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연극 'TAXI,TAXI'와 삼성자본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연극 'TAXI,TAXI'와 삼성자본

[김상수 칼럼] 부패한 자본권력에 맞서는 힘

필자가 쓰고 연출한 연극 TAXI,TAXI를 끝내고

나는 대학로에서 TAXI,TAXI라는 제목의 연극을 지난 5월 1일 끝냈다. 이 연극은 우리사회 폭력의 정체에 대해서 질문한 연극이었다. 우리사회 연극예술이 '사회언어로의 연극예술'임을 을 확대, 심화시키고자 한 노력으로 한 작업이다. 이는 비판과 고발이라는 연극의 속성이 한국사회에서 너무나 절실한 명제-테제-임을 뜻한다.

삼성자본의 반자본

이번 연극에서 비판은 '재벌삼성'이었다. 재벌자본이란 자본의 증식성이 속성이지만 한국사회에서 재벌의 속성은 너무나 천박하기 짝이 없다. 기실 자본의 증식은 일정한 한계에 도달하고 만다. 이를 일컬어 '경제생태학'의 양면성이라고 할까? 자본의 시공간이 아무리 '글로벌리티'하다고 해도, 일정한 '장소'에서 제약받기 마련이다. 장사치들은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고', '끊임없이 뭔가를 팔아먹을 수' 있단 착각을 일삼지만, 결국은 한 '장소'에 귀착된다. 이것은 자연법칙과 같은 경제원칙이다. 하물며 한 사회공동체에서 그저 파먹고 또 파먹기만 하는 재벌의 남루함이란, 기실 우리사회의 폭력의 실체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곧 재벌 삼성이 계속되는 경제위기에서도 사상 최대의 매출 잔치를 벌일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이 물가불안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이명박 집단의 정권이 인위적으로 고환율 정책을 펼치면서 가능했다. 이것이야말로 정경유착의 실체이자 자본에 기생하는 정치권력의 한계다.

시장의 속성에서 삼성재벌은?

시장의 속성에서 시장의 그 본질은 시장의 공간 안에서 한계지어진다. 아무리 시장이 넓다고 해도, 시장은 스스로 장(場)을 담고(contain) 또 누른다(push). 그러나 이명박 집단의 정권은 재벌건설업체들의 하도급업체들과의 불공정 배불리기도 방조하고 있다. 삼성 등 재벌기업들에 매수된 <조중동> 등의 기득권언론, 검찰, 금융감독기구, 하나같이 재벌 삼서의 눈치를 본다. 이런 나라는 거의 드물다.

지금 재벌삼성이 본사를 미국 뉴욕으로 옮긴다면? 삼성이 누리는 저 초법적 특권을 미국에서도 과연 누릴 수 있을까? 과연 뉴욕주당국의 법치나 시장경쟁 룰이 삼성의 일탈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결국 미국의 시장이란 미국의 시장공간 안에서 구획된다. 시장은 시장이지만, 시장의 본질에는 일정 질서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왕왕 삼성이 얘기하는 '미국으로 본사를 옮긴다'는 얘기야말로 사기고 대국민협박이다. 하물며 '노조 없는 기업, 무오류기업'이라? 삼성 등 한국 재벌기업들이 일본이나 미국에서 법인세를 물고 사업해 보라. 불가능하다. 어떻게 법인세까지 탕감하는 기업들이란 일본이나 미국에선 존재가 어불성설이다.

삼성재벌의 위기

재벌삼성처럼 수십만명 직원을 거느리고 '무노조 경영'을 지속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소위 '선진국'이 어디에 있을까? 알량한 기업지분으로 전체 그룹을 지배하면서 아들딸들에게 돈을 집어주고 횡령하면서, 세금 제대로 내지 않는 나라가 어떻게 기업경영권 까지 승계를 받을 수 있을까? 그런 '선진국'이란 불가능하고 불가사의하다. 선진국 어디가?

나는 연극 TAXI,TAXI에서

삼성전자반도체 여자노동자들의 죽음을 고발했다. 연극 TAXI,TAXI에서 여자 택시 운전수 유미란은 딸 미루와 단둘이 살고 있다. 유미란의 딸 미루는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백혈병에 걸리게 된다. 또래 아이들이 누리는 화장하는 즐거움마저 반도체공장에선 못하게 한다. 연극에서 엄마의 마음은 항상 아프기만 하다. 엄마는 딸이 백혈병으로 반도체 공장을 그만둔 뒤에야 비로소 화장할 수 있게 됐다.
ⓒ김상수

이 연극의 택시운전수 유미란의 대사는 이랬다.
운전수 "이봐요! 당신들 회사 우리 딸 같은 여공들 뽑을 때 계약서에 싸인하라고 했지요? 싸인도 한 장 두 장도 아니고. 뭐하지 마라! 뭐하지 마라! 싸인이 열장도 넘어! 이봐요! 그 아이들 다 열아홉에서 스물하나 둘 셋이야! 다 이쁜 아이들이고 다 이쁘고 싶은 나이들이야. 뭐야? 화장하지 말라고? 화장하면 화장품 가루가 반도체 기계에 날린다고? 이봐! 공장 아이들도 새 옷 사 입고 이쁘게 보이고 사내새끼들 만나고 싶고, 이쁘고 싶어서 화장할 나이야! 너희 회산 기계는 소중하고, 사람은? 사람은? 소중 안 해? 회사는 심장이 없지만, 회사에서 일한 내 딸과 딸 같은 여자애들은 다 사람들이야! 사람은 다 심장이 있어! 인간은 말이야, 심장이 펄떡펄떡 뛴다 말이야!"

