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6일 박원순 시장의 발언을 왜곡 보도한 <조선일보>와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이날 <조선일보> 10면에 실린 '스승의 날, 학생들 앞에서 선 박원순 시장 "학교폭력은 선생님 잘못"'이라는 기사가 발단이 됐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지난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서울 강남중학교를 방문한 박 시장이 "'학교폭력' 참 이해가 안 가요. 그건 전적으로 선생님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이런 발언에 대한 서울시의회 정문진 의원(새누리당)의 비난을 소개했다. 정 의원은 "박 시장이 스승의 날에 맞춰 방문한 학교에서 교사들에게 힘이 되는 얘기를 하지는 못할망정, 학교폭력이 교사 탓이라며 선생님 가슴에 못을 박는 발언을 했다"며 "무너진 교권을 바로 세워주고, 학생들의 책임감을 일러줬어야 당연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이런 비난의 근거가 된 박 시장의 실제 발언 내용은 <조선일보> 보도와 다르다. <조선일보> 보도가 나온 뒤 서울시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박 시장은 '학교 폭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학생의 질문에 "학교폭력 참 이해가 안 가요. 그건 전적으로 성인들의 잘못이라고 저는 생각해요"라며 "모든 아이들은 백지와 같은, 착하디착한 아이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어떤 아이들은 공부를 잘하지만 어떤 아이들은 몸 쓰는 것을 잘하잖아요. 그럼 체육을 시켜야 하는데 공부만 시키니까. 공부 좀 못한다고 그걸 무슨 열등생처럼 생각하니까 아이들이 좌절하잖아요. 그건 조금만 바꾸면 완전히 없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답했다. 박 시장이 강남중학교를 방문한 당시 상황을 서울시가 촬영한 내용도 동영상 파일로 공개됐다. 역시 녹취록과 같은 내용이다.
류경기 서울시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녹취록을 공개한 뒤 "(박 시장이) 선생님을 지칭한 것이 아니라 이 사회의 기성세대, 성인 전체가 학교폭력 현상에 대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이라며 "서울시는 이번 왜곡보도에 대해 정정보도 요청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문제가 된 <조선일보> 기사는 이 신문 온라인 판에서 검색이 되지 않고 있다. 기사가 지면에 게재된 뒤, 서울시 측이 녹취록을 근거로 항의하자 온라인 판에서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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