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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간부 22명, 보직사퇴 후 새노조 파업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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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간부 22명, 보직사퇴 후 새노조 파업 동참

KBS 역사상 처음… "KBS 사유물 아냐"

KBS 보직간부들도 보직을 사퇴하고 파업에 동참키로 했다. KBS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24일 교양국과 다큐멘터리국, 드라마국, 콘텐츠 본부 직할, 편성센터 등 주요 부문의 팀장 22명은 보직을 사퇴하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김현석, 이하 새노조)의 파업에 동참키로 결의했다.

콘텐츠 본부 교양국의 이석진(걸어서 세계속으로, 도전 골든벨), 최인성(스타 인생극장, 퀴즈쇼 사총사), 안창헌(생로병사의 비밀), 최석순(지식콘서트 내일, 의뢰인 K), 최성일(6시 내고향, 세상은 넓다), 전흥렬(러브인 아시아, 한국의 재발견) 팀장이 파업에 동참했다.

다큐멘터리국 장영주(역사스페셜), 한창록(KBS 스페셜), 이건협(KBS 스페셜), 장성주(소비자고발), 김정균(세계는 지금, ABU특집), 김정중(다큐멘터리 3일), 송철훈(환경스페셜) 팀장과 드라마국 이건준(연작 드라마스페셜), 황의경(TV소설 복희누나, 단막 드라마스페셜), 김성근(넝쿨째 굴러온 당신) 팀장 등 주요 프로그램을 맡은 팀장이 파업에 동참한다.

이들 프로그램 팀장이 한 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CP였던 만큼, 총 지휘자가 빠진 데 따른 여파는 시간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비제작부서의 팀장들도 사퇴를 결의했다. 김형준 콘텐츠 기획부 팀장을 비롯해 편성센터의 심광흠, 박현민, 이상헌 팀장, 방송문화연구소 이태경 팀장, 글로벌 전략센터 이명신 팀장이 파업에 동참키로 했다.

MBC에 이어 KBS에서도 보직간부들까지 파업 전선에 동참한 셈이다. KBS에서 간부가 보직을 사퇴하고 파업에 동참한 건 처음이다.

이들은 현 KBS 상황을 두고 "회사의 중간 간부로서 참담함과 더불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파업에 동참하는 이유를 밝히고 "우리는 공영방송 KBS의 중간 간부 본연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이제부터 보직을 내려놓고 파업 중인 동료 선후배들과 뜻과 행동을 같이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팀장들은 "공영방송 KBS는 사유물이 아니"라며 김인규 사장 이하 경영진에게 "과연 파업과 관련된 일련의 조치들이 정상적인 '경영행위'에 해당한다고 자신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사태 해결은 하지 않고) 눈치만 살피며 시간을 보내다가 선거가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후배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며 "이러한 행위는 결코 KBS를 살리려는 '경영행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보직 사퇴를 결의한 팀장들의 선언문 전문.

보직을 내려놓고 파업에 동참합니다

기어이 이 지경에 이르고야 말았습니다.



아까운 동료들의 줄징계가 파업으로 이어지고, 선후배들이 길바닥에 나 앉은 지 50일을 넘긴 이 서글픈 상황에서 또 한명의 동료에게 "해임"이라는 청천병력이 떨어졌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이번 주를 시작으로 인사위원회가 연이어 또 다른 징계 건을 처리한다는 소식마저 들려옵니다.

회사의 중간 간부로서 참담함과 더불어 깊은 책임감을 느낍니다.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나약한 기대와, 팀장이니 할 수 없지 라는 비굴한 회피, 그리고 프로그램은 지켜야한다는 궁색한 변명 뒤에 몸을 숨긴 우리들의 무책임함이 결국 오늘의 사태에 크게 일조 했습니다.

선배, 동료, 그리고 무엇보다 후배님들! 너무도 죄스럽습니다.

공영방송 KBS는 사유물(私有物)이 아닙니다. 간부들에게 주어진 보직과 권한은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제 역할을 하도록 경영하는 데만 사용되어야합니다. 사장과 경영진, 그리고 인사위원회에 참여한 간부들에게 묻습니다. 과연 파업과 관련된 일련의 조치들이 정상적인 "경영행위"에 해당한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까?

회사는 파업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무리한 징계를 강행했고, 설득력 없는 글짓기들로 직원들의 원성만 샀습니다. 수시로 내던지는 징계 절차에는 합리적인 근거와 일관성을 찾아볼 수 없었고, 막내들의 가족에게까지 전화해 압박을 가한 조치에는 서글픔마저 느껴졌습니다.

결국 사태를 합리적이고 원만하게 해결하려는 어떠한 전향적인 조치나 책임지는 모습도 없이, 눈치만 살피며 시간을 보내다가 선거가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후배에게 사형선고를 내렸습니다. 이러한 행태는 결코 KBS를 살리려는 "경영행위"가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징계를 철회하고 사장의 결단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KBS를 지키러 왔다는 사장과 경영진 여러분!

사람들을 아울러 공감을 이끌어내고 더 큰 비전을 향해 조직을 이끄는 것이 경영자의 가장 큰 책무입니다. 하지만 현 경영진은 그에 합당한 자격과 능력을 이미 상실했습니다. 우리는 공영방송 KBS의 중간 간부 본연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이제부터 보직을 내려놓고 파업 중인 동료 선후배들과 뜻과 행동을 같이하려 합니다.

여러분도 부디 더 늦기 전에 자신의 소임에 맞는 결단을 내리길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공영방송 KBS를 정상화해야 할 책임이 있는 팀장일동
이석진, 장영주, 안창헌, 이명신, 최석순, 한창록, 장성주, 전흥렬, 최성일, 심광흠, 김정균, 최인성, 이건준, 황의경, 김성근, 김정중, 박현민, 송철훈, 이건협, 이상헌, 이태경, 김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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