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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말씀, 못 알아들어서 무조건 '예, 예'라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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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말씀, 못 알아들어서 무조건 '예, 예'라고만…"

[이주 아동에게 '배울 권리'를!] 입학 이후의 과제 <2>

적절한 정보습득 욕구

선생님이 얘기하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예, 예'하고 대답했어요. 가끔은 통역할 수 있는 친구도 데려갔어요.
<F, 몽골, 중3재학, 남, 어머니>


한국어가 취약한 이주아동과 그 부모의 경우 자신들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된 정보를 희망하고 있었다. 모국어 가정통신문에 대한 욕구는 아동보다도 부모들이 더 많음을 보여주었다. 반면 단지 7.5%의 학교만이 모국어 안내지를 보내고 있어서 현저한 불균형을 보여주었다. 이와 관련하여 교사들은 최소한 학교에서 보내는 통신문만이라도 모국어일 필요가 있다고 인터뷰에서 말하고 있다. 이는 아동에게는 부모의 도움이 필요한데, 한국어가 능숙하지 못한 부모가 아동의 학교생활에 도움을 줄 수 없기 때문이었다.

한편 교과부에서는 학교생활 안내 정보책자 등은 발간하고 있으나, 가정통신문 등의 번역서비스는 지원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그렇지만 각급 교육청에서는 교육청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지역의 NGO들이나 통번역기관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통역과 번역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부모들이 모국어서비스에 대해 높은 욕구를 보이는 것을 보면 아직 서비스가 충분히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여진다. 각급 교육청 단위에서는 모국어서비스의 내용과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조사결과는 여러 가지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 취학중인 이주아동의 부모들이 자녀들의 학교생활을 적절히 돕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인데, 이를 부모 개인의 탓이나 부모들이 처한 상황의 한계로만 돌리기보다 학교측에서 부모들이 자녀교육에 관심을 갖고, 자녀들을 지도할 수 있도록 부모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세울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이주아동의 지도에 필요한 정보나 도움 제공


학부모와 교사가 이주아동의 지도에 필요한 정보나 도움들을 제공받고 있는지, 받는다면 누구에게서 받는지를 알기 위한 질문이었다.

학부모의 경우 64.6%가 자녀에게 물어 정보를 얻고 있었고, 학교선생님 53.1%, 지원단체 24.0%의 순으로 자녀지도에 필요한 정보들을 습득하고 있었다. 다수가 자녀에게서 정보를 얻고 있음은 부모자녀관계의 측면에서는 긍정적(오히려 낮은 수치라고 하겠다)이나, 한국교육문화나 시스템을 잘 알지 못하는 부모가 자녀로부터 정보를 얻는다는 것은 도움이 필요한 자녀에게 적절하게 도움이 제공될지 염려를 갖게 하는 결과이다. 실제로 NGO전문가의 인터뷰에 따르면 학부모들이 지원단체의 담당자로부터 도움을 청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였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원활한 소통의 욕구 부분에서 언급하였던 모국어로 된 학교생활 안내 및 가정통신문은 자녀지도를 위해서도 매우 필요하다.

학부모만이 아니라 아동을 지도해야 할 교사들에게도 지도를 위한 도움은 필요함이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 교사들이 이주아동의 지도를 위해 도움을 받고 있는 곳을 물었을 때, '이전 담당자'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고 응답한 교사가 33.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고, 다음으로 다문화연수를 포함한 교원직무연수(22.0%), 언론 영상/출판물(18.9%), 교육청(15.7%), 이주민 관련 지원단체(7.9%), 교육과학기술부(2%)의 순이었다.

교사들은 스스로들 말하듯이 이주아동이 학급에 있거나, 다문화 담당업무를 하고 있어야 관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필요한 정보는 우선 '이전 담당자'로부터 정보를 얻고, 그 밖에 매스컴과 지원단체 등을 통해서 얻고 있다. '이전 담당자'로부터 정보를 얻는 것은 교사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사람에게서 교육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칫 주관적인 평가가 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다문화 연수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학교도 있지만, 다문화 담당자가 연수 후 학교의 다른 교사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등 다문화 담당자 한 명에 대한 정보 의존도가 높았다.

한편, 교육청과 교육과학기술부는 다문화 학생 지도를 위해 교사들에게 다문화 연수를 제공하고 있다. 교사들을 위한 다문화 연수는 원격연수, 집합연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주로 교육청의 위탁을 받은 대학교, 교육부 지정 거점학교가 제공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다문화 연수도 그 횟수와 교육 내용에 한계가 있어 교사들은 '비자만료'와 같은 법적인 문제와 '지원체계' 등 행정체계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해줄 것을 희망했다.

응답결과에 의하면, 이주아동의 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학부모와 교사는 각각 자신들에게 필요로 하는 지원들이 있었다.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하여 자녀와 교사에게서 자녀의 학교생활에 필요한 내용을 전달받고 있었고, 교사들은 이전 담당자와 교사연수 등에서 필요한 도움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학부모와 교사 모두 필요한 정보와 도움을 충분히 받고 있지는 않아서 학부모는 풍부한 정보를 모국어로 제공받고 싶어하고, 교사들은 교육체계 내에서 아동의 지도에 필요한 도움을 받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보인다.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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