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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포스터에 페이 더너웨이가 등장한 까닭은?

[오동진 칼럼]

올해 칸국제영화제를 압도하는 이미지는 미국의 전설적인 영화배우 페이 더너웨이(70)이다. 지금 프랑스 남부도시 칸 곳곳에는 고혹적인 포즈로 앉아있는 젊은 더너웨이의 모습이 검은색 바탕 위에 도드라져보이는 포스터로 도배되다시피 하고 있다. 영화의 미래를 전망하는 칸국제영화제의 포스터에 매우 복고적인 70년대 이미지가 사용된 것은 특이한 일이다

▲ 제64회 칸 영화제 공식 포스터 ⓒwww.festival-cannes.com
포스터 사진은 제리 섀츠버그 감독의 1970년도 데뷔작 '퍼즐 오브 어 다운폴 차일드(Puzzle of a downfall chiid)'에 주인공으로 등장한 더너웨이의 모습이다. 당시 29세였던 더너웨이는 67년 '보니 앤드 클라이드' , 68년 '토머스 크라운 어페어'로 할리우드의 주목을 한몸에 받는 뉴 스타였다. 이 영화에서 더너웨이는 약물중독과 신경쇠약증세로 몰락하는 패션모델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섀츠버그 감독은 영화제작 한 해 전쯤 남성지 <에스콰이어>의 화보찰영차 더너웨이를 만나, 당대 최고 인기배우였던 그에게 자신의 데뷔작 주인공 역할을 제안해 출연승락을 받아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칸영화제가 '퍼즐 오브 어 다운폴 차일드' 속의 더너웨이 이미지를 포스터에 사용한 것은, 이 영화가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의해 디지탈 버전으로 복원돼 영화제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가을쯤 프랑스 등 유럽 각지 영화관에서 정식 재개봉될 계획이다.

칸 영화제측은 지난 4월 홈페이지를 통해 제64회 포스터 사진을 공개하면서 "(페이 더너웨이의) 시대를 뛰어넘는 세련됨과 우아함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하고자하는 영화적 꿈"이라고 밝혔었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더너웨이는 영화제 개막일인 11일 섀츠버그 감독과 함께 사진기자들을 위해 포토세션을 갖고, 같은 날 저녁에 열린 축하만찬에도 참석했다. 젊은날의 날카롭고 신비스러 미모는 스러졌지만, 칸영화제의 지적대로 그는 70세 나이에도 불구하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과시했다고 한다.

제64회 칸 국제영화제는 우디 앨런의 신작 '미드나이트 인 파리'를 시작으로 22일까지 12일간 펼쳐진다. 경쟁부문에는 칸의 단골손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내가 머물렀던 피부', 라스 폰 트리에의 '멜랑콜리아' 등 19편이 올랐다. 줄리아 리, 가와세 나오미, 린 램지 그리고 프랑스 여배우 출신인 메이웬(본명 메이웬 르 보스코)등 여성감독의 작품이 4편이나 경쟁부문에 포함된 것도 올해의 특징으로 꼽을 만하다.

올해 한국영화는 경쟁부문에 한 편도 오르지 못했지만,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홍상수 감독의 '북촌방향'과 김기덕 감독의 '아리랑', 나홍진 감독의 '황해'가 초청됐다. 단편 대상의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는 손태경 감독의 '야간비행'이 진출했다. 봉준호 감독이 데뷔작들을 대상으로 한 '황금카메라상' 심사위원장을 맡았으며,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은 미국 영화배우 로버트 드 니로이다.

한편 '파리에서 마지막 탱고' '마지막황제' 등 숱한 화제작에도 불구하고 황금종려상을 받지 못했던 이탈리아 영화감독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이 11일 개막식에서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건강악화로 휠체어에 몸을 의지해 안타까움을 산 베르톨루치는 트로피를 품에 안고 "우디 앨런과 나의 너무나 소중한 친구 로버트 드 니로에게 이 상을 바친다"고 말했다.

(* 이 글은 daum에서 운영하는 엔터미디어에 실린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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