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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령관의 '특수부대 북파' 발언, 그 숨겨진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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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령관의 '특수부대 북파' 발언, 그 숨겨진 의미는?

한반도 전문가 팀 셔록 "허세와 자만, 어리석음의 조합"

미국 국방부는 지난 1일 발표한 장성급 인사에서 아프가니스탄 국제평화유지군(ISAF) 북부지역 사령관을 맡고 있는 에릭 웬트 준장을 닐 톨리 현 주한미군 특수전 사령관의 후임으로 임명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방부 관계자는 이를 '통상적인 장성급 인사'라고 밝혔지만 의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톨리 준장이 지난달 미국에서 빚은 '설화' 때문이다.

톨리 준장은 지난달 미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지하터널 구조물 전체가 은닉돼 있어 우리 위성에 잘 포착되지 않는다"면서 "그래서 한국군과 미군 특수부대원들에게 특별 정찰활동 임무를 주고 북한으로 보낸 것"이라고 말해 파문을 불렀다.

주한미군과 미 국방부는 해당 발언이 보도된 이후 즉각 해명에 나섰으며, 톨리 준장의 말을 <더 디플로맷>을 통해 처음 보도한 군사전문기자 데이비드 액스가 발언을 왜곡하고 짜깁기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액스 기자도 미군 측의 해명과 비난에 적극 맞섰고, 미 국방부 역시 '톨리 준장이 실언을 했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인사 조치가 '입을 잘못 놀린' 톨리 준장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비춰지는 이유다.

톨리 준장은 '한미 특수부대 북파설'을 왜 흘렸을까? 그가 '실언'을 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1996년 미 정부의 광주항쟁 관련 문서를 비밀해제시키고 당시 카터 행정부가 전두환 군부의 시위 무역진압을 용인했다고 폭로했던 진보 언론인 팀 셔록은 '상식선'에서 접근할 것을 주문한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 20년 이상의 취재 경력을 가지고 있는 그의 안목에서는 북한의 강력한 반발을 부를 '북파설'이 사실일리도 없고, 파장이 커진 것은 톨리 준장의 실언과 한반도 문제에 무지한 서방 기자의 조합이 빚어낸 해프닝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셔록은 톨리 준장의 발언에서 주목할 점은 따로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특수부대가 북한에 들어간다는 발상의 기원은 과거 냉전시절 미 정부가 세웠던 전시 계획의 일부이며, 한반도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현재에도 유효하다는 점이다. 다음은 셔록이 미국의 외교·안보분야 싱크탱크 '포린 폴리시 인 포커스'(FPIP)에 31일 썼던 칼럼의 주요 내용이다. <편집자> (☞원문 보기)


▲ 닐 톨리 주한미군 특수전 사령관

'한미 특수부대 북파설', 어떻게 나왔나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인간정보(휴민트)를 수집하기 위해 미국 특수부대가 한국군과 함께 낙하산을 타고 북한에 잠입했다는 지난 주 미 장성의 기이한 주장과 관련해 1984년 필자에게 누출된 펜타곤(미 국방부)의 기밀문서가 설명이 될 것 같다.

이러한 폭로는 방위산업체들이 플로리다에서 주최한 '특수작전군 산업 컨퍼런스'에 참가했던 주한미군 특수전 사령관 닐 톨리 준장에게서 나왔다. 그의 발언은 데이비드 액스 기자에 의해 중계가 됐는데, 그는 유명한 군사전문기자로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활약했지만 한반도에 대한 경험은 별로 없다.

액스 기자는 일본 도쿄(東京)에 본부를 둔 외교전문 잡지 <더 디플로맷>을 통해 "고위급 미군 사령관"이 자신의 명령을 받는 병력을 "평양의 확장된 지하 군사시설에 대해 스파이 행위"를 하기위해 북파했다고 썼다. 이 "놀라운 폭로는 한반도의 '냉전' 상황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 개입의 잔재"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와 거의 동시에 펜타곤은 기사 내용을 부인했다. 주한미군 대변인은 <미국의 소리>에 액스의 인용문은 "지어낸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펜타곤은 톨리 장군의 발언이 "왜곡됐고 잘못 보도됐다"라고 맹비난했다. 액스는 자신의 블로그 '전쟁은 지루하다'를 통해 자신의 기사를 방어하면서 펜타곤에 사과를 요구했다.

톨리, 가설에 근거해 말했다?

