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에 따르면 MBC는 지난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열린 인사위원회 결과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를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MBC에서 해고된 이는 총 8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최 PD는 <PD수첩>의 간판 PD로 활약하며 황우석 교수의 논문조작 사건 보도, 검찰 스폰서 보도 등을 진두지휘했다. 박 기자는 <뉴스투데이> 연출을 담당하며 이 프로그램 시청률을 동시간대 뉴스 중 1위까지 끌어올렸다.
이들뿐 아니라 인사위에 회부된 인사 전원이 정직 이상의 중징계를 받았다.
드라마 <내조의 여왕>을 연출한 김민식 PD(노조 부위원장)와 <커피프린스 1호점> 제작에 참여한 전흥배 촬영감독, <PD수첩>의 이중각 PD가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고, <남극의 눈물>, <PD수첩> 등을 연출한 김재영 PD, 강재형 아나운서는 정직 3개월의 결정을 받았다. <나는 가수다>의 신정수 PD 역시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최승호 PD ⓒ프레시안(최형락) |
특히 전직 노조위원장들을 모조리 해고했다는 점도 사측의 강경한 입장을 뒷받침하는 처사로 풀이된다. 최 PD는 지난 2003년부터 2005년 사이 노조위원장을 지냈고, 박 기자 역시 2007년부터 2년간 노조위원장을 맡았다.
최 PD는 "이른바 '상징성 있는 인물'을 모조리 솎아내겠다는 것"이라며 "방송을 제대로 하고 싶어서 파업에 참여했는데, 그걸 이유로 해고까지 할 줄은 몰랐다"고 비판했다.
그는 "결국 이번 인사위 결정은 이명박 정부가 배후에서 김 사장을 보호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노조를 근원적으로 말살하겠다는 의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MBC 노조는 곧바로 성명을 내 김 사장 취임 후 8명의 대량해고자가 발생했다며, 이를 "전두환 정권 이래 최대의 언론 대학살"로 규정했다.
이어 "기준도, 사유도 없는 해고와 중징계는 당사자는 물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상식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학살자를 이기는 길은 죽을 각오로 싸우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MBC 노조는 이번 인사위 결과를 규탄하기 위해 내일(21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MBC 본사 남문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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