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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교에게 '도청 내용' 전달한 제3의 인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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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교에게 '도청 내용' 전달한 제3의 인물 있다"

KBS 새노조 "민주당 도청 제3의 인물 추적 중"

지난해 6월 큰 파장을 일으켰던 '민주당 대표실 도청' 사건의 당사자로 지목된 장모 기자가 4.11 총선 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김현석) 집행부를 만나 "나는 도청도 하지 않고 건네주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도청 사태와 연루된 KBS 내 제3의 인물이 있었으며, 그가 여태껏 이 사실을 함구하고 장 기자에게 책임을 떠넘겼으리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KBS 새노조는 10일 장 기자와의 이와 같은 면담 내용을 밝히고 유출 책임자가 직접 나서서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선교 의원측 접촉한 제3의 인물 존재"

장모 기자는 KBS 수신료 인상안이 국회에서 논의되던 지난해 6월 23일, 민주당의 비공개 최고위원회실에 휴대폰을 두고 가는 방법으로 내용을 도청한 후 이를 푼 녹취록을 한선교 당시 한나라당 의원에게 건넨 혐의를 받은 바 있다.

경찰과 검찰은 관련 혐의로 장 기자를 조사했으나 지난해 말 증거불충분에 따른 무혐의로 결론냈다. 장 기자는 당시에도 자신은 도청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장 기자는 최근 KBS 새노조 집행부와의 면담에서도 이와 같은 의견을 밝혔다. 새노조는 장 기자와의 면담 후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을 종합하면 해당 조합원의 핸드폰이 당대표실에 있었던 것은 확실해 보이지만, 그 핸드폰을 해당조합원이 직접 당대표실에 갖다 놓은 것은 아닐 수 있다"며 "다른 공모자가 있다는 여러 정황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즉, 관련 사태를 주도한 건 제3의 인물이었다는 얘기다.

"범인 누군지 짐작"

새노조는 장 기자와의 면담 내용이 "KBS 내부에 이 녹취록을 (한선교 의원 측에) 건넨 사람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하고 "그리고 이 조합원(장모 기자)은 이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고 있다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일단 핸드폰 녹음과 녹취록 작성은 말단 기자가 했던 것으로 KBS 새노조는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통해 얻은 녹취록을 한선교 의원 측에 건넨 이는 높은 직급의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KBS의 특수성(공기업)을 감안할 때, 이 인물이 몸담았던 부서는 국회와 접촉이 잦은 정치외교부나 대외정책실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녹취록을 한 의원 측에 건넨 일은 공영언론사 관계자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이다. 공영언론사가 자사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현직 국회의원에게 중요한 내용을 누설한 것이기 때문.

KBS 새노조는 장 기자 역시 이를 부분 인정했다고 밝혔다. 새노조는 "문제는 이 녹취록을 보고 검토한 뒤, 정치적으로 이를 이용하기 위해 한선교 의원실에 전달한 사람이 KBS 내에 있다는 것"이라며 "그리고 그들이 핵심요직에 여전히 건재함을 이 조합원(장 기자)은 암시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당시 정치부장은 곧 워싱턴 지국장으로 이동하는 등 내부 승진을 거듭하고 있고, 당시 KBS 정치외교부의 핵심 인물들도 여전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KBS 새노조는 지적했다.

새노조는 "KBS가 거듭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살을 깎는 쇄신이 필요하다"며 한 의원 측과 접촉한 당사자가 직접 이 사실을 고백하고 시청자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기자는 KBS 새노조 조합원이지만, 현재 파업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총선 이후에는 새노조와도 연락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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