결국 그는 사과를 하나 받아냈고, 톨리 장군의 말은 살짝 바뀌었다. 그는 기자들에게 "나는 현재시제로(in the present tense) 말했었다"라며 "명확하게 우리는 특수작전부대를 북파한 적이 결코 없다"라고 말했다. <UPI>가 보도한 공식 성명을 보면 "미군이나 한국군이 낙하산을 타고 북한에 간 적이 없다."

필자는 이러한 부인이 놀랍지 않다. 오랫동안 한국을 지켜본 필자로서는 톨리 장군의 애초 주장을 듣고 바로 회의를 품었다. 한반도의 높아질 데로 높아진 긴장상황에서 평양은 미군이 북한에 대해 어떤 식의 움직임을 보여도 중대한 도발, 전쟁행위로 간주할 것이다.

필자는 액스 같은 뛰어난 기자가 어떻게 이 발언에 속아 넘어갈 수 있었는지 놀라웠고, 그래서 트위터를 통해 이번 사건이 "어떻게 한반도와 관련해 미국 기자들이 잘 속아 넘어가고 멍청해질 수 있는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필자는 또 액스 기자가 "예습을 잘 했어야 했다"고 했다. (액스는 나중에 자신이 실수한 것 같다고 인정했다. 그는 블로그에 "이봐, 한국은 내가 일반적으로 다룬 영역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그 반대다. 난 언제나 한국에서 뭐가 뉴스고 뉴스가 아닌지 알지 못했다"라고 썼다.)

이후 톨리의 발언에 대한 많은 말들이 있었다. 아마 그는 가설을 상정해 말했을 것이다.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 김정은에게 메시지를 주려고 했을 수도 있다. 혹은 군사블로거 제프리 루이스가 지적한 것처럼 "미래에 벌어질 일, 미국이 북한과 전쟁을 벌일 시 할 일들을 현재시제로 말한 것"일 수도 있다. 가장 개연성 있는 답으로 들린다. 결국 미국과 한국은 전쟁이 벌어지면 특수부대를 북한 내에 배치하는 계획을 수년간 짜왔다는 말이 된다. 필자가 가지고 있는 문서가 이를 증명한다.

기밀문서

1982년 미 국방정보국(DIA)이 작성한 한 비밀문서는 한국 특수부대의 재배치 계획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DIA는 자신들의 "새로운 전시 임무" 상황에서 두 개의 특전여단이 "만주 쪽 국경 인근 북한의 북쪽 지방에 침투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이전까지 공개된 것이 없었던 이 문서는 한국군 특수부대의 북한 침투가 수십 년 동안 미국 전시 계획의 일부였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 문서는 동시에 앎의 격차를 반영한다. 한반도 사안을 다루는데 있어 많은 기자들과 전문가들은 미국과 한국 특수부대의 오랜 역사, 그리고 한국의 어두웠던 군사독재 시절 군부가 저지른 일들의 결과로 한국 군대가 받았던 끔찍한 평판에 대해 무지하다.

필자는 1990년대에 미국의 정보공개법(FOIA)에 따라 1979년과 1980년 한국에서의 미국의 역할을 중점적으로 다룬 기밀해제 문서 4000개 이상을 획득했다. (1979~1980년) 당시는 독재자 박정희의 암살, 박정희의 귀여움을 받았던 전두환이 일으킨 유혈 군사쿠데타, 그리고 이후 한국 공수부대의 믿을 수 없는 잔인함으로 촉발된 한국의 남서부 도시 광주에서의 봉기가 부각됐던 격동의 시기였다.

필자는 1996년 <저널 오브 커머스>에 해당 문서의 존재를 처음 공개했다. 1980년 한국 군부를 제지하려고 했다는 미국의 공식 성명과는 대조적으로, 이 문서에는 전두환이 비상계엄 전국 확대조치를 단행하던 5월 17일에 며칠 앞서 지미 카터 당시 미 대통령의 고위 관료들이 한국의 장성들에게 민주화 시위를 억누르기 위해 군대를 사용하려는 전두환의 계획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언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게다가 필자가 DIA로부터 획득한 문서에는 미국 관료들이 - 또 다시 그들의 공식 성명과는 반대로 - 광주항쟁 훨씬 전에 한국 군부가 비무장 상태의 학생 및 노동자 시위대를 상대로 특수부대를 쓸 계획을 수립하고 있음을 인지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필자는 <시사저널>에 다음과 같이 썼다.

1980년 5월 8일 미 합동참모부에 보내는 DIA의 전문은 모든 한국 특전여단이 "경계태세" 상태라며 제13 공수여단이 5월 6일 서울 지역으로 이동했고 제11 공수여단 62대대는 7일 서울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전문은 "오직 제7여단만이 서울 지역에서 떨어져 있었다"며 "이 부대는 아마도 전주와 광주 소재 대학에서 나오는 불만을 타깃 삼았다"라고 덧붙였다.

