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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의 떠오르는 기획사…스타일 JYP, 패밀리 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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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의 떠오르는 기획사…스타일 JYP, 패밀리 YG

[이동연의 케이팝 오디세이] 박진영의 JYP와 양현석의 YG·② <끝>

박진영 아바타 공작소, JYP 엔터테인먼트

1990년대까지 한국 아이돌 팝 시장은 SM과 DSP로 양분되었지만, 한류 붐과 아이돌 팝 시장의 국제 경쟁력 강화로 새로운 제작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말에 아이돌 팝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대표적인 제작사가 바로 JYP 엔터테인먼트(이하 JYP)와 YG 엔터테인먼트(이하 YG)이다. 이 두 제작사의 공통된 특징은 이미 스타의 반열에 오른 뮤지션들이 본격적인 제작사로 나섰다는 점이다. 1997년에 태흥기획이란 이름으로 시작한 JYP는 국민 아이돌 그룹으로 명성을 날렸던 GOD와 여성 솔로 가수 박지윤을 제작했고, 2001년에 대표인 박진영의 이니셜을 사용해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되었다. JYP는 현재 원더걸스, Miss A의 걸 그룹과 2PM, 2AM의 남성그룹, 그리고 G Soul, 산이 등 솔로 뮤지션을 보유하고 있다. JYP가 과거에 제작했던 뮤지션으로는 비를 포함해 별, 노을, 케이 윌, 현아 등이 있다.

▲JYP는 박진영의 캐릭터를 강하게 반영한다. ⓒ뉴시스
JYP는 2000년대 초반 케이팝의 글로벌화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제작사이다. 박진영은 비를 월드스타로 만들기 위해 한국에서 아시아, 아시아에서 다시 미국으로 그 영역을 넓혀나갔다. 당시 아이돌 그룹을 제작하는 한국의 기획사들은 대부분 아시아 시장 개척에 중점을 두었지만, JYP는 팝 시장의 본류인 미국에 본격 진출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비의 미국 진출과 더불어 2009년에는 원더걸스가 미국에 진출해 미국의 빌보드 '핫 차트' 100위 안에 진입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사전에 미국 음악계에서 작곡자로 활동했던 박진영의 음악적 능력과 폭넓은 인맥이 상당 부분 기인했다.

JYP는 2007년 비가 제이튠 엔터테인먼트로 소속사를 옮기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후에 아이돌 그룹 원더걸스, 2PM의 성공으로 SM, YG와 함께 3대 케이팝 제작사로 자리를 굳혔다. JYP는 코스닥 상장을 위해 비의 소속사인 제이튠 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을 대량 확보해 최대 주주가 되어 코스닥에 상장을 했고, 이후 박진영과 Miss A가 제이튠으로 소속을 옮겨 회사 이름을 JYP 엔터테인먼트로 바꾸었다. 이전 제작사인 JYP와 상장사인 JYP 엔터테인먼트는 형식적으로 두 개의 독립된 회사이지만, 내용적으로는 같은 회사여서 곧 합병을 할 예정이다.

여기서 언급하는 JYP는 상장사가 아닌 이전의 JYP를 말한다. JYP는 대표 박진영의 음악적 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해, 메이저 케이팝 제작사 중에서 가장 분명한 제작 스타일을 표방했다. 제작자인 박진영이 작곡과 안무, 코디네이션, 프로모션에 모두 관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덕분에 소속 아이돌 그룹들의 음악적 스타일을 모두 디자인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박진영으로 대변되는 JYP의 제작 스타일은 크게 두 가지 특징으로 나뉠 수 있는데, 이 특징들은 원더걸스와 2PM의 음악 스타일을 보면, 잘 드러난다.

한국적 모타운과 소울 트레인

먼저 JYP는 소울, 디스코, 펑크(funk)로 대표되는 복고적인 흑인음악을 추구한다. 박진영은 자신의 음악뿐 아니라, 소속 그룹들의 음악에 1970년대 모타운 레코드사를 근간으로 하는 흑인 블루스 소울음악과 펑키한 스타일의 음악을 심기를 원했다. 박진영의 'Honey'나 GOD의 '촛불하나'와 같은 곡이 대표적이다. JYP의 모타운 복고주의는 원더걸스에 와서 뚜렷해졌다. 원더걸스는 1960~70년대에 크게 인기를 얻었던 슈프림즈(Supremes)와 같은 흑인 시스터즈들의 스타일을 많이 차용했다. 물론 원더걸스의 모든 스타일이 '슈프림즈 워너비'라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그룹의 콘셉트는 다분히 모타운의 복고주의를 전제하고 있다. 특히 원더걸스 '노바디'의 곡 패턴과 패션 스타일은 1970년대 미국 흑인 음악의 펑키한 소울 사운드와 패션을 모방한 것으로 이 곡을 작곡한 박진영의 음악적 원천을 엿볼 수 있다.

