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노조는 지난해 12월 23일 오후 4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한국 언론 역사상 파업 100일을 넘긴 건 지난 2001년 CBS 노조의 267일 파업이 유일하며, 오는 31일이 되면 국민일보 노조가 뒤이어 두 번째로 세 자릿수 파업일을 맞는다.
▲파업 100일을 맞은 국민일보 노조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이 30일 프레스센터 앞에서 열렸다. ⓒ국민일보 노조 제공 |
이강택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은 "지난 100일 하루하루를 국민일보 동지들이 눈물로 지내왔다"며 "그 추운 한겨울에 (국민일보 노조가 파업을) 시작해 우리 언론노동자가 저항해야 할 때임을 알리고, 저항을 꽃피운 매화와 같은 투쟁"이었다고 상찬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일보 동지들의 투쟁이야 말로 우리의 (편집권 독립) 주장이 근본적인 언론 독립을 위한 투쟁임을 보여준 것"이라며 "국민일보 동지들은 백일을 지나 진정한 언론인으로서 세상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사업장 언론노동자들의 연대와 격려도 이어졌다. 정영하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은 "혼자 하면 하나지만 둘이 하면 열, 셋이 하면 백이 되는 게 노동자의 연대"라며 "육체적으로 힘든 게 사실이지만 올해 봄 우리의 싸움은 진정성의 싸움이다. 국민들이 '너희들 잘 싸웠다'고 할 때까지 나아가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파업의 '선배(?)'인 구용회 CBS 노조위원장은 "긴 호흡으로 가야 한다. 이건 패배주의가 아니다"라며 "시민들의 공감을 모을 다양한 아이디어를 마련해야 한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해 관심을 끌었다.
실제 파업이 길어질수록 금전적인 고통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파업 언론사 중 유일하게 국민일보 노조는 월급을 받지 못한 지 석 달이 지났다. 이 때문에 적잖은 조합원들이 이미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이 때문에 국민일보 노조는 파업 동력 유지를 위해 한우 판매, 대국민 모금운동 등을 실시하고 있다. '나는 특가다' 한우는 국민일보 노조가 1+등급 횡성한우를 구입해 시중가보다 싸게 파는 기획으로, 판매 수익금 전액은 노조 기금과 조합원 생계비로 활용한다.
국민일보 노조 파업을 동의하는 시민은 '온국민응원단'에 가입할 수도 있다. 온국민응원단은 1만 명의 시민에게 신문구독료에 달하는 1만5000원의 지원금을 모아 노조파업을 이어가자는 행사다.
조상운 국민일보 노조위원장은 "낯익은 자들이 적이 되고,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연대해주는 것에 대해 새로운 발견을 하고 있다"며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고 힘줘 말했다.
국민일보 노조를 도우려는 분은 인터넷 홈페이지(http://cafe.naver.com/kmstrike)나 ☏ 02-781-9261를 이용하면 된다.
한편 각계인사 100명은 이날 국민일보 노조가 힘든 파업을 이어가주길 바라며 '힘내라 국민일보! 그리고 끝끝내 승리하라'는 제목의 결의문을 냈다. 이들은 "국민일보 파업 사태는 언론 문제인 동시에 기독교 문제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며 "우리는 파업 100일을 맞아 목이 쉬고 지친 국민일보 기자들을 위한 사회적 연대를 조직화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힘내라 국민일보 그리고 끝끝내 승리하라 -국민일보 파업 100일에 즈음한 각계 인사 100인 지지 선언 언론이 싸우고 있다. 국민일보, 부산일보, MBC, KBS, YTN, 연합뉴스 등 지금 언론계에서 일어나는 연쇄적인 파업은 유례가 없는 것으로 더는 방치할 수 없는 한국 언론의 내부 문제가 터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또 실로 오랜만에 언론인들이 자기 문제에 대해 집단적으로 고백하고 반성하고 보수하는 일에 착수한 것이기도 하다. 언론사 연쇄 파업의 맨 앞자리에 국민일보가 있다. 지난 해 12월 23일 시작된 국민일보 파업은 31일로 100일이 된다. 105명의 국민일보 기자와 사원들이 4개월째 무임금 상태로 싸우고 있다. 언론사 파업으로 100일을 넘기는 것은 2001년 CBS노조의 267일 파업 이후 두 번째라고 한다. 우리는 한국 기독교계를 대표하는 신문인 국민일보가 장기파업의 수렁 속으로 빠져드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파업 100일에 담긴 기자들의 마음을 더듬어 보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국민일보 파업은 공정보도의 파수꾼 역할을 해온 노동조합을 지키기 위한 싸움으로 시작됐다. 회사는 사장의 비리를 비판하고 경영을 감시해온 노조위원장을 해고했고, 편집권 독립의 핵심장치인 편집국장 신임투표제를 무력화시켰다. 노조는 이를 노조 파괴 행위로 규정하고 파업에 돌입했다. 그런 점에서 국민일보 파업은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양심적 언론인들의 투쟁 역사를 계승하고 있다. 권력과 자본에 포위된 언론 현실에서 노조를 잃는 것은 기자의 양심을 지킬 마지막 수단조차 빼앗기는 것이라는 국민일보 기자들의 외침은 경청할만하다. 언론사에서 노조는 비판적인 기사를 지키고 양심적인 기자들을 보호하는 보루 역할을 해왔다. 많은 언론사에서 노조가 무력화되었고, 이것이 언론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한 원인이 된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국민일보 파업 사태는 언론 문제인 동시에 기독교 문제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노조는 국민일보를 지배하고 있는 교회권력을 정면으로 거론하면서 특정 목회자 일가에 의해 사유화된 신문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이 지점에서 국민일보 파업은 한국 교회 개혁이라는 사회적 의제와 만나고 있다. '국민일보가 바로 서야 한국 교회가 바로 선다'는 파업 슬로건은 한국 기독교계의 미래를 위한 소중한 씨앗이 될 것이다. 