이 특수작전부대는 매우 잔인하게 행동했다. 1980년 5월 19~20일 공세 기간 동안 그들은 총검, M-16, 곤봉을 사용해 수십 명의 시위대들을 죽이거나 다치게 했다. 이에 대응해 광주 시민들이 무기를 들고 반격을 가했다. 시민들은 도시를 일주일 동안 장악하고 이 저항(rebellion)을 끝낼 수 있는 평화적인 해법이 나오길 희망했다.

그러나 이 봉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 카터와 미 정부 관계자들은 한국 군부의 편을 들고 비무장지대 쪽에 주둔 중인 한국군을 풀어 봉기를 깔아뭉개는데 합의했다. 이는 전두환이 거의 6년 이상 권력을 차지할 수 있게 했다. 그는 훗날 (시위대를 향한) 공격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정에 섰고 유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한국 국민들, 특히 광주를 비롯한 지역의 시민들이 한국의 특수부대를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미국 사령관은 1982년 이 부대를 다시 배치시키는데 문제를 겪지 않았다고 1984년 필자가 구한 DIA의 기밀문서는 밝히고 있다. '한국 군대가 재배치를 시행하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군은 휴전선 인근의 두 공수여단을 광주와 서울 남부의 또 다른 도시 청주에 재배치했는데, 이는 "정치적으로 불안한 전라남도 지방에서 훈련을 받고 폭동을 제어할 수 있는 요소의 필요성"을 충족시키기 위함이었다. 문서는 제11여단이 "1980년 폭동을 진압하기 위해 보내진 두 부대 중 하나"라고 명기하면서 그 결과 이 부대는 "대중에게 알리지 않고 이동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톨리 준장 발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여기에 뜻밖의 결과가 있으며, 액스 기자의 기사와도 관련성을 갖는다. 재배치 당시 두 공수여단은 또한 "그들의 새로운 위치에 따라 새 전시임무를 부여받았다. 그들은 만주 국경 인근 북한의 지역에 침투될 것이며, 제11 공수여단은 동쪽으로, 제13여단은 서쪽을 책임질 것이다. (작전의) 설계자들은 북한과 적대관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 부대를 이동시키려면 공군의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작전 지원 역량이 있는 기존 비행장 인근을 주둔지로 결정했다."

거의 10년 뒤 필자는 이 문서를 얻었고, 정보공개청구법을 이용해 (미 정부에 같은) 문서를 요구했다. 필자는 매우 심하게 편집된 문서(처음으로 그들이 무엇을 검열하고, 하지 않았는지 비교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를 받았다. 놀랍게도 그 문서는 한국의 특수부대가 북한에 배치되는 장소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북한 지도를 포함하고 있었다. 이 문서의 마지막 페이지를 보면 제11, 제13 여단은 북한 최북단, 제7여단은 동해안, 제9여단은 평양, 그리고 제1, 제3여단은 비무장지대 인근에 위치하도록 되어 있다.

1982년 이후 많은 것이 변했다. 일례로 한국은 민주화가 됐고 과거 군국주의의 때를 많이 벗겨냈다. 하지만 수년 간 그래왔듯이 북한 사이에 형성된 긴장은 높은 채로 남아 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점은 한미 군사협력 관계가 역대 가장 밀접해졌고 미 장성이 여전히 전시 작전통제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노골적인 적의 속에 각 공수여단을 북한에 배치하겠다는 계획은 아마 많이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군이 한국군과 함께 움직일지 여부는 또 다른 의문이다.

확실히 톨리 준장은 플로리다에서 문제의 발언을 했을 때 이 점을 모두 알고 있었다. 의문이 남는다. 그는 왜 그 사실을 말했을까? 필자는 이를 허세와 자만, 어리석음의 조합이라고 부를 것이다. 그리고 필자는 그 점이 기자들로 하여금 한반도에 대해 연구하도록 만들길 바란다.

더불어 미국 특수부대, 혹은 한반도의 전시 군 배치에 대한 기사를 쓰려는 이들이 한미동맹의 역사와 특수부대의 역할에 대해 보다 깊게 들여다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액스 기자 스스로도 동의한 것 같다. 내가 그에게 비슷한 (한반도의 복잡함을 모르고 있다는) 제안을 한 뒤, 그는 트위터로 한반도에 대해 썼다. "복잡함. 맞다. 아프리카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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