JYP의 또 다른 스타일은 자유롭게 몸의 섹슈얼리티를 드러내는 것이다. 전성기 시절 박진영의 무대 스타일은 파격적인 의상과 퍼포먼스가 두드러졌는데, 특히 신체의 노출과 상상력이 풍부한 퍼포먼스를 통해 성적인 자유를 꿈꿨다. 그의 솔로 6집 앨범 [게임]과 박지윤의 6집 앨범 [Woo Twenty One]은 몸과 섹슈얼리티를 주요 테마로 사용하고 있다. JYP의 섹슈얼리티를 가장 잘 계승한 아이돌 그룹이 바로 2PM이다. 2PM은 데뷔 즉시 '짐승돌' 신드롬을 일으켰다. 기존 아이돌 그룹이 10대 미성년자의 귀엽고 청순한 이미지를 표방했다면, 2PM은 정반대로 근육질로 다져진 섹시한 스타일을 강조했다. 2PM의 '식스팩' 몸매와 그 몸매를 드러내는 댄스 퍼포먼스, 의상은 20~30대 여성 팬들을 환호하게 만드는 새로운 아이돌 이미지를 보여줬다. JYP를 거쳐 갔거나 현재 소속된 뮤지션들의 음악 스타일은 1980년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소울 트레인의 섹슈얼한 이미지를 발산한다.

원더걸스의 복고적인 이미지와 2PM의 섹슈얼한 이미지는 JYP의 차별화된 제작 스타일을 강하게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소속 그룹의 이미지가 지나치게 박진영의 개인적인 욕망을 투사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기도 했다. 결국 뮤지션들이 스스로를 만들어 나가는 개성은 부족해 보인다. 박진영은 JYP의 음악을 작곡하고 프로듀싱하는 것뿐 아니라 안무와 패션 스타일 영역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JYP의 음악적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소속 아이돌의 개성을 다양하게 추구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한편 현재 진행하고 있는 원더걸스의 미국진출과 다른 아이돌 그룹에 비해 늦게 시작한 2PM의 일본진출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둘지도 JYP의 미래를 판가름할 수 있는 관건이다. 현재 모호한 위치에 있는 Miss A의 활동이 앞으로 얼마나 강한 임팩트를 줄 수 있을지도 물음표로 남아 있다.

코스닥 상장을 위해 비즈니스 차원에서 합병한 JYP와 제이튠 엔터테인먼트 간의 음악적 통합 역시 불투명한 것이 사실이다. JYP는 코스닥 상장을 위해 불려놓은 몸집에 비해 음악 매니지먼트 분야의 보충은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국내외에 벌려놓은 많은 사업들을 정비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음악적 활로를 열어 줄 수 있는 스태프들이 부족한 마당에 지나치게 박진영 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 시장 진출 역시 경제적인 차원에서 도움이 될 지는 의문이다. JYP는 SM이나 YG에 비해 음악 매니지먼트와 음악 기술적 파트너십이 가장 부족해 보인다. 이 점을 보완하지 않으면 JYP는 케이팝의 글로벌 시장 안에서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힙합 패밀리를 꿈꾸는 YG 엔터테인먼트

YG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멤버였던 양현석이 그룹 해체 후 창립한 연예 기획사다. 양현석은 현기획이란 레이블을 설립해 킵식스라는 그룹을 데뷔시켰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 후 제작한 지누션과 1TYM이 크게 성공하면서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YG는 1999년에 소속사 멤버들이 참여하는 YG 패밀리라는 프로젝트 팀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공연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YG 패밀리는 힙합 음악을 지향하는 YG의 커뮤니티 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YG는 2000년대 들어 알앤비 전문 레이블인 엠보트(M-boat)와 제휴해 빅마마, 휘성, 거미 등을 잇달아 성공시켜 흑인음악 붐을 일으켰고, 이후 언더그라운드 힙합 뮤지션들을 발굴하는 사업을 추진해 45RPM과 스토니 스컹크를 데뷔시켰다.

