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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또 다른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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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또 다른 공통점?

[이젠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제'다]<1>고위공직자 낙마의 주요 원인은 부동산 투기

2012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정부의 정치적 시효가 사실상 다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받았던 BBK 의혹에서부터 취임 초기의 강부자(강남의 부자) 정권 논란과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논란, 최시중, 박희태, 이상득 의원 등 이명박 대통령의 주요 측근들의 비리 등 이명박 정부의 낮은 도덕성은 레임덕을 가속화시키는데 일조를 했다.

이러한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부패로 인해 차기 대선주자들의 개혁성과 도덕성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하지만 집권 이후에도 차기 정권의 개혁성과 도덕성이 충분히 국민들을 만족시켜 줄 수 있을까? 현 제도와 시스템 하에서는 차기 정권은 또다시 국민들의 지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차기 대통령 한 사람의 도덕성은 검증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차기 정권의 내각구성원들과 집권 여당 국회의원들의 도덕성까지 담보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는 역대 정권의 지나온 역사를 돌이켜 볼 때 회의적으로 보는 것이 다가올 현실에 보다 부합할 것이다.

고위공직자들의 주홍글씨 - 부동산 투기

현재 정치인 및 고위공직자들의 도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으로 정부공직자 윤리위원회가 설치되어 고위공직자 및 국회의원들의 재산이 공개되고 있으며 고위공직자들의 주식 백지신탁제 등이 입법화되어 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BBK 의혹과 내곡동 사저, 강부자 정권 논란, 역대 정권의 고위공직자 낙마 사례들에서 볼 수 있듯이 정치인들의 부정부패의 중요한 고리 중 하나는 부동산이다.

부동산이 가계자산의 80%를 차지하며 낮은 보유세로 인해 부동산 투기가 재산을 증식하는 주요한 수단이 되어 왔던 한국적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여야를 막론하고 부동산 투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정부 인사들 중에서 쪽방촌 투기, 북한 접경지역 투기, 재개발· 재건축 예정지 투기 등 악질적인 부동산 투기자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참여 정부, 국민의 정부 정치인들도 부동산투기로 인해 낙마한 사람들은 무시할 수 없는 숫자이다.

그간의 인사청문회에서 보았듯이 고위공직자로 나가는 관료 및 정치인들 대부분은 부동산 문제에 있어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19대 국회는 고위공직자와 정치인들의 부동산 투기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여 차기 정부의 힘있는 개혁과 도덕적 청렴성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투기로 낙마한 이명박 정부 고위공직자

먼저 이명박 정부에서 부동산 문제로 낙마한 고위 공직자 및 공직자 후보들을 살펴보자. 박우순 민주통합당 의원은 2008년 2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이명박 정부의 인사청문 대상자 89명 가운데 44명(49.4%)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았으며 29명(32.6%)이 위장전입 의혹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의 초대 장관 후보자 15명 가운데 12명이 아파트, 오피스텔을 두 채 이상씩 가진 부동산 부자들로 나타나 '강부자' 정권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다. 이중 초대 여성부 장관 후보자였던 이춘호 후보자는 전국 40여 곳에 보유한 부동산 투기, 축소신고 의혹 등으로 사퇴하였으며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절대농지 투기 의혹에 대해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할 뿐'이라는 말을 남기며 사퇴하였다. 또한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도 부인의 땅 투기, 자녀의 이중국적 문제 등으로 사퇴하였다. 2008년 10월에는 이봉화 보건복지부 차관이 쌀직불금 논란으로 사퇴를 하였다.

2009년에는 원세훈 국정원장이 경기도 포천의 농지를 위장 매입했다는 의혹,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부인이 농지를 편법 매입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현인택 장관은 부동산 변칙증여, 이중계약서 작성 등의 의혹을 받았으며 백희영 여성부 장관과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재개발 예정지 매매 및 다운계약서 작성, 위장전입 등으로 논란이 되었지만 임명이 되었다.