엄마 유미란은 딸 미루를 위해 재벌삼성의 부당함과 맞서 싸우기 시작한다. 거대한 사회에 부딪히면서 좌절하고 분노하며 대항하지만 착한 사람들이 넘기엔 그 벽은 높고 두껍기만 하다. 이렇듯 반도체 공장의 자동생산처럼 오늘 날 자본만능의 자동화 현상은 인격체와 비인격체를 가리지 않음은 물론이고, 인간의 내밀성까지 마구 파고든다. 이 자동화로 인해 소 돼지뿐만이 아니라 인간의 삶도 쓰레기처럼 함부로 취급되고 인간관계까지 무참하게 파괴되는 지경이 됐다. 연극 TAXI,TAXI의 등장인물들은 바로 이런 기형적인 현상에 맞서 싸운다.
ⓒ김상수

재벌삼성 등, 한국사회의 어둡고 잔인한 부분에 밀착하여 우리들 삶이 해체되어가는 과정, 그 속에서 아이러니한 삶, 출구가 보이지 않는 절망적인 정황들, 그러나 반대로 삶이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나는 연극에서 말했다. 그래서 병든 사회를 향한 질문과 인간으로의 저항, 끝내는 포기할 수 없는 인간으로의 희망을 드러내 보임으로써 우리들 삶의 정체성을 나는 질문했다.

고등학교 졸업한 여자애들을 뽑아놓고

삼성전자반도체는 고등학교 졸업한 여자노동자들을 뽑아놓고 반도체를 만들라고 했다. 갖가지 화학물질을 반도체 공정에서 만지다가 어린소녀들이 막 죽어나갔다. 이건 지옥도(地獄圖)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그의 딸자식들을 그렇게 방치할 수 있었을까? 나는 연극 TAXI,TAXI에서 다음과 같은 대사를 배우에게 줬다.

운전수 "샴숑은 살인면허라도 가진 회사야? 돈 500에 내 딸 생명을 처리하겠다고? 그래! 나도 안다! 아무도 샴숑에 대해선 말을 못한다. 샴숑이 무슨 짓을 하든. 왜 샴숑만 가지고 그러느냐고? 이건 바로 샴숑이라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야! 그리고 샴숑이기 때문에 뉴스에도 안 나오고 신문에도 안 나 오고 사람들이 말도 못하는 거야. 당신들은 분명 치료비를 책임지겠다고 했어! 치료비가 4000만원이야! 이제 와서 500만원! 500만원! (분노) 너희는! 너희들은! 내 새끼를, 내 딸을, 혹사시키고도 모자라 드디어는 죽이려고 했어! 죽일려고! 내 딸 일 시켰지? 그런데 이제 죽어가니까 겨우 그 돈 500들고 와서 너희가! 너희가! 나를! 날! 이 나를! 그리고 내 딸을, 함부로! 함부로! 죽일 수,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니?"

5월 23일 월요일 오후3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린 노동자들의 행정소송이 오는 5월 23일 월요일 오후3시 서울행정법원 201호 법정에서 열린다.
5차 변론기일이다. (최종 변론기일이 될 수도 있다.)
재판에 앞서 삼성 직업병 피해 가족들이 삼성본관 앞에서 1인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서초 삼성타운 삼성본관앞 , 5.23.(월) 11시30분~13시)

* 사건번호 : 2010구합1149
* 사건명 :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등
* 원고 : 황상기(고 황유미 부친), 이선원(고 이숙영 남편), 정애정(고 황민웅 아내), 김옥이(당사자), 송창호(당사자)
* 원고측 대리인(변호인): 법무법인 화우 박상훈 변호사, 메디컬 법률사무소 의연 박영만 변호사
* 피고 : 근로복지공단
* 피고보조참가인 : 삼성전자 주식회사
* 피고보조참가인 대리인(변호인) : 법무법인 율촌
* 재판부 : 14행정부(나)
(참고) 산재신청 경과
2007. 6. 1. 고 황유미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신청(유족급여 및 장의비 청구)
2008. 4. 28. 고 이숙영의 유족, 고 황민웅의 유족, 백혈병 피해당사자 김옥이, 백혈병 피해당사자 박지연 등 4인이 근로복지공단에 집단 산재신청함.
2008. 12. 온양공장 비호지킨림프종 피해자 송창호씨 산재신청
2009. 5. 근로복지공단에서 6명 전원 불승인 처분
2009. 7. 불승인에 불복하여 근로복지공단에 심사청구 제기
2009. 11. 심사청구 기각
2010. 1. 행정소송 접수
2010. 11. 1차 변론기일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삼성전자) 프리젠테이션으로 요약 변론)
2010. 12. 2차 변론기일 (참가인측 이의신청으로 증인신문 재판 연기)
2011. 3. 3차 변론기일 (원고측 증인신문, 참가인측 반대신문)
2011. 4. 4차 변론기일 (참가인측 증인신문, 원고측 반대신문)
2011. 5. 5차 변론기일 예정.
* 문의 : 010-8799-1302 (이종란)

(☞바로 가기 : www.kimsangsoo.com)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