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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방

[한윤수의 '오랑캐꽃']<476>

미얀마 여성 마수수투이한테서 전화가 왔다.
"목사님. 나 한국사람 됐어요."
"와! 축하해요!"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9년이 넘은 불법체류자였다.

98년 관광비자로 입국했다.
여기저기 아르바이트로 전전하다가
한 곳에서 친절한 한국 남자를 만났다.
그 공장의 트럭 기사.
친하게 지내다가 동거에 들어갔다.
4년 후 딸을 낳았고
혼인신고와 출생신고를 동시에 했다.

2007년 귀화를 신청했다.
그러나 불법 체류한 만큼의 벌금
6백여만 원을 내야 했다.
그만한 돈이 있나?
방 얻을 돈도 없는데.

2007년 10월 26일
나는 이주여성문제 전문가인 최은미 선생의 도움을 받아 탄원서를 작성하여 S출입국관리사무소에 제출했다.

"이 부부는 아무 재산도 없고 살 집이 없을 정도로 가난하여, 3식구가 공장에 딸린 작은 방에 기거하고 있는바, 벌금 낼 형편이 전혀 못 되므로 부과된 벌금을 면제해주시기를 간절히 탄원합니다."

당시 S출입국의 책임자인 H소장님이 탄원을 받아들여 벌금을 전액 감면해 주셨다.
덕분에 마수수투이는 큰 고통 없이 합법체류자가 될 수 있었다.
그녀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출입국이 고맙네요."

그게 벌써 5년 전 일이다.
헌데 그 동안 귀화 절차를 착실히 밟아
한국 국적을 얻었다니 얼마나 좋은지!

다음날 3식구가 배 한 상자를 사가지고 왔다.
"지금도 공장에 살아요?"
물었더니
"아니요. 방 얻었어요."
한다.

기념 촬영을 했다.

▲ 마수수투이 가족. ⓒ한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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