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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새

[한윤수의 '오랑캐꽃']<538>

우람한 남자는 합법,
날렵한 여자는 불법,
둘이 붙어 서서 떨어질 줄을 모른다.

사출 공장 사모님이 태국인 남녀를 데리고 왔다.
"둘 다 데리고 있고 싶은데, 영 말을 안 듣네요."

남자는 공손한데 비해
여자는 사모님을 흘겨보면서
"칫!" 소리를 연발한다.
불만이 많은가 보다.

나가려는 이유를 묻자 여자 왈,
"일이 힘들고 월급이 밀려서요."
그렇다면 못 말린다.
*나는 새에게 여기 앉아라 저기 앉아라 할 수 있나?

반면에 남자는 순진한데다 사모님한테 미안해서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나 여자가 팔짱을 착 끼며
"사모님이 좋아? 내가 좋아?"
묻는 바람에 간단히 결론이 났다.
나가는 걸로!

둘 다 내보냈다.

*나는 새 : 합법은 법에 매여 꼼짝도 못하지만, 불법은 오히려 새처럼 자유롭다. 저 가고 싶은 대로 간다는데 누가 말려? 이것이 불법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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