알맹이 없는 부실한 신문이 100일째 독자들에게 배달되고 100명 넘는 기자와 그 가족이 생활고에 신음하고 있는데도 국민일보 경영진은 파업 사태를 방치하고 있다. 독자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온 동료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또 국민일보의 변화와 갱신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바람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국민일보가 한국 언론의 책임 있는 주체로 자임하겠다면 지금 당장 파업사태 해소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파업 100일을 맞아 목이 쉬고 지친 국민일보 기자들을 위한 사회적 연대를 조직하고자 한다. 100일을 흔들림 없이 싸운 기자들의 진심이 좌절하지 않도록 우리가 손을 내밀어 부축하고자 한다. 여기에 언론개혁과 교회개혁을 바라는 시민들의 마음이 더해질 것으로 믿는다. 2012년 3월 30일 <지지 명단> 고승우(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 고재열(시사인 기자) 고종석(언론인) 공지영(소설가) 금태섭(변호사) 김균(참여연대 공동대표, 고려대 교수) 김기석(청파교회 목사) 김동호(높은뜻연합선교회 목사) 김두식(경북대 교수) 김미애(미디어비평우리스스로 대표) 김미화(방송인) 김민아(노무사) 김명곤(동양대 석좌교수, 전 문화부 장관) 김성진(변호사) 김성진(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회장) 김성희(페스티벌 봄 예술감독, 계원디자인예술대학 교수) 김세식(장애인정보문화누리 대표) 김승수(한국언론정보학회장, 전북대 교수) 김영미(분쟁지역 전문 PD) 김영훈(민주노총 위원장) 김용민(시사평론가, 민주통합당 노원갑 국회의원 후보) 김유정(민주통합당 대변인) 김제동(방송인) 김종희(뉴스앤조이 대표) 김준현(변호사) 김진숙(민주노총 지도위원) 김진혁(EBS PD) 김철관(한국인터넷기자협회 회장) 김태진(다섯수레 대표, 전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 김형국(나들목교회 목사) 남성우(언론인권센터 이사장) 노종면(전 YTN 노조위원장) 노회찬(통합진보당 대변인) 도정일(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대학장) 문성근(민주통합당 최고위원) 문정현(신부) 박강월(주부편지 발행인) 박래부(새언론포럼 회장) 박상훈(후마니타스 대표, 정치평론가) 박석운(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박인자(한국발레협회장, 숙명여대 교수) 박장렬(서울연극협회장) 박정자(연극배우, 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 박종률(한국기자협회장) 박총(복음과상황 편집장) 배금자(변호사) 백성기(할렐루야 그린골프단 단장) 변상욱(CBS 대기자) 서명숙(제주올레 이사장) 서영석(정치평론가, 전 국민일보 정치부장) 선대인(세금혁명당 대표) 손낙구('대한민국 정치사회지도' 저자) 손봉호(서울대 명예교수) 손은정(영등포산업선교회 총무) 손철주(미술평론가, 전 국민일보 문화부장) 송경용(대한성공회 걷는교회 신부) 송승환(한국뮤지컬협회장, 성신여대 학장) 심상정(통합진보당 공동대표) 양창근(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 양희송(청어람아카데미 대표) 오연호(오마이뉴스 대표) 오용식(기장 전북동노회 목사) 우상표(바른지역언론연대 대표) 우장균(전 한국기자협회장) 오창익(인권연대 사무국장) 유시민(통합진보당 공동대표) 유홍준(명지대 교수, 전 문화재청장) 윤재석(프레시안 이사, 전 국민일보 논설위원) 윤정주(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 윤호진(에이콤 대표, 홍익대 교수) 이강택(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이근행(전 MBC 노조위원장) 이명순(동아언론자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 이승철(창원성산교회 목사) 이윤택(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 이의수(사랑의교회 사랑패밀리센터 담당) 이재강(방송기자연합회 회장) 이정희(통합진보당 공동대표) 이종호(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 회장) 이종회(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 이진오(다함공동체교회 목사) 이창동(영화감독, 전 문화부 장관) 이필립(언론지키기천주교모임 고문) 임순혜(미디어기독연대 공동대표) 임정희(문화연대 공동대표) 장광렬(한국춤정책연구소장) 장석웅(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장은숙(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대표) 장종오(변호사) 전규찬(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 전진한(정보공개센터 소장) 정연우(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정연구(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정연주(전 KBS 사장) 정연희(소설가) 정진훈(온국민기도네트워크 대표) 정혜신(정신과 의사, 마인드프리즘 대표) 제정임(세명대 교수, 전 국민일보 기자) 조광희(변호사) 조국(서울대 법대 교수) 조병호(성경통독원 대표) 조준현(변호사) 조헌정(향린교회 목사) 주영기(한림대 교수, 전 국민일보 기자) 주진우(시사인 기자) 진관(불교언론대책위원장) 최영준(다함께 운영위원) 최우정(TIMF앙상블 예술감독, 서울대 교수) 최일도(다일공동체 목사) 송길원(하이패밀리 대표) 최정원(뮤지컬 배우) 최헌국(예수살기 총무) 탁현민(공연연출자) 하종강(성공회대 노동대학장) 황대준(한국PD연합회 회장) 홍세화(진보신당 대표)/이상 116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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