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 시간) 숨진 것으로 알려진 휘트니 휴스턴은 1980-90년대를 호령한 '팝의 여왕'이었다.
그는 흑인 특유의 솔(soul)이 가득하고 힘이 넘치는 보컬로 가창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나아가 아름다운 외모와 관능적인 분위기로 대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슈퍼스타였다.
휴스턴은 1963년 미국 뉴저지에서 가스펠 가수인 씨씨 휴스턴(Cissy Houston)의 딸로 태어났다. 솔의 여왕 아레사 프랭클린이 그녀의 대모(godmother)였다.
휴스턴은 어머니를 따라 교회에서 성가대 활동을 하기 시작해 10대에는 저메인 잭슨 등 유명가수의 코러스로 활동했다. 그러다 19세에 한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다 유명 음반제작자인 클라이브 데이비스의 눈에 띄어 가수로 본격 데뷔하게 된다.
1985년에 발표한 데뷔 음반 '휘트니 휴스턴'은 전 세계에서 2300만 장이 팔리며 대성공을 거뒀다. 이 앨범은 역대 여성 가수의 솔로 데뷔 앨범 중 가장 많이 팔린 앨범으로 기록돼 있다. 이 음반에 실린 '세이빙 올 마이 러브 포 유(Saving All My Love for You)'는 그녀에게 첫 그래미상(최우수 여성 팝 보컬상)을 안겨줬다. 또 같은 음반 수록곡 '하우 윌 아이 노우(How Will I Know)' '그레이티스트 러브 오브 올(Greatest Love of All)' 역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르며 인기를 끌었다.
1987년 내놓은 두 번째 정규 앨범 '휘트니(Whitney)' 역시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라 여가수 중 처음으로 앨범을 발매하자마자 빌보드 1위로 데뷔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어 1990년대까지 성공 가도를 달린 그는 2002년까지 정규음반 다섯 장과 한 장의 베스트음반, 영화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음반 세 장 등 9장의 음반으로 싱글, 비디오 판매까지 합해 총 1억7000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또 그래미상 6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21회 수상 등 총 411개의 상을 받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상을 받은 여가수로 2006년 기네스북에 올랐다.
특히 인기 여가수와 경호원의 사랑을 다룬 영화 '보디가드'(1992)에서 휴스턴은 여주인공을 연기하고 주제곡 '아일 올웨이즈 러브 유(I'll always love you)'를 불렀는데, 영화와 노래 모두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 곡은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14주 동안 1위를 차지하고 앨범 차트에서는 20주간 1위를 기록했으며 전 세계에서 4200만 장이 팔려나갔다.
하지만 1992년 결혼한 유명 가수 바비 브라운이 휴스턴을 때린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브라운은 2003년 가정폭력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휴스턴은 마리화나와 약물 등 마약에 손대기 시작했고 재활시설을 들락날락하며 가수로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다 2007년 바비 브라운과 마침내 이혼한 뒤 제작자 클라이브 데이비스와 다시 손잡고 2009년 여섯 번째 정규 음반 '아이 룩 투 유(I Look to You)'를 발표했으며 세계 투어 공연을 벌여 재기의 의지를 보여줬다. 하지만 마약을 끊지 못하고 계속해서 흐트러진 모습과 갈라진 목소리로 대중 앞에 나타나 결국 재기에 성공하지 못했다.
한국에는 2010년 2월 방문해 한 차례 내한 공연을 했지만 전성기 시절의 보컬 실력을 보여주지는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영화배우로도 활약한 휴스턴은 '보디가드'를 비롯해 '사랑을 기다리며'(1995), '프리쳐스 와이프'(1996)에도 주연으로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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