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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대권 주자 지지자들, 오바마 페이스북 습격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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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대권 주자 지지자들, 오바마 페이스북 습격 사건

5월 말 대선 후보 난립 양상…'무바라크 오른팔'도 출사표 논란

이집트에서 모친의 미국 이중국적 문제로 출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대선 후보의 지지자들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페이스북을 '습격'해 사태 해결을 호소했다. 지난해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축출한 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이집트 대선에는 무바라크의 오른팔이었던 인사가 도전장을 던지는가 하면 유력 이슬람단체가 만든 정당도 애초의 약속을 뒤집고 후보를 내는 등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9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다음 달 말 치러지는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던 하젬 아부 이스마일의 지지자들이 오바마 대통령의 페이스북에 몰려갔다. 올해 재선을 노리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일 페이스북 홈페이지에 유세 기간에 쓸 테마송을 골라달라는 글을 남겼는데 10일(한국시간) 오전 현재 이 글에 달린 약 2만2000개의 댓글 상당수가 아랍어로 쓰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페이스북 페이지.
아부 이스마일 지지자들의 움직임은 그의 모친이 지난 2006년 10월 사망 직전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 때문에 대선 출마가 어려워질 위기에 처하면서 벌어졌다. 이집트 선거법에 따르면 대선 후보 본인과 배우자, 부모는 이중국적을 가질 수 없으며, 외국인과 혼인하는 것도 금지된다. 이집트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5일 아부 이스마일의 모친이 미국에서 발급받은 여권으로 이집트를 드나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지지자들은 영어로 단 댓글에서 아부 이스마일의 모친이 "미국에서 학위를 받을 때 영주권(green card)을 취득한 적이 있다"며 "하지만 미국 정부는 (아부 이스마일의) 모친이 미국 시민권을 획득했다는 사기를 치려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미 정부가 (시민권 취득을 확인하는) 공식 서류를 갖고 있다면 공개하라"라고 요구했다.

아부 이스마일은 '살라피스트'(Salafist)라 불리는 이집트 내 강경 보수주의자들을 대표하는 인물로 그 동안 미국을 비롯한 외세의 이집트 개입을 강하게 비판해 왔으며 빈민층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 이 때문에 모친의 국적이 문제가 되자 지지자들은 그의 당선을 두려워한 미 정부의 '계략'이라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집트 선관위는 이번 주말까지 대선 출마를 신청한 후보들의 자격 요건을 심사해 26일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아부 이스마일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변호사를 고용했다고 밝혔다.

이번 '페이스북 공습'에 백악관은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SNS 계정을 목표로 한 외국 네티즌들의 의견 표출이 처음은 아니라고 전했다. 지난 2월 중국 네티즌들이 당국의 SNS 차단 정책을 피해 새롭게 신설된 오바마 대통령의 구글플러스 계정을 '점령'하고 중국의 인터넷 통제와 인권 문제 등을 거론하는 글로 도배한 바 있다.

5월 이집트 대선, 후보 등록 단계부터 접전 양상

5월 23~24일로 예정된 이집트 대선에 예상 밖의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면서 결과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가장 논란을 불러일으킨 대선 주자는 무바라크 정권의 2인자였던 오마르 술레이만 전 부통령이다. 무바라크 정권에서 18년 동안 정보당국 수장을 지낸 술레이만은 지난 8일 후보 등록 마감 직전 등록 서류를 제출해 이집트 시위대 등 야권의 반발을 샀다. 군부 출신인 그는 무바라크 퇴진 이후 실권을 잡고 있는 군부 및 미국과의 관계가 원만한 편이지만 일반 국민들에겐 인기가 없는 편이다.

▲ 이집트 대통령선거 후보자 등록 마지막 날인 8일(현지시간) 카이로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에서 부통령을 지낸 오마르 술레이만의 전 부통령의 한 측근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할 각종 서류를 카메라에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술레이만의 출마를 '반혁명적'이라고 비난한 거대 야권 무슬림형제단도 이미 애초 약속을 뒤집고 후보를 냈다. 이슬람 원리주의를 주창하며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각각 치러진 상하원 총선에서 47%의 의석을 차지한 무슬림형제단은 그 동안 집권에 관심이 없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무슬림형제단이 창당한 자유정의당(FJP)은 지난달 31일 카이라트 알 샤테르 국회 부의장을 대선 후보로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자유정의당은 샤테르가 무바라크 정권 시절 반정부 활동 혐의로 선고받은 전과가 아직 사면되지 않아 법적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에 대비해 당수 모하메드 엘모르를 예비후보로 등록시키는 '꼼꼼함'도 보였다.

총선 승리를 바탕으로 대권까지 넘보는 무슬림형제단의 대항마로 꼽히는 인물은 온건 이슬람주의자로 알려진 압델 모네임 아불 포투 아랍의사연합(AMU) 사무총장이다. 학생 운동가 출신인 아불 포투는 지난해까지는 무슬림형제단에 몸담았지만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축출당했다. 아불 포투는 이집트 내 기독교도의 권리 보장 및 여성 부통령 지명 의사 등 자유주의적 사고로 이집트 시위대 등 청년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이 대선 후보를 내기 전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AL) 사무총장은 구체제 인사라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하지만 구체제 내에서도 개혁 성향을 보여왔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탄압을 앞장서서 비난해 온 점 등이 인정받고 있다. 무사와 마찬가지로 이집트의 유명 외교관이자 200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지난 1월 대선 출불마를 선언했다.

지난해 무바라크를 축출한 이집트 시위대의 정치적 성향을 가장 잘 대변하는 후보로는 인권 및 부패 척결을 위해 싸워온 40세의 인권변호사 칼레드 알리가 꼽히지만 대중 인지도는 거의 없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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