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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의 모욕과 수치 견딜 수 없어 한데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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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의 모욕과 수치 견딜 수 없어 한데 모였다"

[현장] 언론노동자, '언론 독립' 쟁취 위해 총궐기

언론노동자들이 공정보도 환경 쟁취와 언론 사유화 저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모두 결집해 공동투쟁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파업 중인 사업장에서는 파업 공동전선을 더욱 확대하고, 나머지 사업장에서는 보도투쟁과 연대를 이어가기로 했다.

23일 오후 3시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각 사업장 언론노동자들은 서울역광장에 모여 언론노동자의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총궐기대회를 가졌다. 이에 따라 각 사업장마다 투쟁의 성격은 조금씩 달라도, 각 언론노동자들은 반정부투쟁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각 사업장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서울역광장에 모여 언론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언론노동자, 새 민주화 위한 반정부투쟁 개시

연대를 위해 대회에 방문한 금속노조 조합원들의 식전 행사에 이어 이강택 언론노조위원장의 연설로 대회가 시작했다.

이 위원장은 "오늘 우리 언론노동자들은 지난 4년의 모욕과 수치를 견딜 수 없어 이 자리에 모였다. 하루가 다르게 민중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이 땅의 경제주권도 위협받고 있지만 저들은 우리에게 아무 것도 말하지 마라고 했다"며 "오늘 우리는 이러한 수치를 근본적으로 갚기 위해 모였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언제나 진실을 말할 수 있는 기자가 되는 게 우리의 꿈"이라며 "오늘 우리가 벌이는 역사적 투쟁을 훗날 진정한 언론 독립의 장을 열었다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 산하 노동조합의 최상급단체 민주노총의 김영훈 위원장은 "연합뉴스 노조가 연 23년 만의 파업은, 우리 사회가 23년 전으로 후퇴했음을 뜻한다"며 "여러분의 투쟁은 민주노총이 반드시 이겨야 할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또 MBC의 신입사원 비정규직화를 고려한 것으로 알려진 김재철 MBC 사장에 대해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바라는)민주노총에 대한 전면적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광장에는 파업 중인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정영하), KBS본부(위원장 김현석), YTN지부(위원장 김종욱), 연합뉴스지부(위원장 공병설), 국민일보·씨티에스지부(위원장 조상운) 조합원뿐만 아니라 언론노조 산하 각 언론사 집행부가 총 집결했다.

강진구 경향신문 노조위원장은 지난 1996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울역광장에서 한 연설을 인용해 "오늘 이 자리에서 결국 언론 민주화는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윤민 SBS 노조위원장은 "오늘의 이 비는 잔인한 4월을 준비하는 비"라며 "빨리 권력과의 싸움을 끝내고 자본과의 더 치열한 싸움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명진 스님은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의원 선거 당시 저지른 범죄, 정부의 민간인 불법사찰 등의 사례를 들며 "(언론인) 여러분이 이럴 때 보도를 잘 했느냐.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줬느냐"고 물은 뒤 "이제 새 날이 밝는다. 새날을 여는 것은 언론인 여러분"이라고 강조했다.

영화인들의 지지성명도 이어졌다. 최근 개봉한 영화 <화차>의 변영주 감독은 한국영화감독연대위에서 영화인 376명이 서명한 언론노동자 파업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낭독한 후 "충무로의 시나리오 작가들이 요즘 후배 등에 칼을 꽂는 (나쁜) 캐릭터 이름으로 김재철(MBC 사장), 김인규(KBS 사장)를 많이 쓴다"고 우스개를 전했다.

▲언론노조 산하 각 사업장 간부들이 투쟁의지를 밝히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보도투쟁도 본격화

총궐기대회를 맞아 파업을 하지 않는 각 사업장은 보도투쟁을 이어갔다. SBS, OBS 노동자들은 예정대로 검은색 정장을 입고 뉴스를 보도했다. 이날 오전 6시 SBS는 <모닝와이드>를 시작으로 각 시간별 뉴스마다 앵커와 기자들이 검은색 옷을 입고 뉴스를 진행한다. OBS도 저녁 7시 45분 뉴스를 중심으로 '블랙 수트' 투쟁을 이어간다.

CBS 노동자들은 <김현정의 뉴스쇼>와 <김미화의 여러분>,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등의 시사프로그램에서 언론인 파업사태에 대한 보도투쟁을 시작했다. 이날 <김현정의 뉴스쇼>는 홈페이지에 "'나는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 토머스 제퍼슨이 언론 자유의 소중함을 강조하며 남긴 말입니다. 지금 언론사들은 파업 중입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는 언론의 사명을 지키기 위한 언론인들의 노력을 지지합니다. '언론은 독립되어야 합니다. 누구도 장악할 수 없습니다.'"는 글을 올렸으며 권영철 선임기자가 출연해 '왜 MB는 방송사 파업에 침묵할까'라는 주제를 방송했다.

이날 저녁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는 최승호 MBC 조합원(전 <PD수첩> CP)이 출연할 예정이다.

또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노조는 이날 지면에 '공정보도와 언론독립 쟁취를 위한 MBC, KBS, YTN, 부산일보, 연합뉴스, 국민일보 언론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고 연대합니다'라는 광고를 게재했고, 경향신문 노조는 전날 저녁 지지 광고를 내보냈다.

한편 언론노동자들은 오는 30일 부산에서 총궐기대회를 이어가기로 했다.

▲23일 CBS 노조가 실시한 보도투쟁. ⓒCBS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에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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