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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총재 미국 독점시대 끝내라"

졸릭 총재 사의 계기로 신흥국들 목소리 높여…브라질 "현실 달라졌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WB) 총재가 오는 6월 물러나겠다고 공식 선언함으로써 차기 총재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동안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수장은 미국과 유럽이 독점해왔지만, 최근 경제위기를 계기로 급격히 성장한 신흥국들이 불만을 드러내는 상황이다. 세계은행이 추구하는 목표도 조금씩 달라짐에 따라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발표된 졸릭 총재의 사의 표명이 깜짝 소식은 아니다. 지난 2007년 총재직에 오른 후 5년의 임기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었고, 외신들도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직을 수행했던 래리 서머스를 차기 총재 후보로 거론해 왔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본인은 맡을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 ⓒAP=연합뉴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졸릭 총재의 사의 표명이 나온 뒤 "수주일 안으로 세계은행을 이끌어갈 경륜 있는 최적의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라며 "미국은 세계은행의 최대 주주로서 세계은행에서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발휘해왔다"고 밝혔다.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총재를 선출한다는 규정이 무색하게 세계은행의 지난 68년 역사에서 총재가 미국인이 아닌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미국 출신 세계은행 총재를 지지해온 유럽은 대신 IMF 총재 자리를 놓치지 않으면서 '암묵적 관행'을 만드는데 일조해 왔다.

하지만 2008년 시작된 경제위기에 미국과 유럽이 비틀거리는 사이 신흥국으로 부상한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이 점점 반기를 들고 있다.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이날 "세계경제 현실은 과거와 달라졌다"며 "세계은행 총재를 반드시 특정 국가 출신이 맡아야 할 이유도 없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해 IMF가 새 총재로 프랑스의 크리스틴 라가르드가 선출됐을 당시에도 중국이 강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라가르드의 전임인 도미니크 스트로스칸이 성추문으로 자리에서 물러났음에도 또 다시 프랑스 출신을 선출했던 서방 국가들은 중국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IMF 부총재직을 추가로 신설해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 출신의 주민(朱民) IMF 특별고문을 앉혔다.

세계은행 신임 총재 선출을 두고 기존 선진국과 신흥국의 '파워 게임'이 예고되는 한편 <파이낸셜타임스>는 세계은행이 과거 경제적 자유주의를 확립하는 목적에서 벗어나 졸릭 총재 체제를 거치면서 개방도상국 개발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변했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가디언>은 국제구호단체 옥스팜(Oxfam), 유럽 개발·부채 네트워크(EURODAD), 부채·개발에 관한 아프리카 포럼 네트워크(AFRODAD) 등이 공동 성명을 내고 미국이 세계은행에서 유지하고 있는 독점적 지위에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옥스팜의 엘리자베스 스튜어트는 "세계은행이 총재를 선출하는 방식은 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세계은행은 오직 개도국에서만 작동하기에 개도국 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후보는 정통성이 결여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세계은행의 새 총재는 세계은행 회원국 다수에 의해 선출되어야 하며 후보 등록도 모두에게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총재직에 도전하는 후보는 개도국이 직면한 특정 문제들에 대해 많은 경험과 이해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졸릭 총재는 자신을 대체할 새 총재를 뽑을 때 개방된 선출 절차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난 정부 안팎에서 일하면서 다자간 시스템을 지지하고 재건하는데 30년을 보냈다. 미국이 이러한 기구들에 책임감과 오너십(ownership)을 가지고 있다면 이 시스템에 이득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자국 중심적 사고를 벗어나진 못했다.

졸릭 통재는 미국이 개방된 선출 절차를 지지할 것인지 묻는 <로이터>의 질문에도 "그들(미국 정부)에게 물어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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