 민주통합당이 4.11 총선에서 패배하면서 그는 한국노총 내 새누리당 지지파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왔고, 최근 일부 산별연맹 위원장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7일 대의원대회에서 이 위원장이 공식 사퇴하면 조만간 위원장 보궐선거가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나머지 임원들의 임기가 1년 6개월 남은 만큼 한국노총은 당분간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