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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한윤수의 '오랑캐꽃']<543>

기계가 내려와 새끼손가락을 찧었다.
한국인 과장이 병원에 데려가 엑스레이를 찍고 다시 데려왔다.
그걸로 끝이었다.

태국인은 매일 기숙사에 앉아 안티프라민을 발랐다.
열하루씩이나.

사장님이 단단히 화가 났다.
아프면 병원에 가든지, 안 아프면 일을 해야 하는데, 이도 저도 아니니까.
틀림없이 꾀병으로 본 거다.
"너 무단이탈로 신고할 거야."

당황한 태국인이 그제서야 찾아왔다.
나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임마, 니가 동굴에 사는 원시인이냐?"
"아니요."
"그럼 동굴에 앉아 쑥 찧어 바르는 원시인하고, 기숙사에 앉아 안티프라민 바르는 너하고 뭐가 다르냐?"
"글쎄요."
"왜 병원에 안 가?"
"아무도 가라는 사람이 없어서요."
"지금 당장 못 가?"
"가면 되잖아요!"

의사가 치료 후 말했다.
"나으려면 아직 멀었어. 닷새 후에 또 와요."

그걸 근거로 산재를 신청해주었다.

*버럭 : 4일 이상 치료해야 산재가 된다. 그는 단 하루만 치료받았으므로 산재도 아니었다. 나는 산재로 만들어 주기 위해 소리를 지른 것이다. 그래야 무단이탈이 안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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