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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다시 되찾아 저희도 방송 출연 좀…"

[현장] MBC 노조 콘서트에 관객들 '으랏차차'

총파업 출정식 당시 강조했던 '신세대 감성에 맞는 발랄한 투쟁' 공언대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의 파업 콘서트는 활기와 웃음으로 가득했다. 노동자들의 비장한 선언 대신 대규모 록 콘서트와 명사들의 재치 있는 입담이 김재철 사장을 연신 조롱했다.

시청자들에 대한 조합원들의 사과에도 재미를 담아냈고, 감수성을 자극하는 영상홍보물이 공연 막간 끊임없이 상영됐다.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MBC 노동조합의 파업콘서트를 관람하는 관객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프레시안(최형락)
17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MBC 노조의 파업 콘서트 '으랏차차 MBC'는 객석을 가득 메운 2300여 명의 관객들과 조합원들이 자연스레 웃으며 호흡한 가운데 약 4시간에 걸쳐 성공리에 진행됐다. 이날 공연 티켓은 판매를 시작한 지 20분 만에 매진됐다.

김재철 사장의 얼굴을 각종 패러디 영상물과 합성한 '파업 축하쇼' 영상이 콘서트의 시작을 알린 가운데, 탁현민 씨가 연출한 공연에 자주 참가한 관객들에겐 이미 익숙한 밴드 카피머신의 공연으로 콘서트가 시작했다. 카피머신은 MBC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는 가운데 "(MBC를) 되찾으시면 저희도 (방송에 출연할 수 있게) 데려가주시기 바란다"고 뼈 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이한철, 이은미, 델리 스파이스, 강산에 등 인기가수들이 연달아 객석을 함성으로 메웠다. 대형 무대에 일어서서 공연을 즐기는 적극적인 관객의 반응이 결합해, 흡사 노조의 집회가 아니라 록 콘서트장을 보는 듯했다.

이야기 손님으로는 방송인 김제동 씨와 방송인 김미화-성균관대 교수 윤승호 부부, 공지영 소설가, <나는 꼼수다> 멤버,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 만화가 강풀 등이 무대에 올랐다. 김제동 씨와 김미화 씨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MBC에서 퇴출돼 객석의 분위기를 더 뜨겁게 데웠다.

▲김제동 씨는 특유의 입담으로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프레시안(최형락)
김제동 씨는 "방송은 국민의 것이고 시청자의 것"이라며 "권력의 글씨나 사장의 글씨가 대신 새겨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MBC 조합원들에게는) 시청자들이 엄마인데, (조합원들은 시청자가) '나를 떠날 수 있을 것 같다'는 불안함을 가져 파업에 나섰다"며 "여기 모이신 관객 여러분이 (이들을) 다 안아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김창남 교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많이 일어난다"며 "우리 사회 곳곳에서 사라진 어처구니를 찾고, 잃어버린 상식을 되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현 정부 초기인 지난 2009년 유인촌 전 문화부 장관이 재직하던 당시 이소영 단장의 구두통보로 해고당한 후 지금까지 투쟁을 이어오고 있는 국립오페라합창단 노동조합원들도 감동적인 무대로 노동자의 파업 정당성을 강조해 박수를 받았다. 투쟁 시작 당시 32명으로 시작했던 이들은 4년이 지난 현재 6명이 남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국가의 돈으로 국민들의 문화접근성을 지켜주기 위해, 하루 빨리 복직해 산간도서를 찾아다니며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날 콘서트의 주인공인 MBC 노동조합원들의 다양한 무대가 빛을 발했다.

<PD수첩>의 간판 진행자였던 최승호 PD와 기자들의 제작거부 투쟁을 주도한 박성호 기자협회장은 만담 형식으로 무대를 꾸며 이번 파업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시청자들의 응원을 부탁했다.

박 협회장은 "이대로 가다가는 '전파를 반납해라'는 소리가 나올 것 같아서 기자들이 일어났다"며 "(뒤늦게 파업에 나서) 기회주의자라는 소리를 들을지언정, 다른 힘에 의해 언론 자유를 받아먹었다는 소리를 들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최 PD는 "(현 정부가) 4대강 사업에서 보를 세워 강물을 막듯,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을 세워 언론을 장악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MBC 노조의 노래패 '노래사랑'은 대중가요를 김재철 사장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개사해 불러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들은 특히 최근 인터넷에 공개한 'MBC 프리덤'을 관객들과 함께 불러 호응을 이끌어냈다.

노래패와 함께 공연한 정영하 노조위원장은 파업에 나선 조합원들이 만들어 최근 누리꾼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제대로 뉴스데스크'를 예로 들며 "저희는 결코 편파방송하는 MBC로 복귀하지 않을 것이다. 고화질 편파방송을 하느니 저화질 공정방송으로 국민 여러분의 눈과 귀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 주 월요일부터 매일 저녁 세 시간 씩 촛불 인간띠를 만들어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며 "날씨가 따뜻해지는 3월에 KBS, YTN, 부산일보 조합원들과 함께 시청광장으로 여러분을 다시 모시겠다"고 말해 큰 호응을 끌어냈다.

▲최승호 PD와 박성호 기자협회장이 MBC 노조가 파업에 나선 당위성을 설명했다. ⓒ프레시안(최형락)
▲MBC에서 부당하게 퇴출당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방송인 김미화 씨는 남편 윤승호 교수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프레시안(최형락)
▲MBC 노조원들의 공연 도중 현 정권 들어 해직된 언론인들에 대한 영상물이 흘러나왔다. ⓒ프레시안(최형락)
▲가수 이은미 씨는 객석을 용광로처럼 데웠다. ⓒ프레시안(최형락)
▲<나는 꼼수다> 멤버들은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다. ⓒ프레시안(최형락)
▲만화가 강풀이 자신의 그림 앞에서 청중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청중을 휘어잡는 공연 매너를 보인 강산에 씨는 자신의 히트곡을 차례로 불렀다. ⓒ프레시안(최형락)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은 "오는 3월 다시 시청광장으로 나오자"고 제안해 우레와 같은 환호를 이끌었다. ⓒ프레시안(최형락)
▲체육관 분위기는 록 콘서트장 같았다.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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