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월급 올려달라고 파업하는 언론인은 없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월급 올려달라고 파업하는 언론인은 없다"

[현장] '강경 대응' 나선 MBC, 노조에 가압류까지 신청

연합뉴스 노조까지 파업을 결의한 13일, 각 언론사 파업현장에서는 다양한 일들이 일어났다. MBC는 노조 간부 전원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해 노조의 비난을 샀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위원장 김현석, 이하 새노조)는 파업 조합원들이 만든 <Reset KBS뉴스>에서 청와대가 민간인 사찰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돈까지 건넸다는 의혹을 폭로했다.

한편 4.11 총선 이후를 대비하는 시민들의 모임에서는 파업 언론인들이 토크쇼를 갖고 언론 파업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MBC가 노조 집행부를 상대로 가압류를 법원에 신청했다. 사측이 강경 대응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열린 이사회를 마치고 나서는 김재철 사장의 뒤로 MBC 노조 조합원들이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MBC, 노조집행부 상대 가압류 신청

이미 노조 간부들을 해고하고 집행부 16명을 대상으로 34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고강도 징계조치를 취한 MBC는 12일 노조 간부 전원에 대해 법원에 가압류를 신청했다. 가압류가 받아들여질 경우 대상자가 보유한 자산은 압류조치된다. 정상적인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지게 된다.

가압류 조치는 대표적인 '악덕 노조탄압 방식'으로 지탄받아온 바 있다. 지난 2003년 1월 두산중공업 배달호 조합원이 사측의 65억 원 손배소 가압류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같은 해 10월에는 한진중공업이 노조에 150억 원의 손배소를 제기해 김주익 당시 노조 지회장이 크레인에서 자살했다.

1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위원장 정영하)는 사측의 이번 조치에 대해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제기도 한국 언론 역사상 처음이지만, 이 같은 신속한 가압류 신청으로 김재철 사장은 한국 노동사에도 확실한 발자취를 남기게 됐다"며 김 사장의 조속한 퇴진을 요구했다.

KBS도 파업뉴스

KBS 새노조는 MBC 노조의 <제대로 뉴스데스크>와 같이 파업 노동자들이 제작한 <Reset KBS뉴스>를 선보이기로 했다. 새노조는 그간 KBS 뉴스가 다루지 못한 아이템을 보도해, KBS가 이번 파업으로 달라진 뉴스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파업투쟁의 일환이다.

<Reset KBS뉴스>는 민간인 불법 사찰 사태와 관련한 증거를 없앤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장진수 주무관의 입을 막기 위해 청와대 측이 거액을 건넸다는 의혹을 취재해 폭로할 예정이다.

KBS 새노조는 "앞서 언론에 공개된 육성 녹음 파일에는 청와대의 증거 인멸 지시를 폭로하려는 장 전 주무관을 회유하기 위해 청와대 측이 경제적 보상을 해주겠다고 말했다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었지만 실제로 청와대 측이 거액을 건넸다는 의혹이 폭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또 경북 포항시의 이명박 대통령 생가 성역화 문제와 김인규 KBS 사장이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측에 충성을 맹세했다는 증언, 북한 트위터 계정 '우리민족끼리'의 글을 조롱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박정근 씨의 사연 등을 보도한다.

이번 방송 제작에는 촬영기자를 포함 20여 명의 기자 조합원이 참여했다. 앵커는 엄경철 전 위원장이 맡았다. <Reset KBS뉴스>는 당초 이날 밤 9시에 유튜브 등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에 올라올 예정이었으나, 마무리 작업이 늦어져 제 시간에는 공개되지 못했다.

▲13일 서울 명동카톨릭회관에서 개그맨 노종렬 씨의 사회로 열린 토크콘서트에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과 최승호 MBC PD, 최경영 KBS 기자, 조상운 국민일보 노조위원장이 참석했다(좌로부터). ⓒ프레시안(이명선)

언론인들 토크콘서트 이어져

한편 서울 중구 명동카톨릭회관에서는 언론인들의 토크콘서트가 이어졌다. 언론 파업 국면에서 각계 명사와 언론 노동자가 참여하는 토크콘서트는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효과적인 투쟁방식으로 떠오른 상태다.

청년유니온, 6월 민주포럼, 한미 FTA 폐기행동 등 각 시민단체가 오는 4.11 총선을 대비해 만든 프로젝트 그룹인 '99% 국회점령 프로젝트'가 주관한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노종면 YTN 전 노조위원장, 최승호 MBC PD, 최경영 KBS 기자, 조상운 국민일보·씨티에스 지부 노조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정권과 사주의 언론탄압 상징으로 떠오른 이들은 과거 정부와 현 정부의 언론대응 방식의 차이점, 파업을 하며 느낀 생각, 편파보도로 일관하는 자사의 보도행태 등을 적나라하게 설명하며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조상운 국민일보 노조위원장은 "파업을 하고 입장이 (기자에서 취재대상으로) 바뀌어 보니,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게 얼마나 슬프고 참담한지 알겠다"며 "먹고 살기 힘드니 돈 올려달라고 파업하는 언론인은 없다. 제대로 쓰고 싶고 말하고 싶으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경영 기자는 "KBS는 한국과 같다. 남북이 분단된 것처럼 노조가 갈라져 있고, 외부에서도 침탈 시도가 계속된다"며 "파업에서 승리한다 하더라도 KBS가 보여주는 보도 태도나 프로그램이 시청자를 만족시키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를 위해 KBS 안에서 싸우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고 응원을 당부했다.

최승호 PD는 "청와대로부터 시작되는, 연대해야 권력을 지키고 살 수 있다는 생존본능이 있다. 이 때문에 방송 3사 사장들이 여전히 여론이 유리하다고 믿는 것"이라며 "많은 시민이 이번 파업에 관심을 갖고 지지해주셔야 이 연대가 균열되고, 언론을 바로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노종면 전 노조위원장은 경찰이 쌍용자동차 노조파업을 강제진압한 사례를 수사 우수사례로 꼽은 예를 들며 "단순히 언론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총체적으로 잘못돼 있다"며 "결국 우리 사회를 전부 다 바꾸는 수밖에 없다. 그 결과물로서 언론도 바로 잡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