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수 성폭행 의혹을 낳은 경북 포항시 남구·울릉군 김형태 새누리당 후보가 무난히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형태 후보는 44.2% 득표를 기록했다. 2위로 조사된 허대만 민주통합당 후보는 19.7%에 그쳤다.
'독도 망언' 등으로 역사의식 문제가 불거진 부산 해운대기장을 하태경 새누리당 후보도 당선이 유력하다.
김형태 후보의 성폭행 관련 의혹은 지난 8일 불거졌다. 김 후보의 동생(사망)의 아내인 최 모 씨는 이날 포항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후보의 성폭행 미수 전력을 폭로했다. 최 씨는 "1995년 남편이 암으로 사망한 뒤 두 아들과 부산에 살던 중 2002년 5월 김 후보가 내 아들의 장학금 문제를 의논하자며 서울의 오피스텔로 불러들여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강하게 저항해 성폭행을 당하지 않았지만 정신적 피해가 컸고 대인기피증이 생겼다"라며 "성추행자가 국회의원이 되는 것을 막으려고 정 후보 캠프에 제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어 "10년 전에 발생했다는 성추행 주장은 절대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제수 씨는 나와 가족에게 수천만 원을 빌려간 뒤 돌려주지 않는 등 악의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9일 포항 남부 경찰서에 최 씨 및 경쟁 후보 측을 고소했다. 그러자 최 씨는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2004년 당시 김 후보와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최 씨는 "김 후보가 지난 2002년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알몸으로 강제로 성폭행하려 했다"며 "이후 내 큰 아들이 사실을 알게 되자 (김 후보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면서 '남녀 관계의 마지막까지는 가지 않았다'고 말한 내용의 녹취록이 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이날 녹취록을 공개하며 "김 후보의 몸 특징까지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은 9일 "성누리당의 끝판왕 김형태 후보는 즉각 사퇴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형태 후보는 KBS 기자 출신으로서 2004년 퇴사했다. 현재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 언론특보단장을 맡고 있다.
한편, '독도는 분쟁지역', '일제 시대 겪은 생존 노인 99%가 친일' 등 과거 발언이 공개되면서 거센 비난을 받았던 하태경 후보도 부산 해운대구 기장구을에서 무소속 최현돌 후보를 42.0% 대 30.2%(개표 11.7%)로 10%포인트 앞서고 있다.
이밖에도 선거운동 기간 동안 이른바 성추문으로 논란을 낳았던 다른 후보들도 당선이 유력시 되고 있다.
2004년 수영구청장 시절 한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유재중 후보는 부산 수영구에서 새누리당의 경선 방식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형준 후보를 45%대 31.9%(개표 25.6%)로 누르고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유 후보는 자신에 대한 성추문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며 유세기간 중 삭발을 감행하기도 했다.
충북지역 최대 격전지로 꼽히던 청주 상당구에 출마한 정우택 후보도 충북지사 시절인 2007년 제주도에서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민주통합당의 홍재형 후보를 55.5% 대 42.0%(개표 66.9%)로 크게 이기며 당선이 확실한 상태다.
이들 중 정우택 후보를 제외하면 모두 새누리당의 텃밭인 포항과 부산에서 출마해 지역색이 묻어난 '묻지마 투표'의 성격을 강하게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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