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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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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아

[한윤수의 '오랑캐꽃']<493>

농장에서 일하는 베트남 여성이 왔다.
이름이 콩이다.
*머리가 아파 사흘을 쉰 후 이틀 더 일하지 않았단다.
왜 일을 안 해?
사장님이
"나가! 사인해줄 테니까!"
했으니까.
그러나 사인해주지 않고 이탈신고를 했단다.
고용센터에서는 이탈신고를 정식으로 접수해서
꼼짝없이 불법체류자가 되게 생겼다.

불법이 되면 인생 조지는 거라
직원과 통역을 P고용센터로 급파했다.

그러나 한 식경 후
직원들이 빈손으로 돌아왔다.
"팀장이 정말 독한데요."
"어떻게 독해?"
"(콩이 제출한) 진단서를 보더니 자기도 병원 가면 2주는 나온대요."
"팀장이 누군데?"
"B요"

오 마이 갓김치!
그는 입에 쓴 약처럼 쓰지만, 내가 신뢰하는 공무원이다.
깐깐하지만 합리적이니까.

정신이 확 들어
사실관계를 처음부터 다시 조사해보았다.
B와 콩 사이에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는
(한국말을 베트남어로, 또 베트남어를 한국말로 통역해준)
콜센터에 전화해보면 안다.
통화내역이 다 녹음되어 있으니까.

확인 결과 B팀장이 콩에게
"농장으로 돌아가! 안 돌아가면 불법 돼!"
라고 분명히 경고했고,
반면에 콩은
베트남 사람 아니랄까봐 끝까지 고집을 부리며
"죽어도 안 돌아가요."
우긴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화를 자초한 거다.

콩아,
니가 잘못 건드렸다.
*그자는 나도 꺼리는 터이다.

*머리가 아파 : 콩은 머리가 아프다고 주장했지만, 사장님은 콩이 직장 이동을 목적으로 꾀병을 부린다고 생각했다.

*그자 : 조선 명종 때의 세도가 윤원형(尹元衡)이 꼿꼿한 선비 조식(曺植)을 가리켜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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