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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 라이즈> 감독·배우 "총기난사 희생자에 깊은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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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 라이즈> 감독·배우 "총기난사 희생자에 깊은 애도"

美 대선 후보 잇따라 "유감"…총기 규제엔 '묵묵부답'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후폭풍이 거세다. 이번 사건이 올해 최고의 흥행영화 중 하나로 기대받고 있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상영하는 극장 안에서 일어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올해 가을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총기 관리체제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일고 있다.

사건은 20일(현지시간) 오전 12시 30분 콜로라도주 덴버시 외곽 오로라 지역의 한 극장에서 터졌다. 이날 자정을 기해 첫 상영된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보던 관객들은 상영 시작 15분 만에 경찰관 복장에 방독면을 쓰고 들어온 한 남성을 목격했다. 극장 측에서 마련한 이벤트로 여겨졌던 이 남성은 하지만 곧바로 총기를 난사하기 시작했고 극장 안은 아수라장이 됐다. 오로라 경찰 측은 이번 총기난사로 미성년자를 포함해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5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 20일(현지시간) 총기난사 사고가 터진 미 콜로라도주 덴버시 외곽 오로라 지역의 극장 앞에 놓인 촛불. ⓒAP=연합뉴스

용의자, 전과 없는 24세 백인 남성


이번 사건의 용의자인 제임스 이건 홈스는 사건 직후 극장 앞 주차장에서 별 다른 저항 없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 지역 주민은 홈스는 24세의 백인 남성으로 콜로라도 의과대학을 지난달 중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별 다른 전과도 없었다.

하지만 홈스의 집을 덮친 경찰은 무단침입시 건물 자체를 날려버릴 수 있게 설계된 폭발물과 마주쳤다. 또 인터넷에서 구입한 6300발의 총알과 철삿줄, 올가미, 대형탄창뿐 아니라 박격포로 추정되는 무기까지 발견했다. 홈스는 극장으로 갈 때도 지역 상점에서 구입한 AR-15 자동소총과 글록 권총, 엽총으로 중무장했다.

수 년 전 어린이 캠프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던 홈스는 사건을 일으키기 2주 전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 "내가 교도소에 가면 면회하러 와주겠어요?"라며 사전에 범행을 암시하는 듯한 글을 남기기도 했다. 현재 다른 재소자들과 격리 수용되어 있는 홈스는 범행동기에 대해 입을 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범행이 우발적이지 않고 수 개월 간에 걸쳐 면밀히 준비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배트맨' 감독·배우도 유감 표명

이번 사건이 미국에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 개봉 날짜와 맞춰 터지면서 영화 제작진과 출연 배우도 애도의 뜻을 표했다. 영화 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는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을 비롯한 주연배우들의 기자회견 등 관련 행사를 모두 취소하겠다고 20일 밝혔다. 프랑스 파리에서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개봉 행사도 취소됐다.

놀란 감독은 배급사를 통해 "배우와 스태프를 대신해 어이없는 비극으로 슬픔에 잠긴 주민들에게 깊은 애도를 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희생자들의 면면을 알지는 못하지만, 그들이 그날 밤 영화를 보기 위해 그 곳에 있었다는 것만은 알고 있다. 영화는 위대한 예술의 한 형식으로서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함께 보고 나누는 것은 매우 소중하고 즐거운 경험이라고 믿고 있다. 영화관은 내게 집처럼 소중한 곳이다. 하지만 이처럼 순수하고 희망찬 공간을 누군가 참을 수 없이 야만적인 방식으로 짓밟았다는 사실이 엄청난 충격과 비탄에 빠지게 만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에서 배트맨 역을 맡은 배우 크리스천 베일도 21일 성명에서 "말로는 내가 느끼는 이 공포를 다 표현할 수 없다"며 "희생자와 그들의 사랑하는 가족들이 느낄 고통과 슬픔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보낸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은 홈스를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전편에서 악당 '조커'로 등장해 열연한 뒤 호텔에서 약물 중독으로 사망한 배우 히스 레저와 비교하기도 했다.

미국의 주요 극장들은 이번 총기난사가 터진 후 극장의 보안 인력을 늘리고 관객들의 소지품 검사 강화에 나섰지만 극장 안에 총기를 갖고 들어오는 것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어서 불안감은 여전하다.

美 대선 후보 잇따라 "유감"…총기 규제엔 '묵묵부답'

백악관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희생자의 유가족을 만나 위로하기 위해 콜로라도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엿새간 미 전역 공공건물과 군 부대 등에서 조기를 게양하라고 지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건 직후인 20일 오전 긴급 성명에서 "정부는 말할 수 없이 어려운 순간을 맞은 오로라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라고 밝혔다. 또 이날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서 연 연설에서 "도대체 무엇이 같은 인간에 대해 이런 테러를 가하도록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이런 폭력, 이런 악은 부문별한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공화당 대선주자인 밋 롬니도 "이번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이 빨리 정의의 심판을 받길 기대한다"며 유세를 잠정 중단했다.

하지만 두 후보는 이날 반응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총기 규제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아 총기 소유를 지지하는 진영의 '표'를 의식한 게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한 상태다.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은 21일 트위터로 희생자에게 애도를 표하면서도 "미 의회는 총기에 관해 잘못된 법률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이례적으로 미국의 총기정책을 직접 비판했다. 멕시코 내 악명 높은 마약 카르텔에 의해 발생하는 폭력의 배경이 미국에서 불법 반입되는 총기 때문이라는 의중이 반영된 주장이다.

대표적 총기 규제론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과 총기반대 단체들도 일제히 오바마와 롬니를 향해 총기규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번 총기난사가 발생한 극장은 1999년 학생 2명의 총기난사로 13명이 사망하고 23명이 다쳤던 콜럼바인 고등학교와 불과 21㎞ 떨어져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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