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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사르코지 일파, 대선 앞두고 '극우 표심'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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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사르코지 일파, 대선 앞두고 '극우 표심' 사냥

이민 정책 담당 내무 장관 "모든 문명 평등하지 않아"

'자유, 평등, 박애'의 나라 프랑스에서 이민 정책을 맡고 있는 내무부 장관이 "모든 문명이 평등한 것은 아니다"라는 발언으로 화를 자초했다. 프랑스 진보 진영은 4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측근인 내무부 장관이 극우층 표심을 잡기 위해 이민자를 폄하했다고 일제히 비난했다.

5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클라우드 구앙트 프랑스 내무부 장관은 4일 극우성향의 한 학생조직이 주최한 모임에 연사로 나서 "좌파의 상대론적 이데올로기가 말하는 것과는 반대로, 우리에겐 모든 문명이 평등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통신이 입수한 이날 구앙트 장관의 연설문에 따르면 그는 "인류를 지키는 문명은 우리에게 그렇지 않은 문명보다 더 진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유, 평등, 박애를 수호하는 문명은 독재, 여성의 복종, 사회적·인종적 증오를 수용하는 문명보다 우월하게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의 문명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좌파 진영은 그의 발언이 타민족 혐오와 인종차별을 부추기고 있다며 일제히 비난에 나섰다. 또 대선을 3개월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의 측근인 구앙트가 극우 성향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 이민자를 배제하는 차원에서 발언을 했다고 규정했다.

프랑스 사회당의 2인자로 반인종주의 운동에 앞장서 온 아를랑 데지르는 트위터를 통해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대변자로 전락한 장관의 측은한 도발"이라며 집권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이 도덕성에서도 추락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세실 뒤플로 녹색당 대표는 "(구앙트가) 3세기 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며 "경멸적"라고 쏘아붙였다.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에서 사르코지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는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의 대변인 측도 "분열을 초래하는 모멸적 발언"이라고 규정했다. 5년 전 사르코지와 대선에서 경쟁했던 세골렌 루아얄 역시 "위험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 4월 프랑스 대선에서 재임을 노리고 있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그의 측근 클라우드 구앙트 내무부 장관은 최근 "모든 문명이 평등한 건 아니다"라고 발언해 이민자 규제를 주장하는 극우층 표심잡기에 나섰다. ⓒAP=연합뉴스
하지만 구앙트 장관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5일 <알자지라>에 따르면 그는 이날 "(발언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며 자신을 향한 비난에 대해 "맥락을 벗어나 있다"라고 주장했다.

사르코지 진영도 구앙트 지키기에 나섰다. 제라드 랑게 국방장관은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폭력을 거부하며, 사형제를 폐지하는 등의 가치에 따라 문명이 순위가 매겨질 수 있다는 상식선의 발언"이라고 옹호했다. 프랑수아 바루앵 재무장관도 좌파 진영이 선거에서 이득을 보기 위해 구앙트의 발언을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AFP>에 따르면 구앙트가 문제적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에도 프랑스 내 이민자의 범죄율이 전체 평균보다 2~3배 높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이민자가 느는데 대한 반감을 내보였다. 그는 지난해 4월에도 프랑스 내에서 무슬림이 증가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해 논란을 부르는가 하면, 합법적인 이민자 숫자를 줄이고 싶다고 밝혀 왔다.

통신은 또 구앙트 장관의 발언이 강력한 이민자 규제를 주장하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이 여론조사에서 20%의 지지율을 얻는 상황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6일 <로이터>에 따르면 대선 여론조사 3위인 르펜은 대선 후보 등록에 필요한 선출직 공무원 500명의 서명을 UMP와 사회당의 압력으로 인해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불출마하면 극우 유권자들의 표가 올랑드보다 사르코지에 더 쏠릴 것은 당연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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