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을 지지해 온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보수파와의 내홍 끝에 사실상 사퇴할 뜻을 밝혔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한국노총 산하 산별연맹 위원장과 지역본부 의장단은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이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이 위원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위원장은 오는 27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공식적으로 사퇴의사를 표명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한국노총 내 새누리당 지지파에 대한 이 위원장의 패배로 풀이된다.
한국노총은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고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맺었으나, 지난해 1월 당선된 이 위원장은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를 파기해 보수파의 반발을 샀다.
이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야권통합정당(민주통합당)에 지분참여를 하겠다고 결정하면서 내홍은 깊어졌다. 대의원대회 결의사항을 두고 자동차·택시노조연맹 등 10개 산별연맹은 법원에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반발했다.
그러다 지난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이 패배하고 당 대표 선거에서 한국노총이 공식 지지했던 김한길 후보가 떨어지면서 이 위원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이 위원장이 임기를 1년 6개월 앞두고 사퇴하면 조만간 위원장 보궐선거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노조법 개정, 타임오프 폐지 등을 내건 야당과의 정책연대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위원장이 사퇴하더라도) 야당과의 정책연대 기조는 유지한다고 합의된 것으로 안다"며 "다만 위원장 보궐선거가 열리면 나머지 임원들의 임기가 1년 6개월 남은 만큼, 당분간 한 지붕 두 가족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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