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소속기관 49곳 직원들에게 KTX 민영화를 찬성하는 글을 개인 트위터에 올려 여론 조작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는 40여 건의 구체적인 트위터 예문을 제시하면서 홍보 실적을 장차관에게 보고하라고 직원들에게 하달했다.
전국철도노조가 1일 입수한 '철도 경쟁체제 트위터 홍보 협조 요청' 문건에 따르면, 국토부는 "소속 직원의 절반 이상이 매일 트위터 홍보 실시, 100명 이상 근무하는 기관에서 매일 50명 이상이 트위터 홍보 실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국토부는 'KTX 민영화 찬성'이 개인의 여론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국토해양부 계정 트윗을 실·국계정이 아닌 (직원) 개인계정으로 리트윗"하되, "파급효과가 큰 리트윗, 관련 리트윗 위주로 홍보"하라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문건은 "전일 16시부터 당일 16시까의 홍보실적을 17시까지 철도정책과로 제출하고, 18시까지 장차관님께 1일 트위터 동향을 보고"하도록 명시했다. 문건 앞부분에는 "우리 부 본부 및 소속기관을 통해 철도 경쟁체제 홍보 지시(장관님)"라고 적혀 있었다.
문건에는 트위터에 쓸 예시 문구 40여 개가 제시됐다. "KTX! 이제는 골라 탈 수 있어야 합니다. 이마트 독점에서 롯데마트가 들어오면 서로 요금과 서비스 경쟁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 "5000만 국민의 불편을 담보로 철도노조 3만 명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부당한 주장과 이에 편승한 한겨레 등 언론은 깊은 사회적 혼란 야기" 등과 같은 문구였다. 지난달 24일부터 트위터에는 국토부의 예시문이 수십 건씩 올라왔다.
국토부는 "의무적인 홍보가 아니라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홍보"라며 "요금 인하 등 국민을 위한 KTX 경쟁도입 정책을 반대측에서 왜곡하고 있어서 이를 바로잡기 위해 국토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홍보한 것을 여론조작이라고 보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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