2010년 8· 8개각 때는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쪽방촌' 투기 의혹으로 사퇴했으며,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도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탈세의혹 등으로 사퇴하였으며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다운계약서 작성으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2011년에는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이 부동산 투기 및 부동산 세금 탈루 등의 의혹을 받았으며,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은 '쌀 직불금 부당 수령'으로 문제가 되었다. 또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청문회 당시 후보자 본인, 배우자, 장남 등의 땅 투기, 증여세·소득세 탈루 등의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이동관 보좌관은 청와대 대변인 시절 춘천의 토지 불법 매입과 이를 취재·보도하려던 언론사에 청탁을 한 것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부동산 투기로 낙마한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고위공직자

부동산 관련 문제로 사임하거나 물의를 빚은 고위공직자들과 정치인들의 문제는 비단 이명박 정부에서만 발생한 일은 아니다. 국민의 정부 시절 장상 국무총리 내정자가 부동산 투기 및 위장전입 문제로 낙마하였으며, 장대환 국무총리 서리 역시 부동산 투기와 위장전입, 증여세법 위반 의혹으로 낙마하였다.

참여정부에서도 이헌재 경제부총리,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 최영도 국가인권위원장이 부인, 처제의 부동산 투기와 위장전입 문제로 사퇴하였으며 이상경 헌법재판관은 임대소득 탈루, 토지투기 의혹으로 사퇴하였다. 또한 홍석현 주미대사 역시 부동산 투기를 위해 부인과 모친의 위장전입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역대 정부를 평가할 때 가장 도덕적이라고 볼 수 있는 참여정부에서도 부동산 문제로 인한 공직자 사임 및 공직 후보자 낙마 등이 있었던 것을 볼 때 부동산 문제는 여야를 막론한 고위 공직자들의 주홍글씨라고 볼 수 있다.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인해 낙마한 역대 정부 주요 인사


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과 관련하여 일련의 제도적 조치가 없이는 차기 정권도 도덕성의 덫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도덕성의 문제는 정권을 향한 국민들의 신뢰와 직결되므로 정치인과 고위공직자들의 도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 투기와 무관하게 삶을 살아온 양질의 사람이 더 많이 의회와 행정부에 진입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

고위공직자 도덕성 확보의 제도적 방안 -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제

경험있고 능력있는 고위공직자들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공직을 수행할 기회를 얻지 못하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제'의 도입이 필요하다.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제'란 고위공직자 취임 시 실수요 목적임을 증명하지 못한 부동산을 백지신탁하고 퇴직 2년 후에 부동산의 시세 또는 최초 매입가의 원리금 중 적은 금액을 돌려받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적용범위는 지방의회 의원을 포함한 선출직·임명직 고위공무원까지 해야 한다.

이러한 부동산 백지신탁제의 입법화는 부동산 투기를 근절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사회적으로 부동산 투기는 안 된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공직 후보의 인재풀을 보호하고 공직자들을 투기 의혹에서 자유롭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부동산 백지신탁제를 도입하면, '투기 목적으로 부동산을 취득한 게 아니다'는 해명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셈이 되기 때문에 과거의 행위와 미래의 결정 모두에 대해 떳떳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 법을 도입하면 공직자 청문회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공방을 벌일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지방의회에 토건세력이 진입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지방의회의 상당수는 건설사 대표인 경우가 많다. 그들이 다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그들의 입법내용이 결국 자신을 포함한 토건세력의 배를 불려주는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생각하면, 부동산백지신탁제 도입이 불필요한 도로 건설, 토지 불로소득인 개발이익을 노린 무리한 지구변경 등을 막고 복지를 늘리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보다 양질(良質)의 사람이 국민을 대표하고 공직을 맡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백지로 신탁하는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엄청난 경제적 손실이기 때문에 그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공직에 나올 사람은 많지 않다. 이렇게 되면 그 기회는 보다 많은 사람에게, 보다 사회전체를 유익을 생각하는 사람이 공직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 제도'는 17대 국회에서 정봉주, 이인영, 백원우 의원 등이 참여하고 지병문 의원에 의해 대표발의 된 바 있다. 하지만 상임위에 통과되지 못하고 사장되고 말았다. 이명박 정부의 도덕성에 질린 대한민국 국민들은 보다 청렴하고 능력 있는 정부를 기대하지만 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 문제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는 한 차기 정부 역시 부동산 문제로 인한 도덕성 시비를 비켜갈 수 없을 것이다. 부동산 문제에 있어서는 이명박 정부와 참여정부 모두 자유로울 수 없던 지난 과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19대 국회는 '고위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제'를 입법화시켜 차기 정부의 힘있는 개혁과 도덕적 청렴성을 확보해야 한다.

▲ ⓒ프레시안(조형·사진=손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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