YG의 분기점이 되는 시기는 2005년 빅뱅의 데뷔 이후다. 2004년과 2005년은 케이팝의 역사에서 중요한 시기인데, 이때 동방신기, 빅뱅 등 현재 케이팝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아이돌 그룹들이 데뷔했기 때문이다. 빅뱅은 이전의 아이돌 그룹들과는 다르게 그룹 안에서 음악 창작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었고, YG 소속의 프로듀서들은 빅뱅을 통해 성공가도를 달렸다. 빅뱅의 데뷔를 계기로 YG는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었고, 2009년 2NE1을 데뷔시켜 가장 개성이 강한 아이돌 그룹을 제작하는 회사로 인정을 받았다. YG는 2011년에 힙합 뮤지션으로 크게 성공한 에픽하이의 타블로를 영입했고, 이어 남자 솔로 뮤지션 싸이를 영입하면서 힙합, 댄스를 아우르는 대형 연예기획사로 발돋움했다. YG는 2011년 말에 코스닥에 상장해 단숨에 SM에 이어 가장 규모가 큰 주식 가치를 보유한 케이팝 제작사가 되었다.

YG는 처음부터 SM이나 DSP와 같이 전형적인 아이돌 그룹을 제작하는 전문 기획사로 출발한 것은 아니었다. 이들이 추구했던 음악 정신은 흑인 음악을 중심으로 힙합 크루(crew)와 소울, 알앤비 음악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2005년 빅뱅 이후 본격적으로 아이돌 팝 제작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2NE1의 데뷔는 일찍이 아이돌 제작에 뛰어든 다른 기획사가 무색하게 국내 아이돌 팝 시장 돌풍의 주역으로 YG가 올라서는 견인차가 됐다.

YG의 아이돌 팝 제작 특성은 JYP와 대조적이다. YG는 제작자인 양현석의 음악적 개입을 최소화하고, 멤버들의 개인능력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구한다. 가령 빅뱅의 경우 팀의 리더인 지 드래건(G Dragon)이 작곡과 작사를 전담하고 TOP은 랩을, 태양은 보컬을 맡는다. 멤버들 각자가 개성을 살려 차별화된 솔로 음반제작과 개별 활동에 나선다는 것도 특징이다. YG의 상대적으로 수평적인 제작 방식은 소속 아이돌 멤버들의 커뮤니티 정신을 강화하고, 멤버들과 제작자들 사이의 갈등을 최소화한다. 또한 2NE1과 같은 걸 그룹의 스타일에서 알 수 있듯이, YG는 로리타 신드롬을 자극하는 전형적인 걸 그룹 제작 인습에서 벗어나, 반항적이고 일탈적인 이미지의 걸 그룹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 이는 YG의 여성 아이돌을 오히려 10대 여성 팬들이 선호하게 만드는 차별화로 작용했다. 내가 작년 가을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 캠퍼스에서 케이팝 강의를 할 당시 수강생들이 뽑은 최고의 케이팝 제작사는 YG였고, 최고의 그룹은 2NE1이었다. 학생들은 기획사의 통제가 강한 SM에 비해 YG는 자율적이며, 소속 그룹의 창의성을 가장 잘 지원하는 기획사라고 평가했다.

YG의 패밀리 정신은 다른 제작사와는 달리 소속 멤버들의 개인적인 스캔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데서도 드러난다. 가령 YG가 대성의 교통사고 사건이나 지 드래건의 표절 혐의, 대마초 흡연 사건 등에 대처하는 방식은 SM이나 JYP와 정반대다. 멤버들을 탈퇴시키거나 소외시키는 대신, 대표가 곧바로 나서 적극 옹호한다. 스캔들을 조기에 마무리 짓는 노력 덕분에 YG는 SM, JYP, DSP에 비해 그룹 멤버들과 큰 갈등을 일으키지 않았다.

▲YG를 대표하는 빅뱅의 공연 모습. 빅뱅은 '힙합트로닉' 사운드로 대표되는 대중친화적 노래와 자작곡을 한다는 이른바 '실력파' 이미지를 동시에 흡수하고 있다. 이는 YG가 다른 기획사와 스스로를 구분하는 중요한 잣대다. ⓒ뉴시스

과도한 샘플링 사용과 독창적이지 못한 '힙합트로닉'

그러나 YG가 온전하게 흑인음악을 지향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YG는 정통 힙합 뮤지션들의 커뮤니티라고 보기는 어렵고 변형된 힙합, 즉 힙합과 일렉트로닉을 결합한 '힙합트로닉' 사운드를 주되게 사용한다. 음악적으로 보면 빅뱅과 2NE1의 음악은 힙합이라기보다는 힙합 리듬이 강한 일렉트로닉에 가까우며 미국의 블랙 아이드 피스(Black Eyed Peas)와 같은 얼터너티브 힙합 계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 실제로 블랙 아이드 피스의 리더이자 프로듀서인 윌아이엠(Will.i.am)이 2NE1과 빅뱅의 음반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YG의 소속 뮤지션들과 프로듀서들의 창작 능력은 어느 제작사보다도 뛰어나다고 볼 수 있지만, 지 드래건의 표절 혐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음악적 고유성을 갖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YG의 사운드 창작 방식은 대부분 미디 샘플링에 기초한 리듬 패턴에 의존하고, 랩핑과 일렉트로닉한 비트는 미국의 얼터너티브 힙합 신에서 많이 사용된 것들이다. 빅뱅과 2NE1의 음악 스타일은 일본 클럽 디제이들의 레이브 사운드와 블랙 아이드 피스의 얼터너티브 힙합과 너무 닮아 있다. 빅뱅과 2NE1의 음악은 결과적으로 스타일에 있어서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지만, 음악적인 능력에 있어서는 확연하게 발전했다는 느낌을 주지 못한다. YG가 외형적으로 몸집을 불리는 공격적인 경영 방식 이전에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YG만의 독창적인 음악 창작 흐름을 확고히 하는 것이다.

