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택시장 거래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중소형아파트의 매매가격마저 하락세로 돌아섰다.
부동산114는 올해 1~2월 서울·경기·인천 아파트의 면적별 매매가격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아파트가 0.10% 떨어졌다고 8일 밝혔다. 작년 동기간 소형아파트가 0.72%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2011년 1~2월 0.28% 올랐던 60㎡ 초과 85㎡ 이하 중형아파트도 올해 들어 0.26% 떨어졌다. 또 85㎡ 초과 대형아파트 하락폭은 작년 -0.03%에서 -0.26%로 8배 이상 커졌다고 업체는 전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소형아파트 약세가 두드러졌다.
60㎡ 이하 매매가 변동률은 서울 -0.22%, 인천 -0.11%, 경기 0.02%를 기록했다.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소형이 소폭 오름세를 보였지만 작년 동기간 상승률인 1.11%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60㎡ 초과 85㎡ 이하 중형아파트 역시 서울이 0.36%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고 인천과 경기가 각각 0.27%와 0.16% 내려갔다.
한편 85㎡ 초과 대형아파트 변동률은 서울 -0.33%, 인천 -0.23%로 나타나 중형 매매가가 대형보다 더 많이 빠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대형은 이미 내릴 만큼 내린 반면 중형은 실수요 감소로 인한 타격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최근 시구별 중형 매매가가 가장 많이 하락한 지역은 경기 과천시로 1년만에 9.37%가 하락했다. 이어 김포한강신도시(-6.45%)와 서울 송파구(-5.11%), 양천구(-4.73%) 등도 약세를 보였다.
과천시 별양동 주공4단지 전용면적 73㎡의 평균 매매가격은 작년 3월 초 6억3천만원에서 현재 5억5천만원으로 8천만원 떨어졌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리센츠 84㎡는 1억1천만원 하락한 9억500만원,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5단지 65㎡는 7천만원 떨어진 6억2천500만원을 기록해 학군 우수지역에서도 중형아파트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팀장은 "그간 전세난을 피하려는 실수요가 중소형의 매매가를 끌어올렸지만 최근 아파트 등 고가 전세에 대한 수요가 감소해 중소형마저 값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으로 가계 실질소득이 감소한 상황에서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자 아예 아파트 거주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아파트 전세난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자 매매시장에는 중소형 매물이 쌓여 값이 내리는 결과를 낳았다.
박 팀장은 "올해 들어 취득세 감면혜택이 폐지됐고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등 소형아파트 대체재도 대거 공급돼 앞으로 중소형아파트 값이 좀 더 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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