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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한윤수의 '오랑캐꽃']<351>

전국에서 베트남 노동자가 가장 많은 곳이 어디일까?
화성이다.
태국 노동자가 가장 많은 곳은?
그 역시 화성이다.
필리핀 노동자가 가장 많은 곳은?
그 또한 화성이다.

따라서 화성에 있는 우리 센터는 무지하게 바쁘다.
외국인 노동자의 주력부대인 소위 태베필(태국, 베트남, 필리핀)이 몰려 있으니까.
더구나 무슨 소문이 났는지, 고질적인 미해결 문제들이 각지에서 부단히 올라온다. 경상도에서도, 전라도에서도.
그래서 한눈을 못 판다.
옆 눈을 가리고 달리는 말처럼 앞만 보고 달린다.
떼인 돈 받아주고, 아픈 사람 치료해주고, 맞거나 성추행 당하면 고소해주고.
당장 코앞에 닥친 문제 해결에만 급급하지, 다른 일은 엄두도 못 낸다.
행사?
그런 거 없다.

하지만 행사를 못 하니 빛이 안 나고,
빛이 안 나니 외부 지원이 거의 없다는 게 문제다.

지원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NGO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상당한 지원을 받는 걸로 아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실제는 전혀 다르다.

예를 들어 우리 센터는 (화성시에 있지만), 화성시로부터 단돈 1원도 받은 적이 없다.
또 (경기도에 있지만), 경기도에서 단돈 1원을 받아본 추억이 없다.
외국인 노동자를 돕는다고 직원 5명 중 2명의 인건비 지원(월 2백만원)을 노동부에서 받아왔지만, 금년 1월 1일부터 그것마저 끊겼다.
따라서 '본의 아니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단 한 푼의 지원도 받지 못하는 <순수 민간단체>가 되었다.

하지만 나는 순수를 좋아하지 않는다.
다른 것과 섞이지 못하는 걸 뜻하니까.

순수?

징하다!
제발 벗어나고 싶다.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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