케이팝의 제작은 글로벌한가?

지금까지 주요 연예제작사의 연보와 음악적 특성, 한계점 등을 논의했다. 케이팝 집단에는 앞서 설명한 메이저 제작사들 외에도 50여개가 넘는 중소형 제작사들이 난립하고 있다. 비스트, 에이 핑크를 보유한 큐브 엔터테인먼트, 티아라의 코어콘텐츠미디어, 애프터스쿨, 오렌지 카라멜의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제국의 아이들, 시스타의 스타제국엔터테인먼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거의 예외 없이 아이돌 그룹을 제작해 큰 돈을 벌고 싶어 한다. 제작사의 양적 규모만 놓고 보면 케이팝의 아이돌 제작 수준은 세계 최강이다. 실제로 아래 도표를 참고하면 알겠지만, 주요 연예제작사의 경우 연간 매출액, 매니지먼트 규모, 소속 뮤지션, 글로벌 자회사 현황을 보면 케이팝의 제작 수준은 이미 글로벌한 지위를 획득했다.

ⓒ이동연

그런데 외형적으로 성장한 글로벌한 제작 시스템을 장기적으로 지속시킬 수 있는 문화 마인드와 비전이 무엇인가를 질문해 보면, 많은 고민거리가 생겨난다. 세계 팝음악 시장의 순환 주기를 고려할 때, 아이돌이 주도하는 팝 시장의 트렌드는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적어도 국내 음악 산업의 순환 구조만 감안하더라도 지금의 아이돌 과잉 제작 시스템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케이팝이 아무리 글로벌한 트렌드를 형성한다고 해도, 현재 글로벌 수준에서 음반의 제작과 유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케이팝 아이돌 그룹들의 음반이 정상적으로 팔리는 곳은 아직까지는 한국과 일본 밖에 없다. 현재 세계 팝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과 영국의 거의 대부분 뮤지션들은 음반제작과 월드투어 공연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2011년 가장 뜨거운 한 해를 보냈던 레이디 가가는 200일이 넘는 전미 순회공연을 했다. 세계적인 록 그룹 U2 역시 작년 한해 월드투어로 단일 공연 역사상 가장 많은 수익을 남겼다. 케이팝이 글로벌 팝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아시아와 미국 유럽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월드투어들이 일상적으로 일어나야 하고, 적어도 주요 대륙에 케이팝의 주요 뮤지션들의 음반이 발매되어야 한다.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음반제작과 공연이라는 단순한 방식으로 전 세계 팝 시장 안에 진입해야 한다. 최근에 소녀시대가 미국 레이블사에서 'The Boy'를 발매했고, 곧 2NE1이 미국 팝 시장에서 음반 발매를 앞두고 있지만, 빅 히트를 칠치는 아직 미지수다.

케이팝 제작사들이 과연 안전한 수익이 보장되는 한국과 일본 시장을 버리고 미국이나 유럽시장으로 본격 진출할지는 의문이다. 이곳에서 인지도를 높이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그동안 단기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 케이팝 가수들은 TV에 출연해야 하고, 오락 프로그램과 드라마에도 출연해야 하며, 각종 행사에 동원되고 CF와 홍보 이벤트에 나서 돈을 벌어야 한다. 그들이 늙기 전에 단기간 돈을 뽑아내려면 닥치는 대로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 결국 어린 시절에 데뷔한 아이돌 그룹들은 단기적인 경제적 이익 전략 때문에 일회용 소모품으로 전락한다. 제작에 있어 음악성, 창작성, 혁신적인 스타일을 실험할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케이팝의 제작 시스템이 오래 지속되기 위해서는 음악 본래의 영역으로 돌아가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필요하다. 좋은 음악을 만들고, 그 좋은 음악을 공연장에서 관객들에게 들려주는 단순한 제작 방식만이 케이팝의 글로벌 열풍의 실체를 오래 동안 지속시키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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